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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바람이 솔솔 분다. 이런저런 일로 분주했던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고 싶은 생각으로 읽고 싶은 책을 살피다가 정창권 작가의 조선의 살림하는 남자들이란 제목에 눈길이 간다. 언제나 그렇듯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은 첫 미팅을 나가던 설렘으로 가슴이 콩닥거린다. 처음 책을 손에 잡으면 만난 날짜와 그날의 날씨나 기분 등을 적어 넣는 습관이 생겼다. 조선의 살림하는 남자들이란 책을 손에 쥐고 무어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궁금하다고 써넣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조선시대 생활상이 눈에 그려진다. 조선 시대엔 남자가 살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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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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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로 회식이나 모임도 서로에게 민폐가 되니 꼼짝없이 집, 거실에 앉아 식구들이 티브이 채널을 돌린다. 밤 10시가 넘었는데 동화처럼 화면을 가득 메운 영화가 방영되고 있어 의아했다. 그 멕시코 영화는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색채가 화려했고 인물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정교했고 풍부한 포용력이 느껴지는 따듯한 가족영화 ‘코코’였다. 어린 소년이 주인공이 아니었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가 주인공이었고 그녀의 이름이 코코였다. 꽤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도입 부분이다. 반전의 반전이 이어지며 소재는 신선한 감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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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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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내 고향 마을에는 어릴 적에 작은 개울이 여기저기 많았다. 그 개울이 합쳐져 무심천으로 흘러들었다. 어릴 때 함박교 근처의 냇가에서 고기를 잡고 새소리 들으며 학교에 다녔다. 지금은 청주시 상당구로 행정구역이 조정된 가덕면 노동리와 상대리를 일컫는 지역이다.인차리를 지나 범마루 새터말 윗들말을 지나 상대리 퇴일 등 자연마을이 내를 바라다본다. 소박한 자연부락의 모습은 사라지고 전원마을로 개발되고 경지정리가 되었다. 세련된 꽃길과 도시근교 농업으로 풍요로운 전형적 농촌마을이 되었다.무심천 제방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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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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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윤두리씨, 뭐 하슈? 막내딸이유.”“아 그래요. 사랑하는 막내딸 우승경씨네요.”친정어머니의 연세는 아흔셋이다. 나는 어머니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내 말이 어머니 귀에 전달되어 서로 대화할 수 있음에 늘 감사한다.몇 해 전 나와 함께 근무했던 분이 출근하면 바로 어른들께 문안 인사를 드린 후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날마다 무슨 할 말이 그리 있으며 일상이 늘 한결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왜 날마다 전화하는지 물었다. 그분 말씀이 부모들은 자식들의 안부가 항상 궁금하지만 바쁜 일과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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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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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나는 그녀의 유연한 허리를 안았다. 나는 참을 수 없는 기분으로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건강하고 새하얀 이빨은 단단하게 닫혀 있었다. 단단하게 맞물린 그녀의 이빨은 나에게 미제 지퍼를 연상시켰다.’ 박완서 님의 단편 소설 의 일부이다. 앙다문 이빨을 튼튼한 미제 지퍼로 연상한 수사가 절묘하다.옷을 여미는 데는 지퍼가 단연 최고이다. 그것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한 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결연함을 보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진 틈새도 사르륵사르륵하며 여며주는 고리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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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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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비둘기를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평화와 행복이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인지 가까이 가도 피하지 않는다. 노아의 방주에서는 비둘기가 육지를 알려주는 희망의 전령사 역할을 하고, 빠른 통신 수단이 없던 시대에는 귀소본능이 강한 비둘기를 전서구(傳書鳩)로 이용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공공장소에 비둘기집을 지어 보호한 적도 있고, 공원의 광장에서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한때는 행사장에서 비둘기를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를 하며,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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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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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하늘이 제일 먼저 계절을 알린다.여름 내내 뭉개 뭉개 여유롭게 유람하던 구름이 어느새 흩어지면서 어제는 조개구름, 오늘은 새털구름으로 하늘을 디자인 한다. 칠월 초하루부터 일주일간 자식들을 위한 정성을 위해 몸도 마음도 정갈하게 준비를 하고 나섰다. 대문을 나서면 앞집 할머니부터 만난다. 50년 동안 뒷집 새댁인 나는 차를 멈추고 아침 인사를 주고 받는다. 이어 샘 거리를 지나다보면 아침부터 경로당 에어컨 돌리기가 거시기 하니까 할머니들은 정자에 할아버지들은 은행나무 아래로 모인다. 그나마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완화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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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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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코로나 때문에 친구들과 만나지 못한 것이 일 년을 훌쩍 넘겼다. 75세가 넘어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고도 한 달이 넘었으니 오랜만에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다. 그동안 밀렸던 얘기가 많다. 서로 시샘하듯 말은 끝이 없는데 그동안 어찌 만나지 못하고 살았던가. 세상 돌아가는 얘기 그중에 관심 있는 대선 타자 정치 얘기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손자 자랑하려면 만 원씩 내놓고 해.’ 엊그제 같은 얘긴데 그것도 세월 따라 멀리 떠나갔다. 코로나가 우리들 생활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우리들의 화제도 건강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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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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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빗줄기가 시원하다. 앞마당 화단가에 울타리인양 줄지어 앉은 화분위에도 빗줄기가 세차다. 빗줄기는 불볕에 대책 없이 노출된 채 먼지를 덮어쓰고 달구어진 화분을 씻기며 열기를 내려준다. 후련하다.이제는 ‘미니멀라이프’로 살 때가 되었다며 비우고 살자는 친구들의 권유에 장롱이며, 창고며, 냉장고 속까지 끄집어내어 비움을 하고 있지만 마당가에 즐비한 빈 화분은 버릴 수가 없다.얼마 전 괴산 장에서 사온 노란 장미는 노란색 플라스틱 화분에 심겨져 있었고, 분홍색 장미는 흙빛 플라스틱 화분에 심겨져 있었다. 모두 화단에 옮겨 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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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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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팔월을 순우리말로 타오름 달이라 한다.하늘에서는 해가 타고 땅 위에서는 가슴이 타는 정열의 달이란다. 이름에 걸맞게 이글거리는 태양이 세상을 녹일 듯 며칠째 극성을 부리며 대지를 태우니 밤낮으로 더위에 지친 가슴도 지글지글 탄다.일 년 열두 달에는 각기 다른 우리말 이름이 있다.1월을 해 오름 달, 2월 시샘 달, 3월 물오름 달, 4월 잎새 달, 5월 푸른 달, 6월 누리달, 7월 견우직녀 달, 8월 타오름 달, 9월은 열매 달, 10월 하늘 연달, 11월 마름 달 12월은 매듭 달.순우리말로 지어진 월별 이름은 참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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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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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살면서 상대방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나 혼자 기대하고,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 실망을 한 뒤 ‘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참 나쁘다’라는 뒷말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남편, 아이에게 안 그런척 하면서도 나름의 기대감이 있다. ‘내가 저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당신 뒷바라지하느라 참 힘들었어.’ 등등 상대방은 생각도 안 하는데 나 혼자 기대감 느끼고 실망하고 미워한다. ‘그게 뭐라고 만들어주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절로 작아진다. 다행히 바로 알아차리고 ‘아, 내가 기대감이 컸구나’ 느끼는 순간 미워했던 마음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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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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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얼마 전 집에서 가까운 솔숲을 거닐었다. 그곳은 그리 크지는 않은 야트막한 동산인데, 제법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서 가벼운 등산 기분을 낼 수도 있고, 운동기구도 고루 갖추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곤 한다. 솔숲 가운데로는 걷기 좋은 인도가 있는데, 이곳에서 주민들이 천천히 산책을 즐기곤 했다.하루는 그 솔숲 사이로 난 길에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 친한 벗이었다. 그런데, 벗의 걷는 모습이 평상시와는 좀 달랐다. 뒤로 걷고 있는 게 아닌가? 가까이 다가가니 벗은 평상시처럼 친근하게 웃어주었다. ‘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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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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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올해의 더위는 견디기 어렵다. 여간해서는 선풍기와 냉방장치를 쓰지 않는 내가 ‘성경쓰기’의 일과도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나날이다. 그래서 ‘만종록(萬鍾祿)을 준대도 과거공부를 할 수 없는 더위를 겪고, 조석으로 불어오는 한줄기 산들바람으로 청추(淸秋)를 느낀다.’는 선인(先人)의 말대로, 그 기다림의 사이에 부드러운 읽을거리(소설이나 시서)를 뒤적이다가, 중국 남송(南宋)의 시인 육유(陸游,1125- 1209)의 ‘유산서촌(遊山西村)’을 만났다. '산 너머 서촌에 노닐다' 웃지 마라, 섣달에 빚은 농가의 탁주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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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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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내 서재 책상 맞은편 벽에 몽골 여인의 자화상이 걸려있다. 의자에 앉으면 오로지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처럼 예쁜 모습으로 마주 내려다보고 있다. 21년 전 몽골 초청으로 방문했을 때 사 가지고 온 것이다. 6박 7일간의 여행 둘째 날 인가 몽골 화가들이 죽 앉아 그림을 팔고 그리는 문화관 같은 데서 만난 여자 화가다. 얇은 나무 송판 조각으로 대충 만든 액자에 그려져 있는 여인상과 가게를 지키는 화가의 얼굴이 똑같았다. 그런데 몽골 가서 가수도 무희도 악사들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이 화가가 주는 인상이 제일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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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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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친구들이 하나둘 은퇴를 하고 있다. 사회가 정해놓은 나이에 은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백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육십 초반은 너무 젊다. 남아있는 삼십여 년을 어찌 살아야 할지. 저마다의 가치관으로 시간 요리를 하고 있다. 어떤 친구는 여행을 나서고 또 어떤 친구는 배움의 길을 나선다.오랫동안 비어있던 가게를 넘겨받아 쓸고 닦고 간판을 달았다. 비어 가는 가게가 늘어나는 시대에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무료강습이라는 문구 하나 떡하니 적어 놓고 삼십 년 노하우 전수하겠다며 인연을 기다렸다. 가정에서 꼭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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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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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미장원에 왔다. 머리에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할머니가 앉아 계신다. 나도 황혼기인데 한참 극 노인으로 더없이 느껴진다. 파마를 하러 오셨다며 밝은 얼굴이시다. 알록달록 꿈이 보이는 어르신이다. 연세가 많으셔도 여자이기에 꽃단장하러 오셨나 보다. 손톱도 매니큐어로 정리하신 할머니는 야스락야스락 이야기를 꺼내신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지혜롭게 살고 있다며 웃으신다. 이어 할머니 친구 이야기를 펼치신다. 친구는 현모양처賢母良妻로 가정살림 이외는 모르고 살았단다. 건강검진에서 혈액에 문제가 생겨 수술해야만 했다. 자식들이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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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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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진정한 명소는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다. 산바람에 몸을 싣고, 강바람에 마음을 싣는다. 가을이 흠뻑 내려앉은 단양강은 금수산의 절경을 품어 안고 유유히 흐른다. 남한강 암벽을 따라 만든 잔도 길은 스릴을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잔’은 사다리 잔(棧)으로 길을 내어 사람들의 삶을 이어주는 일종의 생명길이지만 지금은 관광을 목적으로 이 길을 만든다. 남한강 암벽을 따라 마치 용의 허리가 긴 석벽을 휘감은 듯, 한 잔도 길은 자연의 조화로움을 한층 더했다. 이 절벽 위에 이런 구조를 어찌 만들었을까? 오색 단풍이 더한 나무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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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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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선한 눈망울의 사슴이 누워있다. 사슴이 누운 연초록 숲이 부드럽고, 오월의 햇살을 받은 푸른 바닷물이 곱다. 이제 천형의 아픔을 간직한 섬이 아니라고 솔바람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귀를 잰다.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처음으로 접했던 소록도를 찾아간 때는 온 세상이 초록으로 부풀어진 오월이었다. 소록도는 섬의 모습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 하여 붙어진 이름이다. 그곳엔 한센병 환자와 국립소록도병원에 근무하는 직원과 가족이 살고 있다. 예전에는 한센병 환자들만 모여 살았으나 아름다운 경관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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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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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동양일보 기자]수영을 한지 올해로 30년이다. 물론 인생의 황금기인 30대와 40대에는 마음으로만 했다. 시간과 열정의 블랙홀인 육아와 가사 때문이다. 20대에 새벽잠 줄여가며 수영강습을 받았다. 육아와 가정에 걸림이 적은 요즘에 수영에 다시 흠뻑 빠져있다. 20대의 대부분을 수영에 시간과 열정을 쏟은 나에게 눈물 나게 고맙다.유년시절 동네 꼬맹이들과 오빠를 따라 실개천에서 장난치며 물놀이를 했다. 그마저도 장마가 끝나는 직후에만 했다. 수영보다는 물고기나 물속 생물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마저도 중학교 무렵에는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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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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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가경천을 걷는다. 걷는 걸음마다 신발에 노오란 살구 과즙이 묻어난다. 땅을 보지 않고 걸으면 미끈미끈 온통 살구 범벅이 된다. 살구는 바로 코앞에서 딱! 소리를 내며 떨어지기도 하고, 머리 위로 떨어져 콩! 쥐어박고 도망가기도 한다. 살구가 내게 말을 건다. 이른 봄, 7km의 가경천변은 연분홍 살구꽃 천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과 온갖 생물이 모여든다. 벌이 가장 먼저 찾아오고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아기부터 반려동물 강아지까지 가경천은 장관이다. 꽃샘추위를 참아가며 볼그레 부풀어 올랐던 꽃봉오리가 다섯 장의 꽃잎을 펼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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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2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