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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어제는 다람쥐가 꼬리를 쳐들며 길을 열어 주더니 오늘은 뻐꾸기 소쩍새가 마중 나왔다. 몸과 마음 천근만근이고 쓰라린 상처는 아물지 않았는데 비 개인 날 아침의 산길은 소리의 숲, 맑은 기운이 가득했다. 짙은 안개 새새틈틈 새들은 노래하고 춤을 추니 산초향이 내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비에 젖은 참나무 소나무는 나그네 가는 길에 도열해 푸른 물감을 뿌리고 있다. 난생처음 명자나무를 봤다.쑥부쟁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불모의 땅을 비집고 일어서더니 기어코 꽃대를 들어 올리는 너, 나의 삶이 쑥부쟁이만도 못하다는 생각에
우리동네 숨겨진 이야기
동양일보
2019.07.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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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별이 빛나는 밤에 나는 물었다. 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하고 어떤 사랑을 해야 하는지, 별들은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두운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고 있었다. 7월에 피는 쑥부쟁이에게 나는 물었다. 나는 왜 하는 일마다 아픔이 많은지,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지. 쑥부쟁이는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납작 엎드려 내 신발에 진한 향기를 뿌리고 있었다.흐르는 강물에게 나는 물었다. 나의 노래와 나의 시를 세상 사람들이 외면하는지, 어찌해야 사랑받을 수 있는지. 강물을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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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7.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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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오늘도 나는 길을 나선다. 책을 읽고 글밭을 가꾸며 고샅길을 걷고 여행을 한다. 사람들을 만나 차를 마시며 세상의 풍경에 귀를 기울인다. 나이를 먹으면서 비겁해지는 일들이 많아졌다. 욕망을 쫓고 현실에 타협하거나 아부하고 이기적인 속물이 되어가고 있다.그래서 더욱 마음을 찾아 나선다. 타인을 통해 나를 보고 자연을 통해 나를 보며 역사를 통해 나를 본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생의 비겁함을 인정하고 타협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생은 머리에서 발끝으로 향하는 긴 여정이다. 내가 걸어온 길이 나를 만든다. 진정한 공부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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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7.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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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나는 지금 별을 맛보았다.” 그게 그렇게도 황홀하고 맛있던가. 그래서 하늘의 은혜를 입고 땅의 기운을 받으며 사람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더해질 때 고귀한 맛과 향으로 완성된다고 한 것인가. 낯선 풍경과 달콤한 사랑을 담고, 상처입은 삶을 치유하며 내 인생의 희망이 되는 그 맛, 바로 와인이다.와인은 태고 적 원시림의 과일나무 웅덩이에서 시작된 인류 최초의 술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아들 디오니소스로 등장하는 바커스는 생명과 대지의 풍요를 관장하는 신이었다. 바커스는 사람들에게 포도 재배와 와인 제조방법을 가르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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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7.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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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초수리의 아침은 맑고 향기로웠다. 임금은 아침마다 약수를 마시며 눈을 씻었다. 오랫동안 한글 창제와 조정의 수많은 일에 매진하면서 악화된 눈병이 조금씩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늦둥이 아들과 함께 뒷산으로 올라가 머루와 다래를 따 먹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햇살도 눈부셨다. 뒤따라오던 대신의 한 마디에 귀가 솔깃했다. “이곳에 옥이 있습니다. 이는 분명 태평성대의 징조입니다.” 임금은 급히 영동 출신의 박연을 불렀다. 초수리의 옥으로 편경을 만들자고 했다. 그동안 궁궐에서는 각종 행사 때마다 중국 음악으로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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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6.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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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이른 아침, 산으로 가는 길에 다람쥐가 꼬리를 쳐드니 숲길이 환해졌다. 싸리꽃이 지더니 밤꽃이 몸을 풀기 시작하고 매밥톱꽃은 숲 그늘에 앉아 어서 오라며 입술을 내민다. 소나무숲길, 참나무숲길, 아카시아 가득한 길을 지나 산초나무 새 순에 초록물이 오르더니 대지의 노래가 되고 풍경이 된다. 저 많은 숲속의 악동들은 햇살 쏟아지는 유월의 아침을 열기위해 얼마나 많은 날을 뒤척였을까. 모든 것이 소생하고 재생되며 탄생하고 환생하는데 난 언제나 머뭇거린다. 삶이 고되다며 뒷걸음질 친다. 그래서 숲으로 달려가 소생하는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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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6.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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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아침에 기침을 하면 창문부터 연다. 하늘이 맑은지, 바람이 부는지, 비가 오는지, 오늘 하루 미세먼지 걱정은 안 해도 되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할지 창문을 열며 하루를 연다. 내 사랑과 꿈과 열정도 창에서 온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기다릴 때, 옛 생각에 젖을 때, 무엇을 할 것인지 망설일 때, 창은 수많은 추억과 기억을 떠올려주고 가야할 길, 새로운 미래를 밝혀준다.아침을 여는 것도, 길을 밝히는 것도, 풍경이 깃드는 것도, 책을 읽고 달달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이 모든 극적인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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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6.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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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고샅길을 걷다보면 모든 욕망이 덧없어진다. 신화와 전설이 켜켜이 쌓여있는 길, 돌담과 흙담 사이로 오가는 사람들의 구릿빛 풍경, 장독대에서 구순한 장내가 끼쳐오고 느티나무 정자에 앉아 노래하는 소녀들과 빨래하는 여인과 개짓는 낯선 풍경도 오달지고 마뜩하다. 만화방창 꽃이 만발하고 녹음 우거지고 열매 가득하며 하얀 눈발 휘날리는 고샅길은 정처 없다. 풋풋하고 구순하다. 이 길을 걷다보면 어느 새 욕망의 옷을 벗고 맑은 햇살, 한 줌의 흙처럼 자유의 몸이 된다.영동 양산팔경은 물과 숲과 고샅길의 풍경이 처처에 담겨있다.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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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6.0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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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봄은 속절없고 눈부시고 하염없고 아름답다. 자연 앞에 서면 매 순간이 앙가슴 뛴다. 산 속에서 아, 철쭉! 하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입술을 진하게 바르고 산 중턱의 숲에서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었다. 철쭉으로 물든 숲 속 어딘가에 내 여인이 있을 것 같다. 숲으로 들어가 진한 입술을 포개고 싶다.꽃은 식물의 자궁이다. 생명의 중심이다. 그래서 꽃심이다. 그 여리고 순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빛과 바람과 나비와 벌들이 꽃에게 사랑을 구한다. 꽃들이 입술을 내밀면 수많은 생명과의 교감이 이루어진다. 꽃들은 가슴 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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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5.3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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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하늘은 내게 큰 돈을 주지 않았다. 스스로 피땀 흘려 일할 수 있는 열정을 주었고, 일한 만큼의 대가를 주었으며.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쌀과 곡식을 주었다. 하늘은 내게 권력을 주지 않았다. 오만과 독선과 욕망에 빠지지 말라고,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하라고, 이웃과 함께하라며 봉사의 정신을 주었다.하늘은 내게 폼 나는 외모를 주지 않았다. 큼직한 키에 멋진 얼굴을 마다할 사람 어디 있겠냐만 자칫 건방떨까 걱정돼 작은 키에 못생긴 얼굴에 머리털까지 숭숭 빠진 모습이다. 그렇지만 아주 못생긴 모습을 주지 않았다. 하늘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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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5.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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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밭가는 소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하늘을 나는 새는 머뭇거리지 않는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망설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 뒤돌아보고 머뭇거리며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망설인다. 왜 내게 이토록 힘겨운 노동을, 슬픈 이별을, 뼈아픈 상처를 주는지 알 수 없다며 구시렁거린다. 왜 내가 하는 일마다 시련으로 가득하고 되는 것이 없으며 적들이 내게 총구를 겨누는지 알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린다.아픔으로 기억되는 5월에도 꽃은 피고 바람이 불며 햇살은 눈부시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흔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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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5.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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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살다보면 이따금 숨구멍이 필요하다. 나만의 자유를 갈구하며 대자연 속으로 들어가 수많은 생명의 숲에 온 몸을 맡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는 존재의 운명이 깃들어 있다. 아픔의 마디를 이겨내지 않고 자라는 것들은 없다. 나무와 새와 다람쥐와 꽃들과 계곡과 성곽의 이끼들도 저마다의 아픔을 견디며 존재의 가치를 빚어왔다.삶이 고단할 때는 숨구멍을 찾아 자연으로 달려간다. 그 견딤의 미학, 낮고 느림의 가치, 겸손과 나눔의 의미가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바람에 나부끼는 이름 모를 들꽃 한 송이, 길 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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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5.0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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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오늘 새벽엔 마른 대지를 딛고 일어서는 파릇파릇한 풀잎들을 차마 밟지 못했다. 신비의 옥문을 열 듯 말 듯 부풀어 오른 하얀 목련을 우러러볼 수 없었다. 난분분 꽃비 흩날리는 매화나무 아래에 서서 춘정을 즐기는 것도 사치라는 것을 알았다.개척하는 마음으로 살아라. 더 낮은 자세로 서 있어라. 가장 아름다울 때, 가장 안정적일 때,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꽃들은 가장 찬란한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다. 가장 낮은 꽃에서 꽃을 피운다. 머뭇거리지 말라. 해야할 일, 가야할 길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하라. 늘 깨어있어라.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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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5.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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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꽃은 죽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동백꽃은 차디찬 바람을 온 몸에 감싸며 붉은 피를 흘리듯 쓰러진다. 하얀 목련은 그토록 영롱하던 꽃봉우리를 펼치기가 무섭게 낙화한다. 진흙처럼 잔인하게 산화한다. 흩날리던 벚꽃은 하얀 눈밭이 되더니 기어코 땅바닥에 눕는다. 라일락이 피는가 싶더니 조용히 눈을 감는다. 소리없이 생을 마무리하면서 차마 자신의 향기를 가져가지 못했다. 아카시아 꽃도 향기로 그 죽음을 웅변한다. 산수유와 생강나무꽃은 산과 들에서 노란 물감을 뿌리며 제 갈 길은 간다. 선속의 진달래는 연분홍 속살을 한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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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4.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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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얘들아, 꽃들이 무진장 피었구나. 어서 일어나 꽃구경 가자. 아빠, 잠 좀 잘께요. 아직 피지 않은 꽃들이 더 많아요…. 그토록 기다렸던 봄봄봄. 꽃들이 지천으로 피었는데 꽃들이 지면 어쩌나 걱정이 돼 늦잠 자는 딸들을 깨운다. 딸들은 꽃구경 가는 것보다 잠자는 것이 더 좋다며, 꿈속에서 꽃구경 할 것이라며 이불속에서 나오지 않는다.아~. 그토록 기다렸던 꽃들은 난분분 난분분 흩날리는데, 지천으로 연분홍 치마가 휘날리는데, 꽃처럼 나비처럼 바람처럼 햇살처럼 별처럼 쏟아지는데, 딸들은 피지 않은 꽃들이 더 많다며, 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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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4.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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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골목길 모퉁이에 있는 낡은 집이 카페가 되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사람 하나 없는 유령의 집이라며 삿대질을 하던 곳이었다. 낡은 담장 벽돌과 갈라진 시멘트, 집안 담벼락에 걸려있는 빛바랜 사진 몇 장, 수명을 다하고도 남았을 서까래와 장독대의 옹기종기, 노년의 잡초가 무성한 그곳에 커피향이 나더니 하나 둘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새로운 시선으로 두리번거린다.누구였을까,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았을까. 운명으로 달관하고 그 많은 시간을 순명하며 살았을 누군가의 내음이 끼쳐온다. 낡아짐으로 끝없이 새로워지니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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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4.1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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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봄바람이 어깨를 뚝 치고 달아난다. 햇살이 어슬렁거리더니 제 갈길 찾아 나선다. 밤하늘의 달과 별도 영롱하게 빛나면서 흐른다. 구름은 또 어떤가. 머물러 있는 듯 머물러 있지 않다. 중원대륙을 가로지르는 충주호 그 끝을 알 수 없다. 매화가 피고 목련이 피고 산수유가 피었다. 개나리와 진달래와 벚꽃이 난분분 난분분 흩날린다. 가지 말라고 애원해도 꽃들은 제갈 길을 찾아 나선다.'라 그란데 벨라짜'. 이태리어로 '숭고한 아름다움'을 뜻한다. 봄은 사람이든 자연이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이 숭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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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4.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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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봄이 빨리 왔다. 혹독한 추위 없이 겨울이 지나갔다며 다들 아쉬워했다. 매섭게 들이닥쳐야 할 그 자리엔 미세먼지 뿐이었다. 도시는 온통 뿌연 먼지로 가득했고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며 콜록콜록 거렸다. 살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이지, 청주인지 탁주인지, 이 도시에 희망이 있는지 다들 구시렁거렸다. 거리의 군밤장수와 군고구마장수는 겨울 한 철이 대목인데 울상이다. 오뎅과 붕어빵을 파는 포장마차 할머니도 허리만 굽어졌을 뿐 삶은 팍팍해졌다.연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남쪽지방에는 매화가 활짝 피었다는 소식이다. 산과 들이 해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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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3.2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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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오늘도 눈을 뜨면서 기도를 합니다. 주님, 달콤한 하루의 문을 열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꽃들이 피어나고 새싹이 기지개를 펴는 희망의 아침입니다. 어제 마신 술과 어제 만난 사람들과 어제 했던 많은 일들이 결코 삿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오늘 하루도 책을 읽고 일을 하고 누군가를 만나는 매 순간이 앙가슴 뛰고 값진 결실로 이어지도록 인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남은 시간, 햇살 가득한 한낮의 짧은 시간에 삶의 여백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여백을 통해 커피 향이 스미고 사랑이 깃들면 좋겠습니다. 저의 삶이 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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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3.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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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봄이 오는 길목에 서면 마음이 바쁘다. 남녘의 꽃 소식이 궁금해 두리번거리고 성질 급한 사람은 그곳으로 달려간다. 한 겨울에 붉은 피를 토하며 시를 쓰던동백꽃이 지고 나면 봄의 전령 복수초가 얼음장을 비집고 노란 입술을 내민다. 북풍한설을 딛고 꽃대를 올린 매화는 내게 다가올 듯 말 듯, 줄 듯 말 듯 연분홍 살갗, 알큰한 그 숨결로 유혹한다.봄볕 가득한 어느 날, 그 자리엔 산수유와 생강나무꽃과 진달래가 무진장 필 것이다. 일찍 피는 꽃은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운다. 살고자하는 욕망 때문이다. 강인한 아름다움을 간직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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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19.03.14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