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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청주 청원구 정하리 가을은 그야말로 황금빛입니다. 오후 햇살을 받으며 정북동토성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도 아내와 동편 소나무와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정북동토성에는 소나무가 몇 그루 있습니다. 내가 바라보는 동편 소나무 한 그루는 인기 ‘짱’입니다. 토성을 찾은 대부분 사람들은 그 나무를 배경으로 영상물을 만듭니다. 영상물을 만드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혼자 온 사람, 연인과 온 사람, 가족과 온 사람……. 촬영 포즈도 다양합니다.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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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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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사춘기가 시작되던 열세 살 겨울, 이모와 고모까지 합친 아낙네 넷이서 오그르르 몰려오며 치마꼬리를 여민다. 박첨지네 조카딸 순임이의 진학 결심을 꺾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먹잇감 포위하듯 일단 빙 둘러싸긴 했으나 목소리가 문풍지 흔들리듯 덜덜 떨리는 표정이다. "니가 ……상급반 핵교에 들어가면……아래 동생덜 공부를 뭇허게 됭께.” 외가 핏줄이나 친가 피붙이 모두 마음이 약한지라 살얼음판 걷듯 눈치 보다가. “가뜩 흔들리는 느이 집안 말아먹는 게 자칫 거시기허닝께……."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한참을 더듬더듬 머뭇대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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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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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홍시 한입 가득 베어 문다. 달콤하고 사르르 녹는 맛을 어찌 글로 표현하랴. 탁구를 같이하는 언니가 감 고을 영동에서 홍시를 따왔다고 연락을 주셨다. 언니 곁님이 종이상자에 가득 담은 작은 홍시를 주시며 본인이 직접 따셨다고 하신다. 홍시를 보는 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어두웠던 마음마저 밝아진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으깨질까 조심조심 꺼내어 다섯 개를 먹었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홍시다. 황혼기가 되니 깊은 맛이 덤으로 온다. 높은 감나무에 고운 감이 옹기종기 매달려있는 모습이 특별하다. 푸른 하늘 속 보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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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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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난 22일 오후 3시 청주 문화제조창 잔디광장에서 열린 국가무형문화재 태평무보유자 박재희 공개행사가 성료됐다. 국가무형문화재 태평무전승회는 이번 행사를 '태평무의 날-다함께 태평무를 춤추다'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삼아 8개의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청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김진미 국가무형문화재 태평무전승회 서울지회장의 사회로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는데, 관객과 출연진이 원을 만들면서 태평의 세상을 꿈꾸고 노래하는 마지막 순서 '모두 다 어절씨구'가 마칠 때까지 진중한 아름다움과 흥겨움이 연신 넘쳐났다. 1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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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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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앞뜰에 안개가 자욱하다. 매미의 계절이 어느새 가고 거미의 계절이 왔나. 정원 이곳저곳에 거미줄이 부옇다. 촘촘하게 올을 짜서 레이스처럼 펼쳐놓았다. 거미들이 지난밤에 나무 사이에 설치미술작품을 만들어 놓았나 보다. 호랑거미와 무당거미들이다. 거미는 곤충이 아니다. 거미에게는 날개도 없고 여덟 개의 긴 다리와 머리는 가슴에 붙은 채 통통한 배를 가졌다. 나는 이 괴이한 절지동물에게 호감이 갈 리 없었다. 더구나 덫을 놓아 남을 옭아매는 기분 나쁜 동물이 아니던가. 아침 이슬이 걷힌 후에도 덩치 좋은 무당거미는 제 집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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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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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메마른 붓이 스치듯 넘나든다. 노옹(老翁)의 손에 들려진 가슬가슬한 붓끝이 먹물 한 모금으로 갈 한 목을 축이고 무채색 종이 위를 휘도는가 싶더니 메마르고 성근 수풀들이 일렁인다. 옹이가 듬성듬성 박힌 휘어진 고목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앙상한 잔가지 끝에 떠나기 싫어 머뭇대는 마른 잎들이 드문드문 매달린다. 학 두 마리가 가을 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려는지 목을 길게 빼고 하늘을 본다. 조락의 계절 스산한 동산에 있는 초옥 한 채 가년스러운데 달빛 처연한 방 안에 앉아 글을 읽는 이 그는 누구이며 무채색의 종이 위에 춤을 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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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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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인이 왔다. 직장 생활했던 포항에서 어울렸던 분들이다. 지난 봄 아들이 식당을 개업했는데 축하하러 온다는 것을 내 바쁨으로 미루었었다. 오백 리 먼 길 마다않고 찾아온 지인의 방문은 그야말로 공자의 ‘유븅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란 말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도착하면 어디를 모시고 갈까? 30년 이상 생활했던 포항에서 청주로 이사한 후 그곳 많은 사람이 내 사는 곳을 찾아왔다. 구멍가게 카페를 운영하고, 책을 넣어 둔 서고가 있다는 것이 소문났는지 차를 대절해 오기도 하고, 지나던 길에 들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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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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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문학 세미나 장이다. 발제자의 음성이 낭랑하다. 청아한 소리에 자신감까지 배어 있었다. 문우들은 발표 내용에 빠져드는 듯한데 나는 그녀의 목소리에 빨려들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앨버트 메라이언 연구에 의하면 첫인상의 38%를 목소리가 결정한다고 한다. 좋은 목소리에서 사람의 매력이 발산되는 모양이다. 처음 만난 사람의 목소리가 맑으면 마음이 투명할 것 같고, 탁하면 성격마저 답답하게 느끼게 된다. 목소리에서 사람의 성정이 묻어나오는 것은 아닐까 싶다. 사람의 발성기관이 저마다 모양이 다를 테니 목소리가 다양한 것은 당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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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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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누군가에게 말을 쏟아놓고 나면 편안해지는 때도 있다. 다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이 ‘그래, 힘들었겠다. 지금은 괜찮아?’라며 자기의 생각이나 충고를 표현하지 않고 막연히 들어줄 때 그런 기분이 든다.듣는 중에 참견하고 지적을 하고 간섭을 하는 느낌이 들면 뭔가 정리가 안 된다. 결국 말하면서 스스로 해결하는 게 말하는 사람의 힘이다. 우린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방향을 제시해준다.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내가 오래 살아봐서 아는데, 경험이 있어서 아는데 라고 말이다.불편한 편의점에 잘난 아들을 둬서 잘난 척하던 오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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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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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하퍼 리의 소설 에서 주인공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는 백발백중 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총을 잘 쏘는 타고난 명사수였다. 그러나 애티커스는 총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선하고 의롭게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그 재능을 부여한 신의 뜻이다. 그러나 인간은 종종 신의 뜻을 거스르며 살아간다.에서 미친개가 마을을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불안에 떨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백발백중 명사수인 스카웃의 아버지 에티커스가 총을 잡기만 한다면 미친개가 사살될 것을 확신한다. 망설이던 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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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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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그 마당은 천수만 가는 길목 가생이에 있었다. 그리고 밀짚방석 깔아놓은 여름밤이다. 별들이 그물망으로 넘실거리는 늦봄 저물녘이 되면 누나들이 우리 집 마당을 가로질러 오그르르 바다로 나갔다. 내려갈수록 하천의 폭이 넓어지던 끄트머리를 넘어서자마자 서해바다가 펼쳐 있었다. 누이들의 허리가 낭창낭창 싸리회초리처럼 흔들리는 어스름 달밤. “워디 간댜? 바다 귀경?”도시 사람들처럼 리아스식 해안의 밤바다 풍경 만나러 가는 줄만 알았다. 밤이슬 맞으며 소금 창고 가는 줄 안 건 훗날의 얘기이다. “후후후……그랴. 이.” 바닷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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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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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얼마전 서울 서이초등학교 여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언론에 따르면 반 아이들이 연필로 장난을 하다가 얼굴에 자국이 생겼는데 학부모들이 학교 담임선생님에게 항의를 하고 전화를 한 것이 교사 생활 2년 차인 새내기 교사가 도저히 감당을 못하고 어려운 선택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얼마나 여교사가 몸이 달았으면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요즈음 학부모들이 자기 자식만 귀하고 최고라는 생각에 앞뒤 안 가리고 항의하고 전화한 것이 단초라고 생각된다. 교직 생활 42년을 봉직한 나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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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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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우리 모두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그 홍수 속에서 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찾는 일에 골몰할 수밖에 없다. 어떤 정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보의 선택을 잘해서 크게 유익할 수도 있지만, 잘못된 정보선택으로 인해 완전히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정보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대개의 경우 정보선택이 SNS에서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게 모두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와 접속하는 경우 그 구조적 제한 때문에 확증편향(確證偏向)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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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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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계절은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다. 하늘도 푸르다. 비 온 뒤라 오늘따라 날이 더 쾌청하다.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힐링캠프. 충남 보령으로 내달렸다. 바다도 보고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갯벌체험도 해볼 요량이다. 두 시간여를 달려 도착하니 바로 물때가 맞아 급히 리조트에 짐을 풀고 갯벌로 향했다. 아무런 준비없이 왔지만 체험장에 들어서니 모든게 구비되어 있었다. 아이들 노는거나 지켜 봐야지 했던 생각과는 달리 나는 어느새 빨간색 장화에 얼룩무늬 챙이 큰 모자에 장갑, 호미, 양파자루까지 들고서 완전무장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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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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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요샌 출근을 일찍 하게 되어 책을 많이 읽게 된다. 주일엔 비가 종일 내려 갈 곳도 없어 책만 읽었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의 저자 류시화 시인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라는 새로운 사실도 알았다. 예전에 이분의 글을 읽으면 현실 도피적이며 명상에 심취하고 인도나 네팔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 그래서 책 쓰고 편하게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이 책을 읽어보니, 사람은 누구나 아픔과 상처, 흔들림, 후회하면서 성장한다는 거다."우리는 자주 오해받는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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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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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창문을 여니 새 소리가 청량하다. 창백한 새벽달이 숲속마을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는데 새들은 벌써 일어나 아침밥을 기다린다. 지난겨울부터 새 밥 주기를 시작했다. 수북하게 눈이 쌓인 겨울, 아침 설거지를 하던 중에 주방 창문을 통해 새를 보았을 때부터이다. 자식들이 제 짝 찾아 다 떠난 후 눈 속에 묻힌 산속마을에서 우리 부부는 빈둥지증후군을 애써 외면하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설거지 그릇이라야 밥공기 둘, 국그릇 둘, 김치보시기 하나, 김 접시하나가 전부이지만, 그 시간에 마주치게 된 새들의 모습은 시린 가슴에 온기를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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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7.2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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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어디선가 ‘홀로아리랑’ 선율이 귀를 열고 있다. 아프리카 악기 칼림바로 연주하는 가락이 낭랑하게 들린다. 남편이 서재에서 작은 악보의 번호를 보며, 칼림바를 연주한다. 칼림바는 계이름은 관계치 않고 손가락 번호가 악보로 사용된다. 번호에 따라 손가락을 튕기면 가락이 흐른다. 그가 천천히 연주하는 맛이 싱그럽다. 선율을 몸으로 담으며 작은 소리로 불러본다.‘홀로아리랑’은 한돌 뮤지션(musician)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1990년 서유석이 불러 알려졌다. 이 노래를 듣다 보면 편안함이 특별함으로 사근사근해진다. 친구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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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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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참 맛나다. 팥고물을 듬뿍 얹은 찰시루떡이다. 고물을 기계로 갈지 않고 손으로 찧어 부드러운 데다 통팥이 듬성듬성 한 것이 떡의 풍미를 한껏 살려 준다. 찰지고 따끈따끈한 것이 입안을 춤추게 한다. 나는 원래 떡보다. 떡에 대한 입맛도 쓸데없이 까다로운 편이다. 그렇다고 특별한 맛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아주 단순한 맛을 좋아하는 편이다. 지나치게 주무르지 않고 쓸데없는 것을 첨가하지 않은 옛날에 먹던 맛을 선호하는 편인 내게 이 팥시루떡은 입맛에 딱 맞는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만드시던 것을 상기하며 집에서 해 먹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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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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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고향이 거기에 있다. 바람에 일렁이는 청보리를 그린 ‘맥파’가 향수를 자극하고, 밭두렁 논두렁을 넘어 나붓대는 보리의 군무는 관람객을 환영한다. 서걱거리며 거친 듯 싱싱한 자태로 강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재직 시 근무처에 걸려 있든 작품이라 더 반갑고 발길이 오래 머문다. 맥파는 1978년 백양회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유명하다. 여러 곳에 산재해 있던 보리 작가 송계 박영대 화백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회다. 출근부 찍느냐는 소리를 들을 만큼 잼처 발길이 향한다.그전에는 농부가 늦은 가을 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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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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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김진식 기자]텅 빈 놀이터에 생기를 불어넣듯 시끌벅적이다. 설을 맞아 본가에 모인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한층 정겹게 들리는 오후다온 가족이 모인 자리여서일까 내 마음도 들떠있다. 잠시 후 황급히 문이 열리고 생각지도 않던 뜻밖의 손님이 등장한다. 언뜻 보기엔 너구리인지 강아지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뭔가를 안고 아이는 상기된 얼굴로 서 있다. 온 가족이 놀라며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눈 쌓인 놀이터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 틈에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까지 따라오더라는 것이다. 이 녀석이 어떻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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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식
2023.06.24 0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