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영 12대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밤(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별세했다. 향년 89세.

5.16쿠데타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고인은 같은 해 5월20일 군사혁명위원회 의장, 계엄사령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국방부 장관으로 추대됐다. 그러나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6월6일 해임된 뒤 8월22일 중장으로 예편했다.

이후 반혁명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돼 1962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5월 형집행 면제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고인은 1969년 미 미시간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93년까지 미시간대 정치학 교수를 지냈다. 은퇴 후에는 부인과 함께 플로리다에 거주해왔으며 수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병을 앓아 왔다.

고인은 그동안 5.16 당시 쿠데타 음모를 미리 알고도 묵인·방조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그는 40년만인 지난 2001년 발간한 회고록 ''망향''에서 쿠데타 세력의 음모를 사건 발생 하루 전에야 파악했을 정도로 박 소장과 쿠데타를 모의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쿠데타를 사전에 알고 지원 혹은 방조했다고 보는 것은 쿠데타 세력에 의해 날조된 역사에 따른 오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시 회고록에서 "육군을 지휘하는 책임자로서 쿠데타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쿠데타가 일어난 뒤에도 이유가 어찌됐건 진압하지 않았다. 그뿐이랴. 사태를 수습해 조속히 원상으로 복귀시키려 했던 일마저 실패했다. 즉 나는 참모총장으로서 연달아 세 번이나 실패를 범한 것이다. 이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 되고 말았다"고 후회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에 학도병으로 끌려가 중국에서 일본군 장교로 근무했다. 6ㆍ25전쟁에 참전했으며 육군참모차장, 제2군 사령관 등을 거쳐 1961년 육군참모총장에 올랐다.

유족으로는 부인 백형숙씨와 아들 효수(재미 개인사업)ㆍ경수(의사)ㆍ진수(개인사업)ㆍ완수(의사)씨와 딸 윤화(미 아이오와대 의대 교수)씨 등 4남 1녀가 있다.

장례식은 오는 8일 미국 LA에서 가족장으로 열린다. 국내 연락처=02-798-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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