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일보 유영선 기자]설 연휴가 끝나고 만난 뉴스 중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네덜란드 전 총리부부의 ‘동반 안락사’ 소식이었다. 올해 93세가 된 판 아흐트 전 총리와 부인 외제니 여사는 자택에서 나란히 눈을 감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 모두 건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적극적 안락사를 합법화한 나라다. 불치의 병에 걸린 등의 이유로 치료 및 생명 유지가 무의미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에 대하여 직·간접적 방법으로 고통없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안락사는 자살과는 다른 죽음이다.안락사가 합법적이지
풍향계
유영선
2024.02.15 17:40
-
[동양일보]재난 실장의 임무는 미호강에서 시작하여 미호강으로 끝났다. 이제 무심천 시대에서 미호강 시대를 맞이해야만 한다. “스토리(stroy)가 축적되면, 역사(histroy)가 되고, 역사는 결국 남과 비교할 수 나의 길(way)을 만든다.”라는 맞는 성싶다. 2020년 12월 31일 재난안전실장으로 사령장을 받는 자리였다. 이시종 지사께서 그동안 산림환경국에서 추진하던 미호천 프로젝트를 ‘맹 실장이 해봐’ 이렇게 말씀하는 게 아닌가.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미호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산림환경 국장이 친한 친구였는데, 친구의 자
풍향계
동양일보
2024.02.14 19:13
-
[동양일보]중고거래 시장이 고속 성장 중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 4조 원 이었던 중고거래 규모는 올 해 약 30조 원을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되며, 16년 만에 약 7배가 넘어서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야외활동보다 실내생활이 익숙해지며 중고거래 시장이 급성장했다. 또한 최근에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공유경제가 활성화 되고 소비형태가 급속도로 변화되었다. 시장경제는 고물가·저성장 기조로 접어들며 소비심리도 급속히 위축된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은 이제는 주류 시장으로 자리잡게
풍향계
동양일보
2024.02.12 18:15
-
[동양일보]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느새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설날이 오면 가족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도 먹고, 도담도담 모여앉아 소담소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작심삼일이 된 1월 1일의 계획을 다시금 돌아보는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다. 연일 치솟는 물가로 주머니는 얇아질지언정 마음만은 한없이 두툼하고 따뜻한 연휴가 되길 바란다. 얼마 전, 극단 ‘청사’에서는 신입 단원 워크숍으로 “그 여자 사람잡네”라는 공연 소식을 접하였다. 신입 단원이라고는 하지만, 잠시 쉬었다 현장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무대에 선 분도,
풍향계
동양일보
2024.02.07 17:19
-
[동양일보] 애들 온다는데 그때 니들 또 올 거지? 그새 많이 노쇠해진 엄마는 남동생들이 엄마 집에 올 때면 먼저 언니 일정을 확인한다. 네가 와야 애들 밥을 해먹이지. 구십 노인이 칠십 먹은 자식 걱정한다더니 연세 구십 가까운 엄마는 아들들이 온다면 밥걱정을 먼저 한다. 자식 끼니 걱정은 죽을 때까지 못벗어나는 엄마의 개미지옥같은 건가. 카드 한 장 들고 있으면 먹을 게 널린 시대에도 끼니 걱정 못 벗고, 그 일을 언니와 나에게까지 의탁하다니. 칠십 다 된 딸에게 구순의 노모가 육십 언저리 아들 밥 해주러 내려오라니 어째서 아들은
풍향계
동양일보
2024.02.06 17:43
-
[동양일보]지금은 정김말이 금왕면이다. 그때(1951년)는 생극면이었다 생극의 제일 끝 동네다. 그래서 꼬마들이 자동차가 생극 쪽으로 지나갈 때면, ‘생극 꼬바리 달린다.’ 고 했다. 생극의 제일 끄트머리에 있는 즉 꼬리에 있는, ‘바리’ 는 자동차를 그렇게 불렀다. 곧 ‘생극 꼬바리 달린다.’ 하면, ‘생극의 꼬리에 있는 정김말을 지나 자동차가 달려간다.’ 는 말이다. 우리 꼬마들은 트럭이든, 승용차든 지나가기만 하면 ‘생극 꼬바리 달린다.’고 크게 합창을 했다. 이 소리는 다른 동네서 들어온 애가 제일 처음 그렇게 외치던 것을
풍향계
동양일보
2024.02.05 16:56
-
[동양일보]일본이 신라를 침입한 것은 문헌상으로는 기원전 50년 경이다. 혁거세 8년에는 왜 군사가 변경을 침범하려다‘시조에게는 하늘에서 내려 준 덕이 있다.’라는 말을 듣고 스스로 물러났다는 이야기가 그 시작이다. 14년에는 왜병선 100여 척이 민가를 약탈했다더니, 또한 다른 기사는 왜병이 금성을 열흘간 포위했다가 식량이 떨어지자 돌아가는데, 왕이 수천여 명의 기병으로 추격하여 독산 동쪽에서 싸움을 벌였으나 패하여 죽은 병졸이 절반이 넘었다고 하였다. 적들은 말을 버리고 산으로 올라간 왕을 여러 겹으로 포위하는데 이때 갑자기 어
풍향계
동양일보
2024.02.04 18:22
-
[동양일보]세상을 사는 방법은 매우 많으며, 시대 변화에 따라 살아가는 삶의 목표도 변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감사하고 사랑하고 고마운 사람이 많다. 세상에 공평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세상에 공평한 것은 죽음 뿐이라고 한다. 살아가는 세상은 모든 이에게 조금씩 다르다. 다름이 불공평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지만 정말로 모든 인간이 죽는다는 사실 빼고는 세상에 공평한 것은 없다. 세상의 진리도 변하는 것이 없다는 것 뿐이다. 모든 것은 변해가며, 무생 명체인 단어도 의미가 변화되어 혼돈속의 세상에 빠트린다. 충주 인근에는 아름답고 의미
풍향계
동양일보
2024.02.01 18:06
-
[동양일보]공무원, 의회의원 등 공직자들에게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권력은 일을 이루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고, 한계를 둔 것은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게 하기 위한 것이다. 두 말 할 필요 없이 공적 권력은 공익을 위해서 쓰라고 주어진다. 공익은 세상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기에 방향은 다를 수 있지만, 공직자라면 스스로 질문하고 성찰해야 하는 그 무엇이라는 점은 어떠한 정치적 입장에서든 같다. 국회의원 선거를 두 달 여 앞두고 있다. 선거를 의식해서인지 정치가들이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주장들을 들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31 18:40
-
[동양일보]2024,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새해에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면서 저마다의 간절한 소망 한 가지씩은 빌었을 것이다. 이 소망 중에 건강과 재물 그리고 사회적 성공이 맨 앞자리를 차지했을 것이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니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올 한해 만나게 될 좋은 인연을 소망하기도 했을 것이다. 결국 삶이란 사람과 사람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키며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장시(場市)’의 풍경이 아닌가. 한국 근대문학과 예술에서 이러한 향기로운 인연으로 삶을 훈훈하게 만든 사람들이 있다. 포석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30 18:18
-
[동양일보]선거철이다. 22대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총선이 4월 10일로 다가왔다. 공천의 스톱워치가 째깍거리는 가운데 복잡한 물밑 셈법에 후보자들은 물론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덩달아 어수선하다. 당이 쪼개지고, 새로 생겨나고, 합종연행(合從連行)의 조짐도 보인다. ‘야당 대표 피습’ 같은, 전에 없던 사건이 불쑥불쑥 터지는 것을 보면 정치판의 뒷걸음질이 심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필자는 본지 칼럼을 통해서 정치 얘기는 하지 않겠노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월에 몰려있는 동네 선거 이야기는 잠시 짚고 넘어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29 18:30
-
[동양일보]시모니데스(Simonides, BC.556~BC.468)는 생애의 대부분을 궁정을 떠돌아다니며 왕의 위업을 찬양하는 노래를 지어 바치며 생활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시모니데스는 연회에 참석했다가 자신이 마지막으로 본 장면을 기억해내야만 하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연회장 건물이 무너지는 바람에 왕을 비롯한 참석자 전원이 사망하였고 하필이면 망자들을 본 유일한 생존자가 시모니데스였다. 누가 왔는지, 그가 어느 자리에 앉아 있었는지 머릿속에 맴도는 이미지들을 질서정연하게 배치하여야 했다. 혹여 우리는 엊그제 점심은 누구랑 먹었는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28 18:10
-
[동양일보]나는 전직이 외교관이었던 관계로 여러 나라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 미국, 카자흐스탄, 영국, 독일, 러시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의 순서로 살았으니 총 8개국에서 살았던 셈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내가 살아 본 나라 중 어느 나라를 가장 좋아하는지 묻는다. 나는 주로 영국과 키르기스스탄을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영국과 키르기스스탄은 서로 공통점보다는 다른 점이 많은 나라들이다. 한 나라는 경제적으로 매우 잘 사는 나라이고 다른 나라는 그렇지 못한 나라이다. 한 나라는 민주주의의 본산이고 다른 나라는 민주주의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25 18:03
-
[동양일보] 매서운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고 빙판길이 비상이다. 그 보다 더 암울한 한파는 또 있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2022년 0.78명, 2023년 0.72명으로 초저출산률 국가가 되었다. 저출산 대응에 정부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쓴 예산이 무려 380조원에 달하지만, 출산 기피는 더 심화하고 있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사교육 비용, 여성 경력 단절 우려 등으로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꺼리고 있다. 삶에 대한 가치관도 변해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것보다 나의 삶이 더 중요한 세상이 됐다. 그동안의 저출산고령화 정책이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24 17:16
-
[동양일보]아름답고 멋진 그림을 보면서 솜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유명한 화가들은 손재주로만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눈과 마음, 아니 마음의 눈으로 그린다. 프랑스의 화가 르누아르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미술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본래 도자기 공장에서 일했는데 틈이 날 때마다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 그 그림이 인정을 받아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불행하게도 그는 심한 신경통으로 손을 거의 쓸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방문객이 르누아르의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붓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23 18:38
-
[동양일보]국립충주박물관이 2026년에 열게 된다. 14개소 중 충청북도에는 국립청주박물관에 이어 두 번째다. 각종 연구 기능, 유물관 소통 기능,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 등을 수행하게 될 박물관을 선보이게 된다. 충주시를 비롯한 충청북도 북부는 폐사지를 비롯해 과거 삼국이 대치했던 중원문화권인 지역으로 많은 유물들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연구, 전시하는 곳이 드물었다. 물론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자리잡고 있지만, 이곳은 많은 유물을 전시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어서 제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탄금공원에 들어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22 18:39
-
[동양일보]바쁜 통행자를 위해 왼쪽을 비워두고 오른쪽에 서서 탑승하는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 에티켓이 양쪽 모두를 이용하는‘함께 서기’로 바뀔 모양이다.얼마 전 오송역 출장길에서, 에스컬레이터에 그려진 양측 탑승 유도 발자국을 접하며 알게 된 사실이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오송역과 대전역을 시범 역으로 정해, 에스컬레이터의 양측 모두를 이용하는 두 줄 타기 캠페인을 전개한다는 이야기다.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시작된 왼쪽 비워두기의 ‘한 줄 서기’운동은 2008년 서울지하철의‘두 줄 타기’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21 17:35
-
[동양일보]종교는 권력자들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 취급하고 끊임없이 회개하고 반성하라고 촉구한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고통받은 국민을 대변하기는커녕, 국왕과 귀족들의 편에 서서 ‘국민에게 빚을 받아내자’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성직자들이 수탈에 앞장선 것이다. 로베스피에르는 이때부터 기독교의 창조주와 예수가 아니라 이성이 지배하는 새 사회의 가능성을 고민했다. 기득권층이 섬겨왔던 것이다. 이성을 숭상하는 계몽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받은 점도 있었다. 그렇게 합리와 정의를 추구하다 보니 동조자가 생겼고, 정치적인 세가 불어났다. 혁명가는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18 18:19
-
[동양일보 유영선 기자]연초부터 내 삶이 달라졌다. 지난해는 루틴생활을 해볼까 해서 몇 가지를 정해놓고 그럭저럭 지키고자 노력했지만, 올해는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수년 전부터 서서히 진행돼 온 어머니의 인지장애가 급속히 나빠졌다. 프로그램 참석도 어려워 주간보호센터도 졸업해야 하는 단계가 됐다. 주위에 상담을 했더니, 집보다 복지시설이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요양보호사들의 전문적인 손길이 가족보다 어머니를 편하게 할 것이라며,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요양원을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충고들을 했다. 형제들과 상의 끝에 결국 어쩔
풍향계
유영선
2024.01.17 18:25
-
[동양일보]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40분이면 도착하게 되는 곳이 일본 규슈 남단에 있는 가고시마이다. 가고시마현 전체로는 인구가 약 158만명에 달하며 현청 소재지인 가고시마시의 경우 인구가 약 60만 정도이다. 가고시마에서는 도심에서 4 km정도 떨어진 사쿠라지마(桜島)에 있는 온타케산(御嶽山)의 분화 활동을 직접 볼 있는데 이는 베수비오산이 있는 이탈리아 나폴리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이국적 풍광과 따뜻한 날씨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곳이 바로 가고시마이다. 사쿠라지마 외에도 가고시마에는 센간엔(仙巌園)이
풍향계
동양일보
2024.01.16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