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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어린 시절 과수밭을 지날 때 호기심과 지나친 욕심으로 풋과실을 따먹은 적이 있다. 제대로 맛이 들지 않은 과실은 후회로 버리기 일쑤였다. 입에 즐거움을 선사하고 맛과 풍미를 줄 과실은 농부의 따뜻한 관심과 자연의 동화작용이 함께 하며 충분한 시간으로 익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지 못했던 결과였으리라! 그 시절 경험은 세월이 흘러 잘 익은 과실 하나를 얻기 위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역경을 이겨내고 비판에 익숙해지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가르침을 남겼다. 기업 투자유치를 하면서 하
프리즘
동양일보
2024.04.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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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이번 국회의원 선거도 흑색선전은 물론 상대방 비방까지 이전 선거와 다를 바 없이 이른바 ‘막장 총선 모드’가 이어지고 있다.애당초 정책 발표와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요즘 선거운동 풍토가 유권자들 눈과 귀를 가리고 입을 거칠게 하고 있다.상대방 비방은 선거운동의 기본이고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방을 모략하고 혼란하게 하는 정치적 술책인 흑색선전(黑色宣傳)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유권자들은 중상모략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선거를 원하지 않지만, ‘때가 때인 만큼’ 남을 험담해 지지 기반을
오늘의주장
동양일보
2024.04.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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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교수님이 떠나신지, 그새 49재가 되었습니다. 천지가 봄꽃 소식인데, 교수님은 무어가 그리 급하셔서 올 8월의 정년도 다 채우지 못하신 채 떠나셨습니까?한 잎 두 잎 시들어 떨어지는 꽃잎처럼 떠나셨다면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 텐데 동백꽃 떨어지듯 갑자기 한 송이 뚝 떨어져 놀란 가슴은 인생의 허망함에 빠져들게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충북대를 졸업하시고,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신 후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시다가, 충북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오셨지요. 이후 수많은 항일 독립운동 관련 논문 및 저서
기고
동양일보
2024.04.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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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정호승 시인은 1915년 12월 1일 충주시 교현동 420번지에서 출생하여 1923년 4월에 충주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보통학교를 졸업하면서 곧바로 서울의 중앙고보에 진학하였으나 좌경 서적 등을 탐독한 이유로 무기정학에 이어 퇴학을 당해 고향으로 돌아온다.1935년 다시 서울로 올라온 정호승 시인은 종로 4가에서 경충무역사란 운수사업체를 열고, 그 건물 2층에서 운영비를 전담하며 조선문학을 발간하기에 이른다. 이효석·이무영·주요섭·김소운·조용만·이헌구·홍효민 등 쟁쟁한 문인들이 창간호를 장식하였다. 순수문학이나
풍향계
동양일보
2024.04.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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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시민이 주인공인 시민사회에서 모든 권력은 바로 그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학교에서 배워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고대 인도의 승가공동체나 그리스의 폴리스 같은 작은 공동체를 제외하고는, 그 권력을 시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위임하는 대의정치가 일반적이었다.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이고, 권력 위임의 핵심 절차인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여러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다른 때와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것은 정치를 윤리의 관점에서 보
동양칼럼
동양일보
2024.04.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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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요즘 쇼츠가 유행이라고 한다. 별생각 없이 자투리 시간을 소비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재미를 추구하는 영상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시간이 남으면 대부분 휴대전화로 유튜브를 본다. 히포크라테스가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라고 했는데, 우리가 보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었다는 뉴스를 보고 동영상으로 검색하는 순간 알고리즘이 작동해 내 생각을 앞서 그와 관련된 동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니 맛집이나 음악, 영화를 검색하면 관련된 영상이 연이어 나온다. 책도 음악도
유리창
동양일보
2024.04.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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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충북 보은에서 생후 33개월 여아가 물에 빠져 숨진 사고가 벌어졌다. 신속히 대형병원에 보내 수술을 받았다면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기에 안타깝다.이번 사건으로 지역·필수 의료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이 여아는 지난달 30일 보은군 보은읍 한 비닐하우스 옆 1m 깊이 물웅덩이에 빠졌다. 아버지가 오후 4시 30분께 발견했을 때는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었다고 한다.이날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가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응급실 도착 후에도 병원 의료진이 CPR을 계속했다.약물
오늘의주장
동양일보
2024.04.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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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김미나 기자]가수 나훈아(77)씨의 마지막 콘서트 청주 공연 티켓이 판매가 시작된 3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티켓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예스24 티켓 사이트에서 오픈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됐다.오는 5월 11일 오후 3시와 7시 30분에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나훈아의 은퇴 콘서트라 앞서 인천 공연 티켓 예매와 마찬가지로 많은 인원이 몰렸다.30~40대 자녀들은 ‘효켓팅’(효도를 목적으로 하는 티켓팅)을 위해 컴퓨터 앞에 앉
기자수첩
김미나
2024.04.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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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봄꽃 축제를 앞둔 지자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개화 시기는 평년보다 수일 이른 3월 말로 예상되면서 지자체들은 축제 일정을 당겼다. 하지만 축제 직전 찾아온 꽃샘추위, 일조량 부족으로 대부분 나무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다. 청주시도 22일 예정되어 있던 ‘벚꽃과 함께하는 푸드트럭 축제’를 일주일 연기했다. 이렇게 달라진 기후로 인한 여파는 봄꽃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올해 2~3월 초 강원도 지역에 폭설이 계속되면서 일부 스키장은 폐장 날짜를 연기했고 동시에 골프장은 계속되는 눈으로 올해 개장 시점
차한잔
동양일보
2024.03.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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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한번 왔다 가는 인생의 후반전 삶에 접어들었다. 모든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목표는 엉만진창으로 사는 것이 아닌 인간다운 삶이다. 대학 캠퍼스는 춘삼월이면 MT로 술렁이고 코로나-19 이전에는 학업에 찌든 삶의 보상으로 음주가무를 즐기고 건배사로 마시고 죽자!를 외치기도 하였다. 젊은 시절 기억이고 삶의 일부로 죽음은 나와 먼 단어로 치부되는 젊은 시절의 기억이다. 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오는 세월 막을 수 없으며, 세상살이는 삼 등분 되는데, 긍정적, 부정적, 중간적 측면이다. 법정이든 일상생활이든 절대적 편향적
풍향계
동양일보
2024.03.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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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매섭게만 느껴졌던 동장군의 기세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그라 들고 이제 꽃들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4월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꽃들과의 만남이 설레이고 즐겁지만, 한편으론 봄의 불청객 즉 산불에 대한 미디어의 소식이 필자의 마음을 무겁게, 그리고 무섭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삐~~~뽀, 삐~~~뽀, 삐~~~뽀”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의 진료실은 요즘 분위기가 119 소방서다.무슨 얘기냐고?최근 불을 꺼달라는 환자가 부쩍 늘어서다. 바로 ‘화병(火病: hwa-byung)’ 때문이다.화병은 다양한 신체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의 일
동양칼럼
동양일보
2024.03.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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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의료 공백 사태가 40여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간극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며 국민을 불안에 내몰고 있다.정부는 전공의 면허정지 등 압박 일변도의 태도를 바꿔 의료계에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며 논의 의제로 △내년도 예산 △의료 개혁 4대 과제 이행 방안 등을 제시하며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의료계는 2000명 증원 철회 없이는 대화도 없다며 총파업까지 언급하며 정부를 겁박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며 강경투쟁을 언급했다.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에 오른 임현택 당선인은 "의사에게 가장 모욕을 주고 칼을 들이댔던
오늘의주장
동양일보
2024.03.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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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밤새 봄비가 흠뻑 내리던 새벽이었습니다. 하느님 품에 안기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제 눈가에도 비가 내렸습니다.양업고 교정에 숭고함, 고귀함, 우애를 말하는 하얀 목련이 피었습니다. 영원불멸의 사랑을 뜻하는 산수유도 활짝 피었습니다. 신부님께서 손수 심어놓으신 것입니다. 제 마음이라는 땅에는 이제 신부님의 웃는 얼굴이 만발하려 합니다.신부님은 하느님께 선택된 분으로, 평생을 가톨릭 사제이며 교육자로 사셨습니다. 특히나 학교 밖 아이들에 관심을 가지셔서 1세대 대안 교육 특성화 학교인 ‘양업고등학교’를 설립하고 15년간 교장으
기고
동양일보
2024.03.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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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데에 반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지역 거주민이면 생존이 걸린 문제이니 더욱 절실하게 이 생각을 지지할 것이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친다. 그 공약들이 효과를 가질지는 별도로 따져 볼 문제지만, 수도권 특히 서울 중심의 경제구조를 발전시켜 온 한국사회에서 지역경제 살리기는 모두가 걱정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지역경제 살리기에 대해서 많은 이들의 태도는 이중적이다. 모순과 이중성이 인간됨의 특성이자 존재조건이라는 철학적 설명도 중요하다고
풍향계
동양일보
2024.03.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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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최근 50년 전보다 남성의 정자 수가 50% 감소 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정원, 잔디, 농산물에 사용되는 살충제에 항시 노출되는 농업인들의 정자 농도가 현저히 낮다는 내용이다. 정자수 감소 원인은 농산물에 노출된 유기인산염과 N-메틸카르바메이트 등 살충제라 한다. 이런 살충제들은 가임능력, 남성의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치는데 일상 먹거리에도 210종 살충제가 사용되기에 아이를 갖고 싶다면 살충제 노출을 줄이기 위해 유기농을 택하고 과일은 물로 씻고 껍질을 벗겨 먹으라고 권했다.화학물질 중 호르몬들과 유사하거나 호르몬의 작
동양칼럼
동양일보
2024.03.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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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28일 시작됐다. 민의를 대변하고 법치주의의 출발인 입법권을 쥔 국회의원 선출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유권자들은 선거일인 다음달 10일까지 국민 앞에 겸손하고 소신을 지킬 줄 알며, 제대로 민의를 읽으면서 한편으론 거기에 매몰되지 않는 선량과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짙다.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이 합니다. 지금! 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정책 집행력을 가진 '여당 프리미엄'을,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슬로건을 '못살겠다 심판하자'로 내세워
오늘의주장
동양일보
2024.03.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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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문향, 생거진천을 말할 때 한국근대문학과 디아스포라문학의 선구자인 포석을 필두로 지나칠 수 없는 또 한 사람의 인물이 바로 표암(豹菴) 강세황(1713~1791)이다. 그도 송강처럼 진천에 ‘사거진천(死居鎭川)’으로 와 영면한 인물이다. 그러나 송강과 달리 부모 사후 6년 동안 ‘시묘(侍墓)살이’를 했기 때문에 생전에 진천과 직접적인 인연이 있었다. 강세황은 단원 김홍도의 스승으로 일반에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조선 후기 영정조 시대의 빼어난 화가며 명실상부한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로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풍향계
동양일보
2024.03.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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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미국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인 ‘마크 맨슨’이 한국인들은 경제·문화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면에는 깊은 우울증 문제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유교와 자본주의의 장점을 무시하고 단점을 극대화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국인들은 자본주의의 최악의 단면인 현란한 물질주의와 돈벌이에 대한 집착을 강조하는 반면, 가장 좋은 부분인 자기표현과 개인주의는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서현 작가는 한국사회는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심하고 완벽주의자가 많다고 했다. 만약 100점을 맞지 못하면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어
동양칼럼
동양일보
2024.03.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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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전국 초교 가운데 올해 입학생이 한명도 없는 학교가 150곳이 넘었다. 초교 1학년 입학생이 ‘0명’인 학교는 전북지역이 34개교로 가장 많았고 충남도 14개교나 됐다. 2026년에는 전국이 사상 처음으로 30만명 이하가 될 것이라 한다.26일 충남연구원 윤정미 박사는 충남 전체 마을 중 32%가 소멸위기에 놓였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도내 4394개 행정리 중 1408곳이 소멸위기마을로 분류됐다.시·군별 위기마을 비중은 서천이 63.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부여 56.4%, 홍성 45.7%, 예산 38.9%, 서산
오늘의주장
동양일보
2024.03.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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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예식장을 다녀오는 길이다. 제자 녀석이 장가가는 날이다. 모처럼 화들짝 갠, 봄볕이 좋아 걷기로 했다. 먼 길로 돌아오기로 한 것이다. 냉이가 있다. 꽃다지도 눈에 띈다. 구슬쟁이도 탐스럽게 얼굴을 내밀었다. 콩덕석도 장구잽이도 봄볕이 좋은지 반질반질한 잎들이 빛난다. 봄나물 이름들이 예쁘다. 사실 이들 이름의 유래나 이유는 모른다. 밭 가장자리에 봄나물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 잡고 있다. 이 촌스러운 아니 요즘 사람들이 기억해 내기 어려운, 쉽게 함부로 지어진 듯한 이름들. 사실 이 콩덕석이나 장구잽이의 표준어는 무엇
동양에세이
동양일보
2024.03.26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