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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친정 동생의 늦둥이 아들이 놀러 오는 날이다. 이제 막 여덟 살을 넘겼지만, 책 읽기를 좋아하는 덕분에 제법 현란한 언어 구사력이 매력적인 아이다. 어디고 이동할 때는 여행용 소형 캐리어에 동화책을 잔뜩 넣어 다닌다. 말 그대로 책벌레인 셈이다. 모처럼 놀러 와서도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걸핏하면 끝말잇기를 하자고 오십이 넘은 이모에게 도전장을 내민다.그게 뭐라고, 가위바위보로 선공을 정해 일단 끝말잇기 게임이 시작되면 잔뜩 긴장이 된다. 의자-자연-연두부-부채-채소-소금-금지-지렛대-대문-문전성시. 어! 이 녀석이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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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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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인간이 사는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기본만 지키고 살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세상이다. 그 기본을 지키지 않는 인간들로 결코 세상은 아름답다 할 수 없다. 십육 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했다. 십육 개월 밖에 안 된 그 작은 췌장이 절단되고 후두부와 쇄골, 대퇴골 등이 골절되었다. 작디작은 생명의 끝을 지킨 의사도 악마를 보았다고 하지 않는가.모두가 정인이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 물론 나도 그 생물학적 죽음이 슬프다. 그러나 나는 사라진 정인이의 미래가 더 가슴 아프다. 그 아이가 시작도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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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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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이웃에 사는 형님이 부탁할 게 있다고 하여 현관 밖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목련 나무엔 손가락만 한 꽃봉오리가 하늘을 향해 맺혀있고, 복숭아꽃도 몽글몽글 맺혀 봄을 재촉한다.이곳저곳 터져 나오는 생명의 신비에 가슴은 기쁨으로 팽창한다. 내친김에 발걸음을 옆 동 정원으로 옮기려는데 초록색 파쇄기 차량이 둔중한 몸을 기우뚱거리며 쓰레기장 앞에 멈추어 섰다. 차량 양쪽에 매달렸던 사람들이 뛰어내리는가 싶더니 찬 이슬에 축축하게 젖은 가구들을 기계 아가리에 집어넣었다. 둔탁하게 돌아가는 기계음과 빠지직 비명을 지르는 가구들의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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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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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금은 고인(故人)이 되셨지만 50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나는 대교장(大校長)이 계시다.1976년 3월 잔설이 가시지 않은 추운 날씨로 기억된다. 이 무렵에는 학교가 교원들 인사이동으로 썸썽글러 할 때인 3월 2일자로 조중협 교장선생님께서 증평초로 새로 부임하셨다. 나는 당시에 이 학교 평교사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다. 교장선생님은 부임하시자마자 3학년부터 5학년까지 3개 학년에서 야무지고 빠릿빠릿하게 생긴 아이들 30여 명을 모아 야구부를 창단하셨다. 감독도 청주에서 근무하시던 지금은 고인이 되신 오용균 선생님을 특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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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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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만약 우리가 살아 가는 세상에 맑은 공기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있을까?’입, 코를 막고 2분 이상 숨을 쉬지 않는다면 생명을 버티지 못한다. 이처럼 한 시도 맑은 공기가 없다면 모두가 살아갈 수 없음은 명약관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 따라 들숨으로 맑고 깨끗한 공기를 한껏 드리워 본다. 가슴이 터질 듯 상쾌하지 않은가? 이처럼 주위에는 파아란 하늘, 따스한 햇살, 비, 바람, 눈과 맑은 공기 등 돈 들이지 않으면서 무한의 공짜들을 무수히 맞이하며 저마다 옹골차게 살아 간다.더위에 지치는 여름을 맞이하면 논밭에서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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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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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구름이 잔뜩 낀 하늘 아래 장마를 예고하는 물기를 머금은 바람이 조금씩 창문을 흔들며 스며들어왔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아침, 출근 준비를 하고 난 뒤 잠시 멈칫한다. 무언가 이상했다. 기압 차가 있을 때처럼 몇 초간 잠시 고막이 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왼쪽 귀 안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작은 소리가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지?‘귀를 아래로 하고 제자리 뛰기를 여러 번 해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무엇보다도 우선은 무척 불편했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느낌이었다.오전 내내 왼쪽 귀의 상태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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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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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얼마 전 친한 고교동창 녀석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여드름 숭숭한 얼굴로 만나 중년을 훨씬 넘길 때까지 친구로 지냈으니 오랜 친구이며 친한 친구였다.폐암 진단을 받고 딱 2년 만에 그는 세상을 떠났다. 제천 산골에서 약초를 직접 채취한다는 분에게 폐암에 좋다고 하는 ‘겨우살이’를 구매해서 택배로 보내주며 제발 병을 이겨내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그러나 그는 2년을 넘기지 못했다.그의 장례식장에 문상객으로 모인 옛 친구들은 모두 중년을 지나 초로에 접어든 모습이었다. 꿈 많고 팔팔하던 모습들은 간곳없고 주름과 백발이 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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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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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류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의 대재앙이라 불리워질 코로나 19바이러스 시대는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이 위태롭다. 매일 울려오는 재난문자는 00구에 00명 감염자 발생, 손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행사 및 모임 자제를 당부하는 문자로 인해 목전까지 바짝 추격해 온 바이러스 공포를 실시간으로 전해주고 있다.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하는 가운데,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좋은 기억들을 하나둘 꺼내 놓고 이야기를 하며 웃곤 한다. 아들이 두 살, 딸이 여섯 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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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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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햇살을 등지고 책을 읽는다. 눈으로만 읽으니 무슨 내용인지 그냥 붙들고만 있다. 또 유혹이 스멀스멀 온 몸을 휘감는다. 맹세코 마지막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다 못해 남편한테도 다짐을 했지만 손가락이 먼저 심심하다고 허공에 시늉을 한다.‘ 그래, 한 번만 더 실을 사러 갈까?’12월초부터 짬짬하지도 무료하지도 않게 올 겨울을 어찌 보낼까 생각해낸 것이 수세미 뜨기였다. 색색가지로 다섯 뭉치를 사들고 와서 거실바닥에 펼쳐 놓고 뜨기 시작했다. 두세 개 뜨고 부터는 마치 요리 레시피라도 완성된 거 마냥 다섯 가지 실을 배색에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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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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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오창으로 이사 온지도 벌써 13년. 호기심 반 무모함 반으로 시작된 전원주택에서의 13년이 촌음(寸陰)처럼 스쳐지나가 버렸다.경자년 새해가 밝으면서 새해 계획으로 내가 사는 오창에 대해 관심과 애착을 갖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에 정원의 소나무 가지마다 성애가 희미하게 붙어있다. 창밖을 보니 희미하게 여명(黎明)이 피어난다. 그 동안 습하다가 추워졌기에 미호천 주변에 상고대가 피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섬주섬 방한복으로 무장하고, 카메라를 챙겨 향한 곳이 학소리 버드나무 군락지다. 청주에 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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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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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손 전화소리가 요란하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녘인데 부지런한 누군가가 시동을 거나 싶더니 그에 화답하며 카톡 거리는 소리가 아침잠을 설치게 한다. 이번엔 또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 한바탕 이야기판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지금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각종 언론매체들이 수많은 정보를 쏟아내고 그 것을 전달하는 기기들이 쏟아져 나와 전파를 타고 이역만리까지 퍼 나른다. 그 중에는 알아서 유익한 정보들도 많지만 더러는 모르면 차라리 좋을 것 같은 속 시끄러운 이야기들도 많다.일제 강점기 때 세상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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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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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3년을 이끌고 올라왔던 청주신흥고등학교 41회 학생들이 지난 8일 졸업했다. 매번 졸업식 때마다 교사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이 모두 빠져나간 빈 교실을 둘러보며 잠시간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니 졸업 후 학교로 찾아왔던 옛 제자가 생각난다. 때는 2002년, 교직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햇병아리 교사였을 적이다.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한 학생이 있었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학교 근처에서 여동생과 자취를 하던 학생이었는데, 끼니 해결조차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내가 그 학생의 담임교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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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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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민족 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동서들에게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지 말라는 전화를 했다. 지난해까지는 온 가족이 모여 조상의 은덕에 감사드리며 오순도순 정을 나누었다. 삶에 찌든 때를 씻어내듯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며 하하 호호 웃음꽃 피우던 지난날이 그립다.사형제의 맏며느리가 버거웠지만, 사랑으로 보듬었다. 어머니 살아계실 때는 연휴 시작하는 날 와서 끝나는 날 점심 먹고 헤어졌고, 지금도 1박 2일은 기본이다. 윷놀이와 노래방, 영화관도 다니며 우애를 다져 이웃의 부러움을 샀다. 긴 연휴에는 여느 잔칫집처럼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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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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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차분하게 한해와 연말을 보냈다. 신축년 새해도 “복 많이 받으소” 하며 어느 덧 여러 날이 지났다. 순간순간은 더딘듯하나 모아 놓고 보면 빠른게 시간이다. 지금은 감히 생각지도 못하지만 12월인 지난 달 두 번째 목요일에 독서모임이 있었다. 다행히 코로나 19로 5인이상 집합금지가 시행되기 전이었다.고향이 부산인 회원이 추천한 책 제목이 관심을 끌었다. 그림사진이 선명하게 실려있고 설명도 근사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그러니 클림트에게 관심과 흥미를 생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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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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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쪽진 머리에 동백기름을 바르고 분칠로 단장한 엄마의 모습처럼 예쁜 집에서 열 두 식구가 복닥거리며 살았다. 식구끼리 정이 있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우리 팔 남매는 우물정자 기와집에서 태어났다. 여름에는 까투리 복숭아를 간식으로 먹고 가을이면 대추와 감 호두가 풍성했던 집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소천하시고 우리 가족은 살던 집을 휑하니 남겨두고 부모님은 읍내로 이사하고 우리들은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가끔 부모님 뵈러 내려오는 집은 어릴 적 살던 황토매질한 포근한 집이 아니었다. 일본 사람의 잔재가 남아있는 일본식 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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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2.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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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날씨는 여전히 춥지만 한 해를 여는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을 맞고 있다. 봄의 문턱을 알리는 햇살에서 푸근한 봄기운을 물씬 느낀다.언제나 점심시간을 활용해 동료들과 연수원의 둘레길 산책을 나선다. 산자락은 아직도 하얀 눈발을 뒤집어쓰고 있다. 허기진 새 몇 마리가 어지럽게 지저귄다. 그 리듬을 따라 빨리걷기 운동에 절로 신이 난다.코로나19로 인해 비록 일상이 무너지고 삶의 균형이 흐트러졌지만, 새싹이 움트는 경이로움을 입춘 말고 누가 이를 알려줄 것인가. 들녘과 산하를 물들이던 지난 사계절의 긴 여운 대신, 우리는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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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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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아침 산책길이다. 신선한 색바람이 설렘의 풋풋함으로 다가온다. 걷다 보니 언젠가 비 오는 날 인연이 된 할머니를 만났다. 힘없이 길가 상가 쪽 계단에 그날처럼 앉아 계신다. 예전처럼 세상을 포기한 듯 착잡한 모습이다.봄비가 소곤소곤 내리던 날 아침기도 길이었다. 그는 비를 맞고 계단에 앉아 있었다. 메고 있던 가방에 작은 우산이 있기에 꺼냈다. 비가 온다고 하며 우산을 씌워 드렸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맙다고 하며 우산을 도로 나에게 주었다. “갑갑해 나왔어. 비 맞으니까 시원해.”하셨다. 할머니의 눈은 그리움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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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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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학창 시절 공부가 싫고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직장에 다녀보니 사회생활이 몇 곱절이나 어려운 줄 미처 몰랐다. 결혼 초기에는 아내의 힘이 그같이 센 줄 몰랐다. 코로나19나 쓰나미에 비견될 만큼 아주 강하다. 아이를 낳아 키울 땐 이것저것 서툴고 어쩔 수 없이 남의 손에 맡기기도 했는데 사랑과 정성을 먹고 자라는 존재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부모의 역할과 자식의 도리가 무엇인지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더 알아가는 중이다. 나이 든다는 게 무언지 이제 알 듯 모를 듯하다.때론 너와 나, 둘 다 옳거나 혹은 둘 모두 그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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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1.2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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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휑하다. 자정이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도 거리가 한산하다. 오가는 이들의 분주한 발걸음소리가 뜸하다. 거리의 카페 안에서 삼삼오오 모여앉아 사랑을 이야기하고 청춘의 고뇌를 나누던 젊은이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일찌감치 문을 닫아버린 상가들로 해 거리엔 어둠이 내려앉고 스산한 바람만 오갈뿐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도심의 골목 여기저기에서는 문 닫은 상가들이 늘어나고 유리창엔 휴업 아니면 폐업이라는 글씨가 쓰인 흰 종이가 을씨년스럽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의 절망적인 모습에 가슴이 저리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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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1.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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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몇 해 전 교육 과정을 통해 미국을 다녀왔는데 그것을 계기로 미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나라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법률과 지방자치, 민주주의, 시민운동 등. 그리고 과연 그것들은 또 어디서 오게 된 것인가 하는 궁금증까지.그래서 자연스레 알게 된 것이 미국은 기원전 로마제국의 기본 정신과 너무나 유사하고 많이 본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자연스레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게 됐고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당시 로마제국에서 사용했던 라틴어에 관한 책 ‘라틴어 수업’을 만날 수 있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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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0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