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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오오하시 겐지는 노년철학을 특별한 관점으로 이야기해서 주의를 끄는데, 그것은 현대 일본사회가 가진 단점을 보완하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노년철학에 대해 말하는 그는 슈펭클러, 마키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이 가진 생각을 나타낸다.“식물은 우주와 일체로서 자기의 신체의 연장이 우주 그 자체인 것에 반해, 동물은 우주를 자기의 몸속으로 받아들여 버린다는 점에서 소우주적 존재라고 말한다. 식물은 우주와 일심동체이지만, 동물은 우주에 대해서 자폐적이다.”침묵의 자세 안쪽에 완만하게 생동하는 영혼을 숨기고, 항상 하늘을 우러러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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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4.1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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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나는 여기서 노년 철학에 관련한 두 권의 책을 소개하기 전에, 최근 영화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GEEF 2021(Global Engagement & Empowerment Forum, 2월 5일)에서 난민과 이민자의 어려움에 대해, 그리고 여성과 아이가 겪고 있는 인권 훼손에 대해 강조한 부분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나 자신이 여성이기에 공감을 크게 받은 것도 있지만, 우선적으로 그녀가 가진 영향력을 영화배우로 한정하지 않고, 인류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가졌기에 공유하고 싶다. 여성은 남성보다 인류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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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3.2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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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을 말하다필자가 작년 여름에 출간한 (수류책방, 2020)은 2020년 10대 트랜드의 하나로 부각된 신중년층의 제3인생기, 인생 3막을 위해 쓴 글이다.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100세시대 장수사회가 다가오지만, 신중년층의 인생 후반기 인식과 준비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각종 통계가 보여주고 있는 한국 노년사회의 현실은 우울하다 못해 위험한 수준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층의 빈곤율, 취업율, 자살율 등은 OECD 선진국 가운데 1위이며, 2018년 기준 건강수명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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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3.0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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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동양포럼 기자]오오하시 켄지(大橋健二) 스즈카의료과학대학 강사와 야규 마코토(柳生眞)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이 오구라 기조(小倉紀藏) 일본 교토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발간한 의 서평을 동양포럼에 보내왔다. ●오오하시 켄지(大橋健二, 스즈카의료과학대학(鈴鹿醫療科學大學 강사)약간 옛날의 이야기가 되는데 세계적으로 큰 화두를 던진 새뮤얼 P. 헌팅턴 (1996년)은 세계의 주요 문명들을 여덟 개로—서구· 이슬람· 라틴아메리카· 힌두· 러시아정교회· 아프리카· 중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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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2.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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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라 선생의 을 받은 것은 12월 10일의 한 모임에서 김태창 박사를 통해서였다. 그분의 신간이 반갑고 고마웠다. 집에 들어와 이내 그 책을 폈다. 그리고 하루에 다 읽었다. 읽히는 글이었다. 읽게 만드는 책이었다. 나의 나쁜 버릇인 노루글(노루가 껑충껑충 뛰듯 책을 읽는) 이른바 적독(摘讀)을 하지 않고, 드물게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모두를 읽었다. 기쁘고 즐겁고 가슴이 후련하게 트임을 느끼면서.오구라 선생과의 만남은 나에게 또 하나의 배움의 계기가 되었고 큰 가르침이었다. 글(文章)로써는 2016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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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2.0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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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시작하며2020년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씨가 백인경찰에 의해 질식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인종적 만행의 영상이 SNS에 의해 전 세계에 발신되자, 인종차별반대 운동이 1960년대의 ‘공민권운동’에 버금갈 정도로 전개되어,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등으로 확산되었다. 미국에서 일어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BLM운동이 전 세계에 퍼진 것은 그 근원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물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공민권운동을 지도한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인종차별에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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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1.2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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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Ⅲ한편, 한국사회는 최근 ‘존엄성’과 ‘인권’에 관련하여 전쟁의 트라우마를 극복한 후에, 국가라는 권력을 통해 인간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성장하고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단순히 생명권만이 아니라 편견과 억압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주목하고 있다. ‘존엄성’이란 이름이 성장한 한국사회에서 다른 차원에서 다른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푸코가 “근대정치는 인간의 신체를 정치적 관점으로 정략의 중요한 안건으로 만드는 사회라고 하며, 더 이상 국가와 영토에 대한 통치가 아니라 인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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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1.1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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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Ⅰ1950년 6.25 전쟁 후에 한국민족은 삶 자체가 고단하고 극심한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기에,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았다. 어두운 터널을 지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냉철하게 말하면 현재 한국은 휴전 중이다. 분단은 한민족의 비극이고 트라우마가 되었다.이런 극한 상황을 겪었고, 그곳에서 벗어난 것은 얼마 되지 않기에 인권과 존엄성에 대해 담담하게 말하기 어렵다. 한민족은 분단으로 인해 남북으로 나누어지고 서로 다른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하나의 민족이란 인식이 강하다. 반면, 북한의 인권문제와 존엄성에 대한 인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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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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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목요일오전 8시 10분, 담당의사가 왔다. 별일은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별일은 없었지만, 꼭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더니, 무엇이든 자기가 대답할 수 있는 일이면 대답하겠다고 했다.두 가지 질문 (1)그 동안 의료생활을 해오면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관련문제가 있었느냐? (2) 의사와 간호사가 각각 환자의 치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다르냐?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자기는 치료의 기본방침과 전체적인 치료행위를 지시‧ 점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환자와의 세밀한 간호접촉은 간호사에게 맡기고 있으니까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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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12.1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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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상 포럼 ‘인간의 존엄’을 다시 생각한다 1-2인간존재에 고유함과 동시에 특수한 상호관계성은 사회적· 존재적 관계성과 역사적· 생명연쇄성이라는 수평축과 수직축의 두 가지 측면을 가진다. 수평축을 왕양명(王陽明)은 천지만물· 인간은 모두 ‘일기유통적(一氣流通的)’, 즉 ‘기(氣)’가 서로 통하고 서로 감응하는 데서 일체(一體; 하나로 이어짐)로 본다.그것은 ‘한 기운이 유통함으로써 그렇게 되는 것이고, 거기에 경계나 서로의 간격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다’( 하권). 만물은 모두 일체적인 ‘기’로 맺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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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12.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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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을 나는 지금까지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일본에 존엄 개념은 있는가?” 한국에 계시는 김태창 동양포럼 주간에게서 스마트폰으로 이렇게 질문을 받았을 때, 분명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날(2020년 11월 3일)은 마침 가을의 훈장수여자 발표의 날이었다.‘존엄’과 관련해서 기억의 밑바닥에서 뇌리에 떠오른 것이 있었다. 반세기 전, B29 폭격기에 의한 도쿄대공습(1945년 3월 10일)을 강행한 미국 군인에게 일본정부가 파렴치하게 훈장을 수한 일이다. 사망자의 ‘존엄’을 국가 스스로 모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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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11.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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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젊은 김선우 화가의 작품에 대해….야마모토 교시(일본 미래공창신문사 사장): 지난날 보은에서 개최한 한‧일 노년철문학 대화모임에 참석했던 인연으로, 김연숙 교수의 따님 김선우 화가에게 ‘국화꽃’ 그림을 선사받았다. 이 그림은 사무실 안에 걸려있고, 그 그림을 매일 본다. 노란 국화꽃의 ‘빛’과 배경의 ‘흑암’의 아우름을 통해서, 생사관을 새로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무리 어둠이 짙어도 언젠가는 반드시 빛이 어둠을 거두고 세상은 다시 밝음을 되찾게 된다는 이치를, 몸으로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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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11.0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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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충북대 명예교수 김공수(80) 박사와 젊은 김선우(24) 화가의 공동 작품전시회 ‘빛 그림 형상전&법화불화전’이 지난 5~7일 ‘노소동행(老小同行)’이란 주제로 청주예술의전당 소1전시실에서 열렸다.이번 전시는 동양포럼이 국제적으로 추진하는 3세대(청소년세대·중장년세대·노숙년세대)의 상화·상생·공복을 실현시키려는 기초 작업으로써, 3세대가 서로 존엄하는 사회 만들기 운동의 일환이라 할 수 있겠다.다음은 그것에 관련된 감상을 모은 것이다.●행사의 취지와 작품에 대한 소감 김용환 교수=코로나 사태로 연기되었던 ‘노소동행(老少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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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10.2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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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우리는 우리 주변이나 가깝게 있는 것들을 소홀히 여기기 쉽다. 그러나 거기서 뜻하지 않는 값진 보물을 다른 사람이 찾아내고서야, 비로소 뒤늦게 등잔 밑이 어둡다는 진실을 깨닫게 되는 일이 드물지 않다.동양일보 조철호 회장의 선도 아래 동양일보의 기획 사업으로 추진했고, 나와 유성종 전 충청북도교육감이 각각 주간(主幹)과 운영위원장을 맡아 동양포럼을 관리한지 5년이 되었다. 그 동안 정상혁 보은군수가 대표적인 장수마을의 특성답게 ‘노년철학 국제학술회’를 주최하고, 동양포럼이 주관한 ‘한일 노년철학 대화회의’가 6차에 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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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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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화요일오전 9시 10분, 히가시모토쥰꼬씨로부터 전화. 어제 ‘다이와(大和)’모임에서 후찌가미가이야시스템 회장의 강연이 있었는데, 내용도 좋았지만 다이와 회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는 것이다. 자기자신도 후찌가미 회장에 대해서 신뢰성이 더 깊어졌다는 것이다.오후 1시 50분, 리하비리(rehabilitation의 약자) 담당자가 와서, 발을 올리고 내리기‧ 걷기‧손가락 발가락 움직이기 등 아주 기초적인 체력회복 운동의 지도를 받았다. 실습생이 줄곧 옆에서 도와주었다.오후 2시 20분, 전문 간호사와 실습생이 와서 휠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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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09.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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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11월 7일 목요일오전 9시 45분, 1회 장수철학국제회의장이 마련된 시즈오카현 현청으로 이동.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져 있었음. 오전 11시 30분, 시즈오카현청 제공 도시락+녹차로 중식.오후 1시, 1회 장수철학국제회의 키도히로시 ‘인구문제로서의 장수사회’, 야규마코토 ‘장수에 대한 한일 수용 비교’, 원혜영 ‘장수사회에서의 젠더’. 10분간 휴식.마쓰모토료죠 ‘중남미문명에 있어서의 생과 사’ 호사카쥰지 ‘인도문명에 있어서 나이 듦의 지혜에서 배움’, 나가마키히로치카 ‘종교인류학에서 보는 생과 사’, 그리고 이어진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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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09.1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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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10월 30일 수요일이미자의 ‘노래는 나의 생명’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마다 거의 언제나 함께 듣는 노래가 있다. 일본여성가수 고바야시 사치코의 ‘꿈의 끝에서—자오선의 꿈’이라는 노래다. 이미자의 경우와 똑같이 고바야시 사치코의 경우에도 노랫말이 좋고 노래하는 가수의 음성이 마음에 들고 여성가수만이 자아낼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고달픈 삶에 지친 얼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매력이 있다.뜨거운 마음이 하라는 대로대지를 밟고 바람에 실려생명의 날개로 산하를 넘네.자유롭게 창공을 날 듯꿈을 찾아서 걸어가자끝없는 황야를 길 없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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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08.2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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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10월 27일 일요일 오전이른 아침 산책로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제일 먼저 뚜렷하게 느껴지는 것이 남들보다 느린 나의 걸음걸이다. 많은 사람들이 느린 걸음걸이를 노화현상의 특징 중 하나로 지적한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다른 사람들의 걸음은 가령 하루에 1.5 km를 걷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그것을 채우기 위해서 걷거나 아니면 속도를 올려서 땀이 나도록 하기 위해서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든지 여러 가지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걷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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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08.0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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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10월 23일 수요일80대 여성시인 이월순씨에게 시는 무엇인가? 직업시인이나 시전문가가 쓴 난삽한 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위화감 같은 것이 전혀 없는, 평범한 노년기 여성시인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들려주는 고백시가 내게는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조용한 자극제다.시는 나의 대변자말할 수 없는 실망감에 빠져있을 때시는 어머니처럼 다가와나를 일으켜 달래주었습니다.시는베게위로 흐르는나의 눈물을 닦아주며희망을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말할 수 없는 속박감에자유를 부르짖을 때시는 해방으로 다가와나를 탈출시켜 주었습니다.이유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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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07.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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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10월 17일 목요일우리 집에서 동쪽으로 5분정도 걸으면 무심천에 이른다. 무심천에 흐르는 갈물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에 강변도로가 있다. 동쪽에는 주로 자동차가 다니는 자동차도로가 있고 서쪽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있다. 자전거를 위한 길과 산책로가 선으로 구분되어 있으나, 엄격히 지키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어쨌든 이 산책로가 내게는 청주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명소다. 매일아침-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가 아주 나빠서 외출을 삼가라는 일기예보가 있을 때 제외하고는-오전 6시 30분 전후 나가서 걷는다. 걸으면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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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0.07.12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