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작년 9월28일 낮 12시쯤, 서울 지역 한 대학생이 “학교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줬다”며 112에 신고했다. 김영란법 관련 첫 위반신고였다. 이 학생은 학교와 이름 등 구체적 정보를 밝히지 않아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이 한통의 전화는 김영란법이 몰고 올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우리사회의 살얼음판 모습, 그 단면이었다. 캔커피도 마음놓고 한잔 얻어 마실 수 없는 세상.김영란법 시행으로 농·수·축산업계와 외식업계가 타격을 입어 아우성이지만 더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사회에 독버섯처
동양칼럼
동양일보
2017.07.25 21:44
-
마을 어귀 양달 진 곳에 세 두락의 밭이 있다. 양 노인(양한정)의 밭이다. 양 노인이 스물일곱 적에 사들였다. 그때 마을의 동갑내기 홍선이가 귀띔을 해주었다. 홍선이 할아버진 마을 한복판을 차지한 유일한 기와집의 마름(땅주인을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을 살았었다. 그러니까 홍선이 할아버진 그 기와집의 토지를 훤히 꿰뚫고 있었고, 마을사람들 특히 소작인들에겐 정작 기와집 마님보다도 더 우대를 받고 있었다. 그 마름의 세도 때문이다. 말이 있다. ‘우는 애와 마름에게는 못 당한다.’ 는. 그런 홍선이 할아버지가 아들인 홍선이
풍향계
동양일보
2017.07.25 21:39
-
제복을 입고 국민에게 봉사하겠다고 경찰에 첫 입문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퇴임을 1년여 앞두고 대한민국 중심도시 충주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충주는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처음 경찰생활을 시작한 곳이라 느낌이 남다르고 열정과 애착이 넘치는 고장이다.충주경찰서장으로 부임해 어떻게 하면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 시민을 직접 만나 물어보고 문제점이 도출되면 직원들과 함께 많은 고민을 했다.경찰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정작 시민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주민들
동양에세이
이길상
2017.07.25 21:19
-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지난 16일 투하된 물 폭탄으로 주택과 차량은 침수됐고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나는 등 충북의 수해지역은 한 마디로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충북은 무재해 지역으로 불릴 만큼 타 지역에 비해 재해가 없던 터라 피해지역 주민들의 충격은 매우 컸다.더욱이 물난리 중에도 외유성 유럽연수를 떠난 도의원들로 인해 망연자실한 이재민들은 두 번 울어야 했고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가운데 지난 22일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은 청주시를 비롯해 괴산, 보은, 증평, 진천군 등 충북지역을 대상으로 특별재난지역
기자수첩
조석준 기자
2017.07.25 18:52
-
칠월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여름휴가를 떠 올린다. 그러나 예전엔 누구나 제헌절을 떠올렸었다. 금년 제헌절은 69주년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법을 제정한 제헌절을 망각해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엄연한 국가의 주요한 4대국경일 중 하나인데 도로에 게양된 태극기만이 자동차물결에 나부낄 뿐 대다수 시민들은 관심이 없는 듯하다. 아마도 법과 원칙을 밥 먹듯 어기는 정치인, 경제인, 사회지도층인사들에게 신물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기본이 되는 헌법을 만들어 널리 공포한 날이 제헌절이다. 1948년 7월 17일 헌법
동양칼럼
동양일보
2017.07.25 18:41
-
사람의 내면은 감성과 이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을 각각 독립된 축으로 삼아 베풀어진 좌표평면이 인생이란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독립변수의 장이다. 인간은 이 평면의 어디엔가에서 생의 매 순간마다 감성과 이성의 좌표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인생이란 새로운 축을 생성해 나간다. 감성과 이성이 같은 독립변수이면서도 서로 다른 축으로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인생이란 생산물을 제조함에 있어서의 기본 조건인 ‘현실’에 대한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전주의와 사실주의라는 예술사조가 있다. 낭만주의, 추상표현주의, 초현실주의
풍향계
동양일보
2017.07.25 18:39
-
(동양일보) 지난해 9월 처가댁 방문차 부모님을 모시고 미국에 열흘간 다녀온 적이 있다. 신혼여행 이후로는 첫 해외여행이라 출발 두 달 전부터 얼마나 설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막상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는 입국심사가 걱정이었다. 영어를 잘 할 줄 모르는 터라 입국심사를 어떻게 통과할지, 행여나 말이 안 통해 붙잡혀 있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 교포인 아내가 대신 설명을 해준 덕에 나와 부모님은 무사히 입국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그 당시 입국심사를 담당하는 직원이 얼마나 친절했는지 모른다
프리즘
동양일보
2017.07.24 21:52
-
(동양일보) 요즘 농촌에서는 고령화 및 고된 일을 기피하는 사람들로 인해 일손을 구하기가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청주시는 여러 농가에 도움이 되고자 4개 구청 농축산경제과와 면·동 주민센터에서 일손 돕기 창구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농가에서 일손 돕기를 요청했고 여러 농가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필자는 올해 농촌 일손 돕기에 두 번 참여해 현장에서 복숭아 솎기작업을 해보았다. 현장에 도착해서 넓은 복숭아 과원을 보니 걱정이 앞섰다. 넓은 과원을 세 명이 관리하는 실정이라 일손 도움 없이는 수확에 어려움이
프리즘
동양일보
2017.07.23 22:10
-
지난 6월말 공주시청 정년퇴임식장에서 사회자가 한 마디하라고 하기에 “은퇴는 영어에서 타이어를 갈아 끼울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노후타이어를 새로 갈고 멋진 드라이브를 하시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얼마 전 ‘아버지의 고백’을 읽었다. 한평생 가족을 위해 매일같이 집과 회사만을 30여년 다니다가 정년퇴직한 분의 소회를 정리한 글이다. 이 이야기 속 그는 얼마 전 신입사원에서 고참 부장이 될 때까지 30년 이상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했다. 그날 저녁 직원들이 마련한 송별회를 마치고 늦게 귀가해 잠이 들었다.다음날 아침 눈을 떴
동양에세이
유병덕
2017.07.23 20:47
-
(동양일보) 사상 최악의 물난리 속에서 충북공직자의 가벼운 처신이 잇달아 도마 위에 올랐다. 외유성 유럽연수를 떠났다가 이를 비판하는 국민을 설치류인 레밍에 비유해 공분을 샀던 김학철(충주) 충북도의원이 23일 동료의원과 새벽에 귀국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면서 논란이 됐던 행정문화위원회 의원 4명 모두가 귀국했다.자유한국당은 사상 최악의 수해 상황에서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물의를 일으킨 김 의원과 박한범(음성1)·박봉순(청주8) 도의원에 대해 지난 21일 당원 제명조치까지 했다. 한국당은 비판여론을 의식해 당무감사위원회를 소
오늘의주장
동양일보
2017.07.23 20:15
-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이현수학장) 31개 연합국의 ‘명령’에 가까웠던 베르사유 강화조약으로 민족적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게르만 민족. 그 틈새를 이용한 집단적 자기의식의 기저로 태동된 나치즘은 인간의 집단 오류에 대한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이다. 오늘날 성찰과 지성으로 대표되는 독일 민족이 현혹되었다 기엔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나치즘의 사회적 유토피아 선동은 실상, 타민족의 노예화와 착취를 전제로 한 혹세무민이었다. 이를 통해 독일 민족의 생존권과 유럽 지배를 목표로 하는 과정에서 나치즘이 자행한 전대미문의 반인류
동양칼럼
동양일보
2017.07.23 20:14
-
(박 종 호 논설위원 / 청주대명예교수) 어느 나라이건 정권이 교체되면 국정이 지향하여야 할 좌표 및 비전을 비롯하여 국정목표 및 전략과 세부이행 과제 등이 새로이 제시되고 정부조직의 개편이 이루어진다. 5월 10일에 출범한 제19대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5대 국정목표, 20대 국정전략, 100대 국정과제 등을 발표하였고 정부조직을 17부5처16청에서 18부5처17청 으로 변경하였다. 그러나 이번 새 정부가 발표한 정부운영의 국정목표나 정부조직 등도 예전과 다름없이 정책의 모호, 마찰 및
풍향계
동양일보
2017.07.23 20:13
-
부탄(BHUTAN)왕국을 향하기 전 나는 조금 혼란스러웠다.이제까지 결코 적지 않은 나라를 여행했지만, 여행을 주선한 청주 푸른여행사에서 보내준 여행준비물 목록 첫 줄에 튜브형고추장,김,오징어채,깻잎,컵라면, 햇반 등을 준비하라는 내용이 눈에 거슬렸다. 여행사로 전화를 했다. 준비물 10가지 중 먹을거리를 제일먼저 제시한 까닭이 있을 것이어서 캐물었더니 채식을 주로 하는 국가여서 만약을 위한 배려란다. 언제나 현지식에 잘 적응하는지라 배려차원이겠거니 하며 짐을 챙겼다.‘용의 나라’라는 뜻을 지닌 부탄, 얼마나 가고 싶었던 곳인가.
동양에세이
임창재
2017.07.20 20:49
-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지난 16일 내린 폭우로 청주 등 충북 일부지역과 충남 천안지역의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충북도는 20일 폭우로 인한 잠정 집계한 피해액이 295억 600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시군별 피해액은 청주 148억2000만원, 괴산 70억200만원, 보은 36억3000만원, 진천 15억3000만원, 증평 13억4000만원이다. 도는 복구비용만도 1061억으로 예상했다.천안시도 이날 잠정 피해액 규모가 533억 4600만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피해신고 누락과 동부지역 오이재배농가 피해 등을 고려하면
기자수첩
최재기 기자
2017.07.20 20:40
-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사자성어(?)를 고른 다면 단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자기 눈의 들보는 못 보면서 남의 눈의 티끌은 잘 본다고 한다. “남을 탓하듯이 나를 탓하고, 나를 용서하듯이 남을 용서하라.”고 했다. 과거 야당하던 시절과 지금 여당하는 시점에서의 판단 기준이 너무도 다르고, 과거 여당하던 시절과 지금 야당하는 기간의 판단 기준이 너무도 다르다. 과거 한미 FTA 반대하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당시 FTA 담당했던 관료는 마치
동양칼럼
동양일보
2017.07.20 20:39
-
(동양일보) 충남 천안시 동남구 유량동 일원에 1200세대가량의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A지역조합추진위원회 관계자가 조합원들의 계약금을 가지고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A지역조합추진위원회은 지난해 8월부터 동남구 유량동 일원에 총면적 6만1986m²의 부지에 1245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하겠다며 대대적인 조합원 모집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 조합원이 "조합원들이 낸 계약금을 주택조합추진위원회 관계자가 갖고 잠적했다"며 천안시에 민
오늘의주장
동양일보
2017.07.20 20:37
-
(김 택 중원대 교수) 지난 주말 충북지역에 내린 폭우로 충청북도 청주지역은 도시기능이 마비되고 주민들이 물난리로 인해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집중호우로 주민들은 두려움과 불안에 떨었다. 청주만이 아니라 증평, 진천, 괴산, 세종시, 천안까지 물 사태를 겪었다. 이와 같은 갑작스런 재해로 인해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차량침수, 열차운행중단, 도로파괴, 정전, 주택훼손 등 각종 피해가 발생했는데 충북소방본부에 접수된 침수신고만도 500건이 넘고 있고 충남도도 550여건이나 된다고 한다. 충북도청은 800여
풍향계
동양일보
2017.07.20 20:35
-
(동양일보) 미국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을 통해 2009년부터 한국전쟁 휴전일인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휴전일'로 지정하고 조기를 게양하도록 했다.미국의 국가 기념일 중 조기를 게양하는 기념일은 5월 마지막 주 월요일 '참전용사 추모일'과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일’이다.늦었지만, 우리나라도 2013년 7월 26일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7월 27일을 국가기념일인 ‘유엔(UN)군 참전의 날’로 지정하여 유엔(UN)참
프리즘
동양일보
2017.07.19 21:57
-
(이현섭 충북혈액원 제제공급팀장) 기업은 적정한 물품 재고를 보유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신속한 물품을 공급하고 또한 생산의 작업 흐름을 중단 없이 원활하게 하여 생산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원도 의료기관에 수혈용 혈액제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 혈액제제별, 혈액형별로 적정한 양의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 2012년 7월 개발한 혈액수요예측 프로그램으로 과거 일정기간(1~3년) 동안의 의료기관 혈액 공급 실적을 분석하고, 혈액제제별 공급증가율과 공급변동 요인 등을 분석한 후 적정한 혈액제제 재고 기준을 설정하
의학칼럼
이현섭
2017.07.19 20:57
-
(신기원 신성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얼마 전 우연히 시의원과 이야기하다 월급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그 의원은 시의원의 경우 매월 지급받는 의정활동비, 여비, 회기수당을 합쳐봤자 연 3천만 원 조금 넘는데 쓰는 돈은 5천만 원이 넘는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사실상 지방의원 대부분은 빚 좋은 개살구이자 속빈 강정이라고 하였다. 임기를 마치고 나면 빚만 남는 것이 지방의원이라고도 하였다. 지방의원들이 부정이나 비리에 연루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된다는 언급도 하였다. 과거 의정비심의위원회 위원을 맡아봤던 입장에서 이러한 문제는 구
풍향계
동양일보
2017.07.19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