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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봄바람이 불었다. 친구와 점심을 한 후 곧장 집으로 들어가려니 뭔가 아쉬웠다. 이왕 나왔으니 쇼핑몰에 들러 옷 구경이나 하자고 선수를 쳤다. 친구도 별다른 계획이 없는지 줄레줄레 따라나선다. 노랑을 만나게 된 계기였다.옷 가게에서 우리는 물 만난 활어처럼 펄떡였다. 이 옷 저 옷 몇 벌을 입었다 벗었다. 그러다 하늘색 상의 하나 사서 기분 좋게 나가려던 찰나였다. 입구 쪽에 있던 노란색 니트 셔츠가 내 발목을 잡아끌었다. 봄은 노랑으로부터 시작된다. 잠자던 대지가 깨어나는 빛깔이다. 새봄을 알리는 얼음새꽃을 비롯하여 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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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5.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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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1977년 가을 어느 날 이었다.여성 한 분이 지인의 소개를 받았다며 세 어린 자녀와 함께 우리 집을 방문해 다도(茶道)를 좀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그렇게 알게 된 분이 닥종이 인형작가 김영희 선생이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제천 송학중학교에서 6년간 미술 교사로 재직했으나 제천법원에 근무하던 부군이 지병으로 타계하게 되자 십여 년의 교직 생활을 그만두고 작품에만 몰두하던 무렵이었다. 그런 1년 후 서울로 이주해 곧 외로이 창작했던 작품들을 전시하게 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1978년 10월 20일 조선호텔에서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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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5.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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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창문을 열고 바라보니 온통 초록이다. 5월이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이다. 5월의 신록을 볼 때면 잎이 꽃만큼이나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답기로야 어찌 잎을 꽃에 비할까? 그렇긴 해도 잎이 꽃만큼이나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그 싱그러움 때문이리라. 나뭇가지에서 새로 나온 지 얼마 안 된 연한 잎은 마치 청년기로 접어든 젊은이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잎은 점점 더 진한 녹색으로 변해간다. 신록은 어떤 희망 같은 것을 우리에게 던져준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신호등에 차가 막힐 때면 가로수를 바라본다. 겨우내 우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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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5.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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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봄이 오고 산이 푸르러 질 때면 그리워지는 학교와 제자들이 있다. 산골 괴산의 덕평분교 이야기다. 2010년에 문광초등학교 덕평분교로 발령을 받았다. 전교생이 6명인 초미니 학교였다. 덕평분교는 지금은 폐교가 됐지만 근 30년전 만 해도 괴산군 청천면 덕평리에 위치한 시골치곤 꽤 큰 학교였다. 학교가 파한 후 아이들의 생활을 보니 시골이라 아이들이 방과 후에 특기적성도 없고 집에 가봐야 부모님들도 밭일을 나가 아무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아이들은 선생님이 퇴근할 때까지 학교 운동장에서 얼굴이 새카맣게 다 타도록 열심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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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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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벚꽃 다 지고 조팝꽃도 하나 둘 떨어지는 밤 한 시다. 길가에는 영산홍이 뒤를 이어 붉게 붉게 피고 있다. 골목 밖 큰 사거리 목욕탕 앞 벤치의 공기는 너무도 상쾌하다. 나 혼자 느껴서 정말 미안하다. 이 좋은 봄밤에 모두 주무시다니......벌써 수십 년째 밤 산책을 해왔다. 퇴근해서 저녁 식사하고 TV 보다 그냥 잠이 드는 시간은 10시쯤이다. 두어 시간쯤 자고 나면 써야 하고 읽어야 할 글이 잠을 깨워서 일어나고 우선 샤워부터 한다. 집에 들면 꼭 샤워를 하지만 두어 시간 자다 보면 몸에 땀이 나 있어 또다시 씻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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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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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가족으로 함께 살았던 고양이 루키가 우리 곁을 떠났다. 눈 쌓인 정월에 폐렴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잠들었다. 15년을 함께 살았는데 정을 떼기란 여간 힘 드는 일이 아니었다. 더 이상은 동물에 정 붙이지 않으리라 결심했는데 눈 위에 찍힌 야생 고양이들의 발자국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릿하다. 이 겨울에 야생 고양이들은 무엇을 먹고 지낼까. 녀석들에게 루키가 남기고간 사료까지만 내 주기로 했다. 몇몇 주민들은 야생고양이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람쥐와 개구리도 사라져 생태계도 무너지고, 더욱 참기 어려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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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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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올해 83세인 친정엄마는 우리(칠남매)를 키우실 때 큰소리로 야단치시거나 공부하라고 잔소리 하지 않았다. 엄마는 늘 조용하고 과묵했다. 그리고 엄마는 언제나 아버지 편이었다. 혹여 아버지와 의견이 다를지라도 당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다. 그렇게 늘 인자하고 말이 없던 엄마가 달라졌다.작년, 부모님 모시고 있는 남동생이 엄마에게 세탁기와 건조기를 새로 사드리겠다고 했다. “건조기 있으면 빨래 안 널어도 되고, 세탁기도 바꾸고 엄마는 좋겠네” 그런데 엄마의 대답은 의외였다. “싫다. 난 지금 쓰는 세탁기 그냥 쓸 거다.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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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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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한 방송국에서 시작된 경연이 온 나라를 트로트 열풍으로 들썩이게 하고 있다. 모임이나 외출조차 버거운 요즘의 세태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눈을 떠 라디오를 켜니 아침부터 ‘동백 아가씨’ 가락이 구성지다. 노랫말의 ‘동백꽃이 기다림에 지쳐서 새빨개졌다’는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 그저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서 흥얼거렸다. 고향 마을이 있는 서해안의 외연열도는 겨울 끝자락이면 동백으로 붉게 물들었다. 당산을 에워싸고 있는 동백나무는 노랫말처럼 기다림에 지친 붉은 꽃이 만발했고, 춘설春雪은 가지에 남아 묘한 대조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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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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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내 이름은 강산이다. 강과 바다를 좋아하는 엄마와 산과 들을 좋아하는 아빠가 지었다. 그런데 아빠는 있고 엄마는 없다. 할머니가 일찍 시집와서 아빠를 낳고, 아빠가 일찍 장가가서 나를 낳았는데, 엄마가 일찍 갔다고 한다.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 엄마 마음 내 마음 포개진 샌드위치 만들면 맛있게 먹을 거다. 텔레비전에서 하는 광고처럼 입술이 하얘지도록 우유도 잘 마실 수 있다. 할머니가 오냐오냐 밥 먹여 주시고, 국물을 흘려도 야단치지 않는데 자꾸만 눈물이 난다. 엄마 얘기를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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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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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욕심보다 더한 불길이 없고/성냄보다 더한 독이 없으며/몸뚱이보다 더한 짐이 없고/고요보다 더한 즐거움이 없다’ -법구경통도사 입구의 돌에 새겨진 글귀에 고개를 조아린다. 묵주를 꺼내 들었다. 절에서 묵주기도를 하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부처님께선 너그러운 분이시니 이해해주시리라 어설픈 애교를 부렸다. 건강한 몸으로 그곳까지 발걸음 할 수 있음에 감사 기도를 먼저 올렸다. 힘든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도 행복한 하루를 공평하게 나누어 달라는 기도도 올렸다. 법구경의 말씀처럼 욕심을 버리고, 차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고요를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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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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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성이 무너졌다. 아직은 견고한 성, 이제는 즐거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나이, 행복하게 살아야 할 초등학교 선배인 형이 63세에 무너졌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웃으며 감나무 과수원에서 전지하며 풀을 제거하고 진초록 잎이 가득한 나무 가지 사이사이에는 감꽃이 가득 피어 별들의 소리를 들으며 막걸리를 마시며 호탕하게 웃고 감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노랗게 매달릴 것을 기대하면서 즐거워했던 63세의 몸이 쓰러졌다.만날 때마다 술은 조금만 마시고 담배를 끊으면 어떻겠냐고 하면 우리들에게 늘 하는 말이 “술과 담배는 기호식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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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4.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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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그녀를 처음으로 만난 건 까까머리 고교 시절이다. 사춘기는 지났으나 호기심이 많을 때고, 괜한 반항심도 똬리를 틀 무렵이다. 으스대고픈 영웅심리도 한몫했을 것이다. 시를 씁네, 소설을 씁네 하며 문청의 꿈을 키우던 내게, ‘창작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는 어느 선배의 충고는 그녀에게 다가서는 데 더욱 용기를 불어넣었다.하지만 그녀는 만만하지 않았다. 손을 내밀면 마지못해 따라오기는 하되, 쉽사리 맘을 열지 않고 애를 태웠다. 우격다짐으로 붙잡아놓고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고 나면 금세 파김치가 돼 널브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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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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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오창읍사무소에 들어서면 회의실 오르는 계단을 따라 흑백사진이 여러 장 걸려있다.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고향 잃은 사람들의 고단했던 삶이 담겨져 있는 1960~1970년대 사진들이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오랜 세월 시간 속에 묻어두었던 추억들이 되살아나 가슴이 먹먹하고 애잔함이 밀려온다.자갈이 깔린 미루나무 신작로길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 두 분이 걸어가고 계신다. 어디를 가시는 걸까. 5일마다 열리는 시골장터, 농사일에 바쁜 가족들을 대신해서 할머니가 장을 보러 가시는 걸까. 한여름 미루나무 가지 위에 참매미 울고 시골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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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4.1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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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아프고 죽는 일이 사람이 사는 삶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우리는 그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그 일은 나랑은 아직 거리가 먼 일로 여긴다. 물론 그렇게 여기기에 편안하고 즐겁게 살아간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할 때 그때서야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음을 실감한다.60대 초반의 환자가 뇌출혈 진단 후 약물치료 받고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했을 당시는 앨튜브와 기관절개술을 했으며 의사소통은 전혀 되지 않았다. 미혼이라 보살펴 줄 사람도 없는 처지였으며 아무래도 혼자 지내다 보니 몸관리를 제대로 못한 듯 했다. 다행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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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4.1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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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우리 집 욕실에는 스테인리스 세숫대야가 하나 있다. 40년이 좀 넘은 그 당시 나의 결혼 혼수품이다. 욕실에 갈 때마다 눈에 띈다. 반짝반짝 윤이나는 대야. 그 대야만 보면 신혼 때가 떠오른다. 대야의 안 바닥에 비친 친정어머니 얼굴. 나이 들어가는 내 모습이다. 나이 들수록 친정엄마를 닮아간다. 꼭 엄마 딸임을 더 실감 나게 한다. 혼수 중 유일하게 남은 것이 그 대야다.결혼 후 직장생활로 네 번의 이사를 다녔다. 그때마다 대야는 내게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다. 지금은 농촌도 도시와 별 차이가 없다. 모두 욕실도 현대화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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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4.0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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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신축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금년에도 희망의 해맞이를 맞이하며 소원 성취를 빌었을 터인데 불청객 코로나로 인해 각 지방마다 해맞이 행사가 취소되어 안타까운 마음이다.나의 금년 소원은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이다. 나이들이며 제일 바라는 것이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이다.4년 전 뇌종양 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1년에 한 번씩 MRI 사진을 찍으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작년 초부터 갑자기 귀가 잘 안 들려 충북대학교 이비인후과에서 두 번에 걸친 검사를 실시하여 검사 결과를 동사무소에 제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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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4.0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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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해를 품은 바다가 한바탕 춤을 춘다. 매섭게 몰아치는 정월의 찬바람이 파도를 일으키고 그 위에서 한 무리 물새가 아슬아슬하게 묘기를 부린다. 해는 저물어 가는데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장난치는 아이들처럼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뮤즈를 찾아 나선 길손의 발길이 이곳에 멈췄다. 석양이 해변을 물들이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섬들이 마음을 가져간다. 해송이 바다를 지키는 포졸처럼 늘어선 곳에 하룻밤 기숙하려고 자리를 잡았다. 홀로 하는 차박이 두려워 포도주 두어 잔으로 움츠린 마음을 풀어본다. 어둠이 삼켜버린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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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3.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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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처음 듣는 생소한 이름. 그런 이름의 독립운동가가 옥산에 있었던가? 미원에 신채호 기념관은 가봤지만 처음 듣는 이름에 호기심도 생기고 지인이 있어 마침 소속 단체에서 시화전을 한 시화 액자를 정순만 독립기념관 관리하는 지인의 요청이 있어 흔쾌히 기부하기로 하고 방문을 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이들이 함께하진 않았지만 소나무가 아담하게 둘러싸인 고택이 여유롭고 평안함을 주는 듯 했다.기부한 회원들의 액자를 벽에 배치한 것도 고택과 잘 어울려 보기도 좋고 뒷산으로 산책하러 오시는 분들이 들러서 보고 가신다며 흐뭇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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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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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스피노자가 말했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이다. 타인과 소통할 때 어려움과 힘듬 갈등도 있지만 반면에 기쁨과 행복 즐거움도 느낀다.'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기에 스스로 충분히 자랑스럽다'라고 하는 분을 만나면 그분의 외적 배경과 관계없이 존경스럽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 그건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자신 있게 말하였는지도 모른다.교회성가대 소프라노 파트 권사님은 어느 날 내게 이렇게 말했다.권사님의 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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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3.2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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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친정 동생의 늦둥이 아들이 놀러 오는 날이다. 이제 막 여덟 살을 넘겼지만, 책 읽기를 좋아하는 덕분에 제법 현란한 언어 구사력이 매력적인 아이다. 어디고 이동할 때는 여행용 소형 캐리어에 동화책을 잔뜩 넣어 다닌다. 말 그대로 책벌레인 셈이다. 모처럼 놀러 와서도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걸핏하면 끝말잇기를 하자고 오십이 넘은 이모에게 도전장을 내민다.그게 뭐라고, 가위바위보로 선공을 정해 일단 끝말잇기 게임이 시작되면 잔뜩 긴장이 된다. 의자-자연-연두부-부채-채소-소금-금지-지렛대-대문-문전성시. 어! 이 녀석이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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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3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