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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연의 바램이라는 노래의 가사 중에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인생의 반환점을 돌면서 머리도 희끗해지고 열정도 조금씩 사라지면서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때 ‘나이는 속일 수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괜히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무엇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것인지. 그 결과는 과연 무엇인지.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가슴에는 허망함만 남았을 때 우연히 이 가사를 만났다.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 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풍향계
신기원
2018.11.0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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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중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대전에 문상을 다녀왔다. 상가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보니 생김새도 조금씩 변했고 사는 모습이나 하는 일도 다양했다. 학창시절과 딴판으로 변한 친구도 있었지만 거칠고 험한 세상을 막 살지는 않고 있었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화제가 자연스레 건강, 돈, 권력, 명예, 자식문제 등으로 이어지다 종국에는 “개인마다 타고나는 운이 있는 것 같다”로 귀결되었다. 운을 타고나는 길흉화복이라고 한다면 유교에서도 오복이라고 하여 壽, 富, 康寧, 攸好德, 考終命을 이야기하고 있다.재산과 관련하여서도
풍향계
신기원
2018.10.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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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잠이 많다는 소리를 들었다. 특히 시험을 앞두고도 천근같은 무게의 눈꺼풀을 감당하지 못해 책상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 어머니에게 혼난 적도 있었고 침으로 책을 지저분하게 만든 적도 있었다. 그 당시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한다는 아이들을 보면 참 신기했다. 새벽이란 이불속에서 단잠을 즐기는 시간이지 공부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언젠가부터 잠이 줄어든 것 같다. 아니 새벽에 깨곤 한다. 거실에서 베란다 창밖으로 여명이 비치는 것도 즐기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녁 열시쯤 잠자리에 들면 꼭
풍향계
신기원
2018.10.1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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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국회의원 중 누가 더 끗발이 있을까. 가끔 이런 치기어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지역행사장에서 자리싸움을 벌이는 것을 본 모양이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던 90년대 중반 이런 장면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곤 하였다. 권력의 서열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다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자치단체장을 임명하던 시절에는 국회의원이 시장보다 한수 위였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권한이 중앙에 집중되다보니 지방차원에서 권한을 가진 사람은 국회의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상
풍향계
신기원
2018.09.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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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는 타인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로 비인간적이며 비인권적인 것이다. 학대는 대체로 강자가 약자에 대해서 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대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당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사회복지발달사를 봐도 학대받는 계층은 힘없고 가난하고 배우지 못하고 지위가 미천한 사회적 약자들이 대부분이다.사회복지영역에서 사회적 약자하면 떠오르는 계층은 장애인, 아동, 노인이다. 장애인은 신체적·정신적인 이유로 차별과 무시를 받는 등 부당하게 대우를 받아도 신체적·정신적 한계로 말미암아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는
풍향계
신기원
2018.09.1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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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개인을 평가할 때 ‘믿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중요하다. 믿을 수 있느냐의 여부가 대부분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주관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세간의 평가와 일치한다면 객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개인 간의 관계 즉, 사회생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겪은 경험, 아니면 다른 사람을 통해서 들은 사연들이 대체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으면 그 사회는 믿을만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살벌한 분위기속에서 거짓과 술수가 난무하고 상호간에 긴장을 풀기 어
풍향계
신기원
2018.08.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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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저출산·고령화현상의 가속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 등 사회보장제도의 지속가능성 저하 그리고 불충분한 재가서비스로 인한 시설서비스 선택에 대한 대책으로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케어란 돌봄(care)이 필요한 주민들이 자기 집이나 그룹 홈 등 지역사회(community)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서비스체계를 말한다.커뮤니티 케어
풍향계
신기원
2018.08.1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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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발표한 정부의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에 따르면 내년7월부터 장애인등급제가 폐지되고 2022년까지 탈시설화가 진행된다. 하지만 등급제를 대신할 종합판정기구에 대한 안이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또한 탈시설화와 관련하여 커뮤니티 케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으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민관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인식전환과 절대적인 협조가 남아있다. 더구나 전국장애인 부모연대에서는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주장하고 있어 제반현안들이 맞물려 복잡한 상황이다.이러한 현안 중 탈시설화와 관련해서 몇 가지 문제가 선결되지
풍향계
신기원
2018.08.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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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기말고사 시험지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3학년 학생의 어머니인 학교운영위원장의 부탁으로 행정실장이 5과목의 시험지를 전달하였고 해당 학생은 시험 전 반 친구들에게 문제를 알려줬는데 이것이 실제로 시험에 출제되자 학생들이 학교 측에 시험문제 유출 의심신고를 하여 발각된 것이다. 또 부산의 한 특목고에서는 고3 학생 2명이 교사 연구실에 몰래 들어가 기말고사 시험지를 촬영해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 퇴학 조치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대담하게도 방과 후 교사 연구실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몰
풍향계
신기원
2018.07.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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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한지 40여년에 가깝지만 행정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항상 어렵기만 하다. 한때 행정은 문제해결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행정의 기능과 권한이 비대해진 오늘날 모든 길은 행정으로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고 있고 입법과 사법은 행정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대통령이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 곳에서 행정은 모든 분야에서 전횡을 휘두를 가능성이 많다. 전직대통령이 국정농단이라는 명목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어 교도소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 그것을 입증
동양칼럼
신기원
2018.07.0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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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자고 나니 세상이 바뀌어 있었다. 그 많던 싱아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한반도에 몰아친 정치적 쓰나미가 대구와 경북 그리고 제주도를 제외하고 모든 곳을 파랗게 물들였다. 1995년 민선자치가 실시된 이래 이번과 같이 유권자들이 선거혁명을 일으킨 것은 처음이다. 이승만독재에 대한 4•19의거도 전두환군부정권에 대한 6월항쟁도 박근혜국정농단에 대한 촛불혁명의 노도와 같은 기세외 비교되지 못했다.이번 선거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원하고 있다는 징표였다. 따라서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특정이념에 사로잡혀 있거나
풍향계
신기원
2018.06.2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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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나도 모르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라고 한다. 연모하던 사람에게 사랑고백을 받은 날, 새집으로 이사 간 날, 첫아이를 품에 안은 날, 자식들이 상장을 타오던 날, 원하던 대학에 합격한 날, 로또에 1등으로 당첨된 날, 첫 키스의 황홀한 추억이 깃든 날, 암 진단이 오진으로 판정된 날...이런 날은 하늘을 날 듯 한 기분과 함께 앞으로도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루하루가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6·13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둔 요즈음
풍향계
신기원
2018.06.0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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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6월 13일 실시되는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움직임 빨라졌다. 현직 자치단체장들도 대부분 사퇴를 하고 예비후보등록을 하여 경선에 임하였으며 이번 주 후보등록이 끝나면 5월말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될 전망이다.흔히 선거는 전쟁에 비유된다.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듯이 선거에도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매일 아침 후보가 참모들과 모여 선거대책회의를 하고 늦은 밤 다시 모여 그날의 성과를 기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전쟁에 실탄이 필요하듯 선거에도 실탄(돈)이 필요하다. 예
풍향계
신기원
2018.05.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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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립도서관에서 겪었던 일이다. 열람실에서 책을 보다가 컴퓨터를 쓸 일이 있어서 시청실로 갔다. 컴퓨터작업을 한참 하고 있는데 입구 근처에서 웬 남성이 여직원과 실랑이 하는 소리가 들렸다. 중년의 남성은 시청각실을 퇴근시간에 맞춰 오후 6시까지 열어야지 왜 1시간 일찍 닫느냐고 하였고 중년의 여직원은 일요일에는 규정상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한다고 하였다. 그러자 남성은 이용자들에게 물어보자며 시청각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몇 몇 사람들이 찬성한다고
풍향계
신기원
2018.05.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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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과 중종은 이복형제이다. 한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자식이지만 어머니가 다르고 시대적 상황이 다르다보니 행적은 상반되었다. 연산군은 억세고 자기주장이 강했던 생모 폐비 윤씨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공부는 그럭저럭하였지만 시와 그림을 좋아하고 노래와 춤 특히 처용무를 즐겼다. 그가 처용무를 추면 다들 넋을 잃고 바라보았고 죽은 자의 우는 연기를 하면 기생들도 모두 따라 울어 연회장이 통곡의 자리로 바뀌곤 하였다고 하니 예술가 기질이 풍부하였던 것 같다. 또한 야외나들이와 사냥을 즐겨서 궁성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금을 그어 왕 전용지를 만
풍향계
신기원
2018.04.2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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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가 염려된다. 일부 자치단체장의 경우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 있고 지방의원들도 내 코가 석자라 행정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어려운 실정이다. 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하려는 야당 지방의원들이 집행부에 대해 메스를 대기는 하지만 날카로움이 주민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 공무원들 역시 막강한 조직력을 갖춘 유권자집단인데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웬만큼 배짱이 없는 후보는 집행부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어려운 시기이다. 결국 공무원들의 기강확립은 언론과 주민의 몫이 되고 있다.“공직사회부패뿐만 아니라
풍향계
신기원
2018.04.1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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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가 와서 전하길 과사무실로 학부형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언제 나오며 대학에서는 졸업생들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냐고 물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자격증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발급하는데 현재 우편으로 발송중이며 취업과 관련해서는 구인광고를 밴드에 공지도 하고 개별적으로 전화연락도 하는데 당사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대답했다고 하였다. 조교에게 부모님이 오해하지 않게 사실대로 잘 얘기했다고 말은 했지만 공연히 마음은 무거웠다. 문득 지인의 넋두리가 떠올랐다. 아들이 대학을 졸업
풍향계
신기원
2018.03.2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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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에 반환점을 돌아서 달리다 보니 ‘인생 뭐 있나,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다지’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자포자기한 사람의 넋두리가 아니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무엇인가 깨우친 사람의 독백이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 보자. 수많은 사람들이 아침저녁으로 동네 어귀를 걷거나 뛰고 스포츠센터로 가서 운동기구를 만지거나 수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점에 나오는 자기개발서 중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법이나 갈등을 관리하는 이유도 결국은 즐거운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이다.살아오면서 남자들은 돈, 권력, 명
풍향계
신기원
2018.03.1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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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원 논설위원 / 신성대 교수) 얼마 전 운전을 하다 겪은 일이다. 덕산에서 서산방면으로 달리는데 신호등이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달리는 속도가 있다 보니 정지를 하지 못하고 무심결에 그냥 지나쳤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커브를 도는데 앞에서 경찰관들이 차를 세우라고 손짓을 하였다. ‘아차’라는 생각과 함께 창피한 기분 그리고 ‘재수 없는 날 이구나’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경찰관이 다가오더니 도로교통법 제5조를 위반했다며 운전면허증을 달라고 하였다. “노란불에서 진입하였다”고 항변하였으나 노란불은 정지를 위한 예비신호
풍향계
신기원
2018.01.3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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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원 신성대 사회복지과 교수) 어릴 적 방학이 되면 시골 할머니 댁에 가곤 하였는데 동네어귀에서 가끔 엿판을 둘러메고 “울릉도 호박엿이 왔어요”를 외치는 엿장수를 본적이 있다.그 당시만 해도 군것질거리가 거의 없어서 엿장수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엿을 먹을 수 있는 방안이란 고작 코 묻은 돈 몇 푼이었다.그래서 그랬는지 엿 맛은 천국에 대한 경험이었다. 한번은 사촌들과 엿장수가 가위질을 몇 번할까 라는 문제로 실랑이를 벌였다. 각자 가위질 숫자를 세면서 자기가 맞는다고 언성을 높였는데 사촌형 한마디로 정리
풍향계
신기원
2018.01.17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