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양은 나보다 어리지만 존경해줄만한 선수"

 

박태환(23·SK텔레콤)의 세 번째 올림픽이 모두 끝났다.

박태환은 4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4분50초61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하고 이번 대회를 모두 마쳤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딴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는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두 개의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남자 선수가 올림픽에서 2회 연속 2개 이상의 메달을 딴 것은 박태환이 처음이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태환의 첫 마디는 "홀가분하다"였다.

그는 "메달을 못 따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고 어제 예선 때보다 좋은 기록을 냈다"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박태환은 2위를 계속 달리는 등 초반 레이스는 좋았다. 그는 "1,000m쯤 가니까 많이 힘들더라"고 털어놓았다.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박태환의 라이벌인 쑨양(21·중국)은 14분31초02의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출발 때 운영진의 실수가 있었던 듯 먼저 물어 뛰어들었다가 다시 출발대 위에 서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종전 기록(14분34초14)을 3초12나 줄이는 엄청난 스피드를 뽐냈다.

박태환은 쑨양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출발 때 얼마나 당황이 되었겠나. 오히려 나도 당황했는데…"라면서 "그러고도 세계기록을 깬 것을 보면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존경해줄 만한 선수다"라고 추켜세웠다.

박태환은 "이겨보고 싶지만 이미 나보다 실력이 월등히 앞섰다"면서 "쑨양이 앞으로 더 좋은 기록을 세워 아시아 선수로서 한 획을 그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첫 출전 경기였던 지난달 28일 자유형 400m 예선 때 실격처리됐다가 판정이 번복되는 우여곡절을 겪고도 그날 오후 결승에서 은메달을 땄다.

박태환은 "첫날 일에 대해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의 도움과 격려로 뜻깊은 메달을 땄다. 아마 가장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래저래 이번 올림픽에서 많은 일이 있었는데 내게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일단 7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인 박태환은 "올림픽 준비로 올해 거의 가족과 있지 못했다. 부모님, 누나와 함께 시간을 가지면서 앞으로의 계획도 세워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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