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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어느 봄날 속절없이 사라져간 아이들의 모습에 온 나라를 깊은 슬픔의 나락으로 빠지게 한 이름 세월호. 4월 16일은 수학여행 길에 오른 꿈 많은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세월호 참사가 10주기를 맞는 날이었다. 자녀를 가슴에 묻고 잠 못 이루는 부모들, 여전히 시리고 아픈 기억들, 그 기억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봄이면 꽃들도 나름 시기를 조절하며 핀다. 산수유가 피면 목련이 피고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피고 또 그렇게 지고. 그런데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꽃들이 여기저기서 한꺼번에 우르르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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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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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빗소리는 자연이 선물하는 음악이란다. 물은 더러움을 씻어주고 생명의 숨을 활력 있게 해 준다. 주변엔 꽃들이 만발하고 연두빛 나뭇잎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껍질을 벗지 못하는 뱀은 죽는다.”라고 괴테는 말하였다. 뱀은 껍질이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고 또 질기다. 그래서 뱀의 몸을 지켜준다. 그런데 뱀은 해마다 한 차례씩 자기의 껍질을 벗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성장을 이루어 나가고 또 생명을 유지 한다. 그러나 뱀이 병에 걸리거나 껍질에 손상을 입으면 껍질을 벗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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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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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백곡(栢谷) 김득신(金得臣: 1604~1684)은 최고 독서가이며 시인이다. 그는을 남겼다. 김득신은 어릴 때부터 책을 잡으면 수없이 반복하여 읽은 독서광이다. 아울러'용호(龍湖)','구정(龜亭)','전가(田家)'등의 시가 유명하다. 어촌이나 산촌과 농가의 정경을 그림같이 묘사하여 한문 사대가로 불리던 이식(李植)으로부터 "그대의 시가 지금 으뜸이다"라는 평을 들으면서 글힘이 널리 알려졌다. 정약용(丁若鏞)도 높이 칭송하였다. 중 '백이전'을 좋아해서 11만 3천 번을 읽었고, 다른 책들도 1만 번 이상 읽었다.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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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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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불알 두 쪽만 대그락대그락한다’는 속담이 있지만, 어지간한 사이 아니고는 입에 담기 민망하다.스마트폰 카메라 화소 기능이 크게 향상돼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을 100배 확대해 실감 촬영할 수 있게 된 데다, 인공지능 렌즈를 비추면 그 이름은 물론 세계 구석구석 사소한 정보까지 얻게 되면서, 오감능력 바깥에 머물던 미시 세계가 놀라운 거시 콘텐츠로 등장하고 있다.봄꽃 잔치가 한창이던 사월 초, 증평군 단군성전 담벼락에서 만난 ‘큰개불알풀’을 알게 된 것도 그중 하나다.최신 울트라 스마트폰 성능을 시험해 볼겸 불과 5mm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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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1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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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마르크스는 기성사상가들의 역사관은 지극히 엘리트주의적 사고라고 보고, 다수 대중인 노동자들의 성실함과 소중함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때만 해도 혁명이나 투쟁개념은 무르익지 않았지만, 무산 계급인 노동자들을 역사의 핵심 주체로 설정하는 강렬한 메시지는 빛을 발하고 있었다.유럽의 각국 정부는 계급 개념을 들고나온 혁명 지식인 일당을 매우 우려했다.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전 유럽의 봉건 질서가 뒤흔들렸고, 1797~1815년에 걸친 나폴레옹 전쟁으로 자유민권 개념은 대륙에 널리 퍼졌다.마르크스와 동료들이 말한 계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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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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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돌연변이(mutation)란 유전자 또는 염색체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유전 정보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유전질환이나 유전 이상에 따른 질병 또는 환경 오염으로 인한 부정적인 현상으로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돌연변이는 생물 종의 진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인간 사회의 다양성과 창의성의 근원이기도 하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며 동물행동학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생명체의 자가 복제과정은 완벽할 수 없으며 복제하는 동안 발생하는 무작위적인 실수가 바로 돌연변이라고 설명하였다. 돌연변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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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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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최근 경기도 수원에서 전기 승합차가 갑자기 맹렬한 속도로 돌진해 차량 2대를 파손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운전자인 70대 남성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소용이 없었다며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였다.지난 3월 26일에는 강남고속터미널 대합실로 1톤 화물차가 돌진해 7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하였고, 3월 24일에도 인천 미추홀구에서 택시가 가로등과 승용차, 버스를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하였다. 모두 차량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였다.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소방청이 집계한 급발진 추정 사고는 약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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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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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선거철이다. 시선 모일만한 데는 대형 사진이 내걸리고, 구호들이 넘쳐난다. 독한 말들도 함부로 살포된다. 힘을 기준으로 본다면 권력 잡은 집단은 그 힘으로 한 일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권력 놓친 집단은 권력자를 충실히 감시했는지 보게 된다던가. 대체로 대통령 임기 중 국회의원 선거는 그런 모양새로 간다고 한다. 어느 편이건 선거 막바지에는 최대한 자극적인 정책을 내걸어서라도 이기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급조되는 정책은 신뢰할 수 있는가를 기준 삼아야 하나 싶기도 하다. 하지도 못할 말에 속아 혹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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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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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봄이 왔다. 봄비가 내리고, 무심천엔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매년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이맘때쯤 “청주 예술제”가 진행된다. 올해는 아쉽게도 만개한 벚꽃을 보지는 못했지만, 풍성한 공연과 전시로 많은 청주시민의 사랑 안에 청주예술제가 성료했다. 청주 예술제에 다양한 프로그램 중 연극 공연도 개최되었는데, 이번 청주예술제에 함께했던 연극 공연은 극단 청예의 '황장복, 죽기로 결심했다'(원제: 서울테러)이다. 본 공연이 매력이 있었던 이유는 연극이 가지는 시의성이며, 공연을 통해 지금 우리 시대의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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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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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난장’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여기서 ‘난장’의 뜻은 ‘난장판’의 준말로, ‘과거를 보는 마당에서 선비들이 떠들어 대던 판’을 말한다. 그러니까 여러 사람이 마구 떠들어 뒤죽박죽이 된 판을 말하는데, 지금도 각종 시험장에서는, 이번 시험에는 어떤 문제가 나올 것인가 하고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예서제서 이번 시험에는 이러이러한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마구 떠들어 대는 사람이 있어 그 시험판이 뒤죽박죽되어 한바탕 떠드는 판이 되는데, 옛날 과거를 보는 선비들이 모인 판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어, 이번 과거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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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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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정호승 시인은 1915년 12월 1일 충주시 교현동 420번지에서 출생하여 1923년 4월에 충주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보통학교를 졸업하면서 곧바로 서울의 중앙고보에 진학하였으나 좌경 서적 등을 탐독한 이유로 무기정학에 이어 퇴학을 당해 고향으로 돌아온다.1935년 다시 서울로 올라온 정호승 시인은 종로 4가에서 경충무역사란 운수사업체를 열고, 그 건물 2층에서 운영비를 전담하며 조선문학을 발간하기에 이른다. 이효석·이무영·주요섭·김소운·조용만·이헌구·홍효민 등 쟁쟁한 문인들이 창간호를 장식하였다. 순수문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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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4.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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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한번 왔다 가는 인생의 후반전 삶에 접어들었다. 모든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목표는 엉만진창으로 사는 것이 아닌 인간다운 삶이다. 대학 캠퍼스는 춘삼월이면 MT로 술렁이고 코로나-19 이전에는 학업에 찌든 삶의 보상으로 음주가무를 즐기고 건배사로 마시고 죽자!를 외치기도 하였다. 젊은 시절 기억이고 삶의 일부로 죽음은 나와 먼 단어로 치부되는 젊은 시절의 기억이다. 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오는 세월 막을 수 없으며, 세상살이는 삼 등분 되는데, 긍정적, 부정적, 중간적 측면이다. 법정이든 일상생활이든 절대적 편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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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3.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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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데에 반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지역 거주민이면 생존이 걸린 문제이니 더욱 절실하게 이 생각을 지지할 것이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친다. 그 공약들이 효과를 가질지는 별도로 따져 볼 문제지만, 수도권 특히 서울 중심의 경제구조를 발전시켜 온 한국사회에서 지역경제 살리기는 모두가 걱정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지역경제 살리기에 대해서 많은 이들의 태도는 이중적이다. 모순과 이중성이 인간됨의 특성이자 존재조건이라는 철학적 설명도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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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3.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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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문향, 생거진천을 말할 때 한국근대문학과 디아스포라문학의 선구자인 포석을 필두로 지나칠 수 없는 또 한 사람의 인물이 바로 표암(豹菴) 강세황(1713~1791)이다. 그도 송강처럼 진천에 ‘사거진천(死居鎭川)’으로 와 영면한 인물이다. 그러나 송강과 달리 부모 사후 6년 동안 ‘시묘(侍墓)살이’를 했기 때문에 생전에 진천과 직접적인 인연이 있었다. 강세황은 단원 김홍도의 스승으로 일반에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조선 후기 영정조 시대의 빼어난 화가며 명실상부한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로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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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3.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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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봄이 되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이 무엇일까.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봄은 오감으로 느끼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우선 달라진 기온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겨울이 다 지났다는 안도감에 꽃샘바람이 옷 속을 파고드는 쌀쌀한 날씨에도 체감온도는 너그러워진다. 옷차림도 달라진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다가 낭패를 보기도 하고, 한낮 따뜻해진 날씨 탓에 두툼한 겉옷이 민망할 때도 있다.그다음에 눈으로 보는 봄이 시작된다. 주위를 돌아보면 어느새 가지 끝에 발그레한 꽃망울이 맺히고 있다. 움찔움찔 그들만의 언어로 긴밀히 내통하다 어느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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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3.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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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유스티티아(Justitia)로도 불리는 정의의 여신 디케(Dike)는 제우스와 율법의 여신 테미스의 딸이다. 디케는 정의가 훼손된 곳에 재앙을 내린다. 늘 균형과 평형을 중시하는 차분한 모습이며, 공감과 연민의 마음을 갖고 인간을 대한다. 그녀의 여신상은 한 손에 저울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을 쥐고 있으며 눈은 안대로 가려져 있다. 저울은 개인 간의 권리 관계에 대한 다툼을 해결하는 형평성을, 칼은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자에 대한 엄정한 응징을 상징한다. 눈의 안대는 출신배경, 가족관계, 사회적 지위, 재산상태 등을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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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3.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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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1996년 여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Glasgow)를 방문한 적이 있다.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국부론』에 워낙 관심이 많던 시절이어서 나의 글래스고 방문은 애덤 스미스 여행이나 다름없었다. 스코틀랜드에 가면 늘 시원한 날씨가 좋았고 이런 외진 곳에서 어떻게 애덤 스미스와 같은 위대한 도덕철학자이자 경제학자가 탄생했는지 궁금해하곤 했다.글래스고는 인구 60만 정도의 제법 큰 도시로 조앤 K. 롤링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착상해 낸 중세 도시이다. 글래스고에는 천년이 다된 엄청난 유적들이 도심에 가득한데 그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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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3.2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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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제법 안온한 따사로움이 느껴지더니 갑자기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제법 거세다. 한겨울이 다시 오는 듯 귀까지 쌩하게 느껴지는 바람에 모자를 꼭 눌러 쓴다. 강원도 삼척엔 대설주의보가 내렸다. 얼마 전 비닐하우스에 작은 텃밭을 만들었다. 삽으로 흙을 파고 쇠스랑으로 골을 고르고 상추, 쑥갓, 열무. 청경채 등 씨를 뿌렸다. 어느새 기특하게도 푸른 새싹들이 고개를 내민다. 조금 깊거나 너무 얕게 심어도 싹이 잘 트질 않아 제법 깊이를 가늠하면서 조심스레 뿌렸더니 생명의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새싹일 때는 정작 모두 비슷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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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3.2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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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따사로운 햇살과 소리 없이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보면 봄을 실감하게 된다. 자연 안에서 움트는 봄의 소리와 함께 마음의 꽃도 활짝 피어나는 아름다운 시간이다. “사랑은 어떻게 생겼을까? 사랑은 남을 돕는 손을 가졌으며, 가난한 사람, 어려운 사람에게 재빨리 달려가는 발을 가졌으며 비극에 처한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졌으며 사람들의 한숨과 슬픔을 경청하는 귀를 가졌다”(성 아우구스티노). 모 방송사의 드라마 고려 거란전쟁의 명대사를 보면, 전장의 혼란 속에서 같은 백성끼리 싸우며 자신의 앞길을 막는 모습을 보고 현종이 백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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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3.2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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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신경림(申庚林: 1936~)의 '안의 장날'시는 소외된 민중의 고달픔을 다루고 있다. 시 문면에는 따뜻하고 잔잔한 인정을 바탕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 남녀 사이에 얼굴을 대하지 않는 관습조차 부질없을 정도로 함께 늙어가는 처지의 안사돈과 바깥사돈이 장날에 만나 뜨끈한 장국밥을 먹는다. “험하게 살다 죽은” 이의 ‘험한’ 사연인데 한쪽은 아들을, 다른 쪽은 사위를 잃은 이들의 사연이 역사적 질곡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민족 현실과 관련한 시집의 성격에서 비롯한다. 90년대 "더없는 욕"이었던 삶을 살아가는 노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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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03.19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