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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증평 보강천의 저무는 가을날, 파란 늦가을의 하늘에 닿을 듯 뻗은 미루나무 산책로 따라 수를 놓은 충북 작가들의 작품들이, 시심을 깨우고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잡는다.한 수, 한 수를 감상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엄마와 그런 엄마의 손을 잡고 “엄마, 여기도 있어, 이것도 읽어봐” 하는 꼬마의 총총걸음이 가을 하늘과 닮아 눈이 시리다. 충북의 곳곳을 노래하고 읊은 시인들의 따뜻한 고향 사랑이 읽으면 읽을수록 청국장처럼 진하다. 낭송가의 목소리에 이끌려 다가오신 할머니들, 저마다 낭독해보기를 청하신다. 이런 감동과 울림을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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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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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가을이 깊어가던 며칠 전 드라이브 겸해서 두 딸과 친정엄마를 뵈러 갔다. 여전히 고향집을 지키고 계신 친정엄마는 1남 6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홀로 노후생활을 하신다. 자식들의 출가로 자연스럽게 혼자가 된 친정엄마 곁에는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좋은 이웃이자 친구가 있으시다. 일명 ‘상이 할머니’이시다. 구순을 바라보는 친정엄마에 비하면 훨씬 동생뻘인 상이 할머니는 허리가 구부러졌음에도 옆집에 사는 친정엄마를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들여다보시고 때때로 반찬이며, 과일이며 가져와 말동무가 돼 주신다.엄마는 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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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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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누구나 한 번쯤은 영어를 잘하면 좋겠다는 꿈을 꾸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점수 매기기 위한 과목으로 전락시켜 이미 원치 않는 좌절을 맛봤기 때문이리라. 영어를 공부함에 있어 학교에서 배운 것은 생각하지 말자. 우리는 오늘부터 생초보이다. 이것이 가장 큰 전제조건이다. 어린아이들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보면 흡수력이 빨라 경이로울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는 성인이다. 언어를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그러자면 일단 영어가 내 오감에 익숙해져야 한다. 내 귀에 착착 붙여놓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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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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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이번 겨울은 큰 화재 없이 무탈하게 봄을 맞게 하여 주옵소서삶의 무게가 버거워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는 주지 못할지라도 실낱같은 희망의 끈마저 태워버리는 형벌은 절대 아니 되옵니다. 신을 믿는 자, 믿지 않는 자 구분하지 마시고 가을 하늘처럼 맑고 그윽한 성심으로 굽어 살피시옵소서”평생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정년퇴직을 일 년여 남짓 남겨둔 소방관이 올 겨울은 이렇게 기도를 올려 본다. 연초부터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로 인하여 대다수의 사람들이 힘들게 한해를 살아왔고 언제까지 어려운 삶을 살아갈지 예측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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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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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텔레비전은 뜬돌초등학교와 술도가집 두 군데밖에 없었는데 저물녘에 술도가의 대문을 두들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레슬링 중계 소문이 퍼지면 동네 사람들 모두 무조건 학교로 우르르 몰려갔다. 학교 운동장 조회대 위에 흑백 텔레비전을 올려놓으면 밤마실 차림의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차곡차곡 자리를 채웠다. 어떤 사람들은 밀짚방석이나 멍석을 가져와 진을 치기도 한다. 당연히 우리 집 3형제도 구경 간다. 김일은 항상 이기는 선수지만 이번만큼은 혹시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근두근했다. 그랬다, 우리들의 우상 김일 선수는 처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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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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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아주 오래전 내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을 새댁일 적 이야기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시아버님 산소에 첫인사를 올리러 갔다. 남편과 시어머님과 시댁 큰어머니랑 넷이서 갔다. 나는 새댁인지라 청치마에 홍 저고리를 입었다. 산 중턱에 오르자 토마토밭이 눈에 띄었다. 붉고 푸른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구슬처럼 탐스러웠다. 토마토밭은 낮은 울타리를 친 채 닫혀 있었다.나는 토마토가 나를 잡아당기기라도 하는 듯 청치마를 허벅지까지 둘둘 걷어 올리고 울타리를 넘어 들어가 토마토를 한 알 땄다. 토마토 서리를 한 것이다.토마토를 손에 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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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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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올해의 추석연휴는 집안에 꾹 박혀 프랑스소설 에 빠져 나름대로 즐거웠다. 운동이 너무 적은 탓인지, 연휴가 끝날 무렵에 다리가 뻐근해 왔다. 오랫동안 멈췄던 산책을 하기로 결심했다.집 근처에 공원이 몇 곳 있으나 한 곳만 지정하고 다닌다. 다니는 사람들의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단일하며 꽃과 나무가 많고 느젓한 공간이다. 평소 같으면 산책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채팅을 하는데 오늘은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왔기에 열심히 걸었다.귀와 눈과 손이 자유로워지니 먼가 확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밤하늘을 나는 비행기 소리가 들리는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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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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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나는 정말 운전면허를 딸 생각이 없었다. 운전면허 합격자 중 최고령자가 90대 할아버지인데 내가 100살에 면허를 따서 최고령 운전면허 합격자가 되겠다고 하면 친구가 그럼 자기는 101살에 면허를 따서 내 타이틀을 빼앗아가겠다고 서로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였다. (내 친구는 아직도 최고령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사실 30년 이상 살면서 운전을 못 하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도 면허를 따지 않았던 이유라고 하면, 일단 원래부터 없던 사람들은 없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게 당연하고 그냥 그런대로 만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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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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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얼마 전 친정엄마가 암 수술을 했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 수 있지만 처음 암 진단 소식을 접했을 때 온 가족이 너무 놀랐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돼 수술도 빨리 할 수 있었고, 경과도 매우 좋은 편이어서 지금은 병원에서 퇴원 후 회복 중이다.코로나19로 인해 워킹맘인 나는 올해 초부터 초등학생 아이 둘의 하루 세 끼를 챙겨놓고 출근해야 했고, 근무 중에도 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해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엄마의 암 수술 이후에 코로나19는 내게 조금 특별해졌다.지난 3월 친정엄마가 건강검진을 받고 담낭에 문제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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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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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그 마당은 천수만 가는 길목 가생이에 있었다. 여름밤마다 밀짚방석 너머 억새꽃 대궁들이바람을 끌어안고 출렁이고 있었다. 별들이 그물망으로 넘실거리는 늦봄 저물녘부터 누나들이 우리 집 마당을 가로질러 오그르르 바다로 나갔다. 냇물은 내려갈수록 하천 수준으로 폭이 넓어지면서 끄트머리를 넘어서자마자 서해바다가 넘실넘실 펼쳐 있었다. 누이들의 허리가 싸리회초리처럼 낭창낭창 흔들리는 어스름 달밤. “워디 간댜? 바다 귀경?”도시 사람들처럼 밤바다 풍경 만나러 가는 줄만 알고 무심히 내던지곤 했다. 밤이슬 맞으며 소금 창고 채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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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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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나팔꽃을 키웠다. 긴 네모 모양의 파란색 화분에 나팔꽃을 심어 창가에 두고 잎 모양이나 덩굴의 모양을 관찰하는 수업을 했다. 주번이 되면 주전자로 물을 줬던 기억이 난다. 활짝 핀 나팔꽃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곤 했다. 그때만 해도 이 나팔꽃은 내 스스로가 가꿔 피워낸 거라고 믿기도 했다.중학생이 되자 학교에서 화분을 가져오라고 했다.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심고 남은 고추 모를 받아왔다. 나팔꽃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잘 키울 자신도 있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나의 고추 모는 비실비실 웃자라다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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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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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얼마 전 미루던 옷 정리를 하며 대대적인 집 정리를 했다. 언제 어디서 샀는지 모를 물건부터, 한 번도 쓰지 않은 아까운 물건들까지 구석구석에 가득하다. 기분에 따라 급하게 산 물건들이 집안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이제는 현명하게 소비하고 함부로 버리지 않을 지혜로운 생활방식을 고민할 때가 왔다. 이에 충동적인 소비를 줄여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데 도움 줄 책 2권을 소개하고자 한다.첫 번째 책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에서는 낭비 없고 세련된 생활공간을 아름답게 유지하려는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사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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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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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올해같이 흉흉한 해는 없는 것 같다. 연초엔 우한폐렴이라고 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세상을 전염시키더니 6월 하순에 시작된 장마가 9월 초순에 끝이 났다. 우리나라 전역으로 연일 홍수 소식이다. 불행한 사고소식이 이어져 가슴이 아프다. 산사태가 나고 강이 범람하여 가옥이 침수되고 물마에다 도로가 끊어지고 주행 중 차들이 침수되는 등의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적지 않다. 이런 자연재해는 막기 어렵지만 인재로 인한 사고도 있고 수재를 당하는 사람들이 대개 없는 사람들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지금부터 40여 년 전 그때도 이런 장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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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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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일본의 음양사에 관한 어떤 책을 읽었는데 이름이 사람에게 거는 최초의 저주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퇴마할 때도 악마의 이름을 알아야 물리칠 수 있다. 때문에 음양사나 악마는 자신의 본래 이름을 감추는 데 무척 공을 들였다. 반대로 우리들은 아이가 태어날 때 이름 짓기에 매우 신중해진다. 이름은 그 뜻에 따라 자라길 바라는 부모의 기대가 담긴 아이의 첫 번째 아이덴티티(identity)가 된다. 이렇듯 어떻게 불리는가는 무척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스스로를 정의하는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과 글은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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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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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난해 그리스를 방문했다. 현지로 출발하기 전 그리스에 관한 많은 책과 방송 매체를 접하면서 여행에 대해 나름으로 열심히 준비했다.유럽의 찬란한 문명, 서구의 정신적 토대, 아크로폴리스, 산토리니와 같은 멋진 풍경과 역사적 지식을 기대하면서도 경제 위기, 소매치기, 난민 유입, 파업 등 그리스에 관한 기사와 뉴스를 접하면서 내심 걱정을 했다.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복대를 착용해야지’, ‘돈은 누가 훔쳐 가도 좋으니까 안전하게만 집에 오자’ 등 마음속으로 오만가지 걱정을 했다. 단순히 그리스의 사회적‧경제적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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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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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어릴 적 그늘막이 쉼터였던 시골 동네 느티나무는 고향의 상징이자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추억의 향수다. 필자의 평생 동지인 우체국 집배원들에게 느티나무는 우편물 전달 센터였다. 그 당시 편지는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기 때문에 우편집배원이 올 시간이면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 느티나무로 모였고 요즘과 달리 우편집배원은 남녀노소 모두가 기다리는 사랑의 전령사였다.그 시절 편지는 군에 간 아들의 안부 소식과 시집간 딸의 잘 살고 있다는 반가운 편지에서부터 연인 간에 주고받는 연서 편지와 친인척들 삶의 소식을 담은 편지까지 다양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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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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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이른 아침 결혼할 즈음에 산 손목시계를 꺼내든 남편이 다가와 말한다. “와, 이 시계 9년 동안 수납장에서 잠들어 있었네. 건전지가 다 돼 수납장에 놓아뒀던 건데, 시계방에 가져가서 고쳐야 할 것 같아.” 이렇게 말하곤 집을 나선다.저녁에 식탁에 둘러앉아 여유를 느낄 때쯤 남편이 말했다. “아까 회사 가는 길에 옛 마을에서 시계방을 찾았지 뭐야. 붓으로 ‘열쇠, 도장, 시계’라고 써놓은 아주 오래돼 빛바랜 간판이었어. 건물도 너무 허름해서 여기서 장사를 하는지도 의문이 들더라고. 미닫이문을 스르르 열고 들어가 주인을 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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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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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공무원 생활을 시작하기 전엔 공직자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불친절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 주민등록증을 만들고자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직원을 대했을 때, 취업 준비를 하면서 등‧초본을 떼러 관공서를 찾았을 때 만난 직원들의 인상이 그랬다.무표정한 얼굴에 딱딱한 말투, 내가 학생이라고 반말로 지시하듯 말하는 직원도 있었다. 그런 인상이 너무 깊었을까. 학창 시절엔 나중에 정말 공무원만은 되지 말아야지 했다. 많은 이를 만나지 않았지만 공직자들은 다 매너 없고 불친절하다고 각인됐기 때문이다.하지만 IMF 이후 취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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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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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인간 A는 사랑하는 연인 B와 헤어진 후 한동안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한다. 꽤 시간이 지나갔음에도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해서 A는 근래 인기가 높아진 스마트 로봇을 구입해 조력을 받기로 한다. AI가 탑재된 성인용 휴먼 로봇 C를 제법 고가임에도 대출까지 받아 기성이 아닌 맞춤형으로 구매한다. 같이 지내보니 사람 못지않은 여러 가지 능력을 갖추고 있어 사실상 가족이나 반려자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로봇과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이다. A의 아리따운 동거인 C는 A가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기절할 듯이 반기며 뛰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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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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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가난했던 내 유년 시절, 그나마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던 막내로 태어나 다행이었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그곳, 읍내로 나가는 시내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가 전부인 그곳에서는 여름이면 옥수수가, 겨울이면 고구마가 우리들의 심심한 입을 달래줬다.남편에게 내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면 우스갯소리로 마치 자신의 할아버지 세대에서 살다 온 사람 같다며 진심으로 놀라곤 한다. 아버님 세대도 아니고 할아버지 세대라니.그만큼 나는 내 또래와는 다르게 놀라우리만치 다른 시대를 살았다. 무슨 1950~60년대 살던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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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5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