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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혁명은 낭만주의자가 시작한다던가, 앞으로 올 좋은 시절을 가장 크게 생각한다는 말도 될까. 역사 속 혁명에는 체제 전복할 열망과 그걸 막으려는 폭력이 등장한다. 폭력으로 치자면 전쟁만 할까마는. 우리의 촛불같은 무혈이 아닌 무서운 전쟁 이야기가 자주 자꾸 들려온다. 해를 넘기며 전쟁 끌고가는 나라도 있다.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데 우리도 백척간두일까.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고 멍청한지, 지난 이십 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에서 확인했음에도. 제 정신이라면 누가 그런 전쟁을 시작할 수 있겠냐고, 그것도 몇십 년 상관에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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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10.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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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한반도 남부에 뿌리를 내렸던 작은 나라들의 연합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제45차 회의에서 한반도 남부에 분포되어있는 고대 가야 유적인 고령 지산동, 경남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성 송학동, 합천 옥전,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등 7곳을 묶은‘가야고분군’(Gaya Tumuli)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것을 결정하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비롯하여 16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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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10.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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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인생이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며, 삶의 행위도 혼자 왔다 혼자 간다. 살다보면 둘이 셋이 되고 넷이 되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홀로 남게 된다. 중년기 이후의 삶에 있어 우리는 빈둥지증후군이라는 말을 들어본다.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겪어야 하는 아픔이고 슬픔이며 이겨내야만 한다. 그리고 세상은 돌고돌아 누구나 느끼며 공감하는 감정으로 아픔은 상쇄한다. 함께하는 공감의 아픔은 1/n로 줄어들며, 홀로 겪는 아픔은 크다. 홀로 태어나 성장하고 결혼하고 자식 낳고 그리고 부모와 이별하고 자식들이 결혼하여 부모와 독립하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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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10.0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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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오는 10월 9일은 한글 반포 577돌이 되는 한글날이다. 577년 전, 조선 4대 임금인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했다. 그로부터 불과 45년 남짓한 시기에, 지금으로부터 530여 년 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당시 훈민정음)편지가 발견되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나신걸 한글편지’다. 2011년 5월, 대전광역시 유성구 금고동에 있는 안정나씨(安定羅氏) 선산 분묘에서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이 편지를 ’나신걸 한글편지‘라는 이름으로 지난 3월 9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등록했다. 출토된 지 12년 만에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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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10.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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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추석이 막 지났다. “교통체증을 뚫고 부모님을 뵈러 가야 하냐, 굳이 추석에?” 라는 말을 동기에게서 들었다. 추석 전 주에, 혹은 나중에 만나도 되는 가족이지만, 다른 주말엔 늙은 부모를 홀로 두어도 괜찮은데 추석에는 그러기 미안하다. 다들 가는 소풍을 못 가고 남겨진 아이처럼 우리 부모가 버려진 느낌이 들까 봐. 실제로 명절에 여행 가는 이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건 어행에 부모와 함께 하거나 다른 형제들에게 부모를 맡길 수 있거나 부모가 나름대로 시간을 즐길 만큼 젊다면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명절에 나이든 부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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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10.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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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향유고래는 운명을 예견하듯 머리를 야릇하게 좌우로 흔들면서 내달리고 있었고, 앞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사방으로 퍼지는 거품으로 넓은 띠를 만들고 있었다. 그 모습은 박해에 대한 보복, 험악한 복수, 영원한 악의로 넘치고 있어 산 사람의 힘으로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 모든 것이 무너졌고 바다의 커다란 수의(壽衣)는 5천 년 전에 굽이치던 것과 마찬가지로 굽이치고 있었다.” H. 멜빌(1819~1891)의 『모비딕』에서 유일한 생존자인 이스마엘은 관(棺)으로 만든 구명부표를 잡고 버텨서 살아남았다. 고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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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10.0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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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나는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13일까지 전주문화재단의 의뢰로 동아시아문화도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중일 현대미술 교류전을 진행했다. 그 전시를 준비하던 중 5월 초 충북문화재단의 의뢰로 대성로 122번길 예술로 행사도 기획을 하게 되었는데 전주 전시를 준비 하던 중 알게된 일본 교토를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오쿠나카 아키히토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대성로를 예술의 거리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 9월 2일과 3일 양일 간 대성로122번길 일대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오쿠나카 아키히토 작가는 다이크로익(무지개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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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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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이번 탐사를 정리하면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느꼈던 소회의 일단을 말하고 싶다. 우선 탐사 전에 중앙아시아에 대해 갖고 있던 근거 없는 알량한 편견이 깡그리 깨졌다. 이는 동행한 대부분의 일행들의 인식의 변화였다. 세계 9번째 국토의 넓이를 자랑하는 카자흐스탄은 남한 면적의 27배 크기를 자랑한다. 도시 중심을 벗어나면 펼쳐지는 긴 평원과 스텝은 필자와 일행들이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장엄하고 황홀한 육지의 바다였다. 모든 것을 교환가치로만 여기는 자칭 문명인들에게는 땅의 경제성이 가치 기준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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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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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졌다. 어느새 한가위 명절이 코앞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날 수 없었던 코로나 상황이 이제는 알게 모르게 일상에 많이 스며들었다. 명절에 일부러 찾아 가기 보다는 조금 더 일찍 서둘러 붐비지 않을 때 고향도 다녀온다. 정작 명절엔 가족들이 함께 만나기 보다 여행가는 일이 많아진 듯하다. 그래도 또 명절이 온다. 명절 밑에 결혼식이 있어 서울에 있는 예식장을 가야 했다. 모바일 청첩장을 받고 보니 자차보다는 기차가 나을 것 같았다. 모바일로 KTX 차표를 사고 그 차표를 또 함께 갈 분들에게 O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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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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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1.48, 1.22, 0.84, 0.78, 그리고 0.6, 이 숫자에 대해 익숙한 독자도 있을 것이고, 아무리 봐도 무슨 의미를 갖는 숫자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과연 무엇을 나타내는 숫자일까? 그렇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출산율 통계에 대한 숫자다. 출산율 계산법 중의 하나로 15세부터 49세까지의 가임연령기의 여성이 자신의 생애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숫자를 합한 출산율이 있다. 합계출산율(TFR, Total Fertility Rate)이라고 하는데, 그 출산율을 적어본 것이다. 우리나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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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2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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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아직은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뜨거운 햇빛과 맑고 파란 하늘은 곡식을 여물게 하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다. 곧 수고와 땀의 결실을 거두며 기뻐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삶의 여정도 다르지 않다. 그동안 최선의 노력을 한 결과를 점검하면서 부족함을 채워야 할 시점이다.성경에 보면,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회개를 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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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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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25호인 삼회향놀이는 영산재 등의 본 의식이 끝난 후 뒷풀이 형식으로 베풀어지는 가무를 겸한 연희의 한 형식이다. 제의식에서 예술성을 가미한 삼회향은 본 의식에 참여하였던 모든 대중이 의식에 사용하였던 각종 기물을 들고나와 한판 야단법석을 벌이는 것이다. 단양군의 대표적인 민속축제로 손꼽혔고 구인사성보박물관과 연결하여 단양 전통문화의 상징으로 자리하였다. 삼회향놀이는 수행 방향 곧 탑돌이 형태로 돌려서 모아지게 해야 하는 세 가지인데 중생회향, 보리회향, 실제회향이다. 삼회향놀이의 기원은 고려시대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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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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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명문가(名門家)의 기준이 있을까?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이름있는 문벌, 또는 훌륭한 집안’ 혹은 ‘이름난 좋은 학교’를 명문(名門)이라 하고, 전자의 경우 ‘명벌(名閥)’로 함께 쓰면서 ‘명문가’를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가 높고 학식과 덕망을 갖춘 훌륭한 집안’으로 자세히 풀고 있다.명문가란 국가, 시대, 환경, 문화 등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되는 유기체 같은 것일 테지만 일반적으로는 사회적 존경뿐 아니라 높은 지위와 학문적 명망을 갖춘 가문이나 가계 구성원의 연속성 및 업적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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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1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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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문화예술 한류가 시작됐고, 우리나라 문화예술도 지구촌 이목을 받기 시작했다.한반도 중심도시 충주는 중원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문화적 가치 재조명과 도심 활력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펼치고 있다.또 지역 예술인과 함께 충주중원문화재단이 변화하는 예술환경 속에서 지역 작가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프로그램개발에 집중,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안정성 확보와 질적 확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여건을 만들고 있다.하지만 철저한 빈곤의 악순환 문제를 풀지 않고는 문화예술도시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여러 가지 해소책 가운데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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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1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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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9월3일 일요일 저녁,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주변엔 깔끔하게 머리를 묶어 올린 여학생들이 떼를 지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교복이 각각 다른 것을 보면 여러 학교의 학생들 같아 보였다. 무대에 오를 학생들 같아서 공연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무용공연을 보기 위해 온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이라고 했다. 7시 공연시간에 맞춰 아르코예술극장 대공연장으로 들어서니 거리에서 만났던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우리는 같은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이었던 것이다.공연장은 매진, 만석이었다. 다음날 아침 떠나야하는 비행기 짐도 꾸리지 않은 채 달려간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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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선
2023.09.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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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교육개발원에서 발간한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는 2003년 7,240명에서 2022년 17,760명으로 약 2.5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계열별로 살펴보면 공학계열이 2003년 1,758명에서 4,688명으로 자연계열이 1,425명에서 2,890명으로 증가하였고 인문사회계열이 1,627명에서 4,949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예체능계열에서는 2003년 220명에서 2022년 1,666명으로 8배가량 증가하였다. 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고등교육의 양적 팽창으로 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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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1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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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서울 신림역과 경기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과 서울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이후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된 가운데 유동인구가 많은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공공장소에서 ‘흉기난동’으로 오인해 대피하는 소동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월 24일에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열차 안에서 한 외국인 승객이 쓰러지자 승객들이 칼부림으로 오인해 대피했다. 이틀 뒤에는 1호선 열차 안에 흉기를 소지한 승객이 있다는 오인 신고가 있었다. 또 9월 5일과 6일에는 열차 안에서 나온 비명을 듣고 ‘흉기난동’사건이 벌어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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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1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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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인 가을이 되었다. 가을, 말이 살찌고, 하늘이 높은 계절이 온 것이다. 그리고 여름과 가을의 문턱인 8월 말, ‘2023 청주 문화재 야행’은 관광객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여름의 열대야보다 더 뜨겁게, 가을의 선선한 바람을 맞는 것처럼 기분좋게 행사가 성료하였다. “청주 문화재 야행”은 해를 거듭할수록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의 공존이 이루어지면서 콘텐츠의 발견과 재발견, One Source Multi Use의 장점을 활용한 콘텐츠의 확장 측면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고, 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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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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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1.4후퇴로 피란길에 오른 지 2달 만에 음성군 정김말에 도착했다. 금왕읍(金旺邑), 일명 무극(無極)에서 동쪽으로 다리 하나 건너면 정김말이 나온다. 그때(1951년)에는 생극면이었다. 지금은 금왕읍이다. 원명은 정짓말인데 그때는 정김말로 통했다. 입구에 커다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이 마을을 지킨다. 우리가 이 정김말에 1951엔 2월에 도착했는데 우리가 머리를 두고 온 창연네는 피란을 가고 빈 집이었다. 우리는 죽산을 거쳐 삼성쪽으로 왔으나 창연네는 진천을 거쳐 이월, 광혜원 쪽으로 피란을 가서 우리와 길이 엇갈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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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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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바닷가에 가로등이 많으면 좋겠다. 일몰이면 길게 늘어선 가로등마다 정다운 눈빛처럼 제 밑을 환히 비추고 있으면 좋겠다. 해변에는 남은 여름을 아끼며 탕진하는 이들이 그 아래 오고 가면 좋겠다. 텐트나 캠핑카에서 분주히 저녁을 해 먹고 한요해진 이들이 모래밭으로 나와 일몰에 젖고, 어쩌다 바다를 찾아나선 이들이 한 풍경에 있으면 좋겠다. 청춘들의 밀어와 아이들 웃음소리와 사람이 기르는 동물들이 며칠은 더 소담스럽게 어울렸으면 좋겠다. 불볕이 들락이고, 사선으로 드는 햇살이 비추면서 가는 계절과 오는 시절이 한동안 섞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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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3.09.06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