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선머슴 연기…변신 성공

 

 

 

“방이숙을 연기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전까지는 ‘나한테는 색깔이 없나?’ ‘난 한가지 이미지밖에 없나?’ 고민하며 움츠러들었죠. 그런데 방이숙 덕분에 이젠 또다른 역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조윤희(30)는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시종 환하게 웃었고 말에서는 즐거움이 묻어났다.

“제가 원래 칭찬받아야 잘하는 스타일이거든요”라며 수줍게 미소지은 그는 요즘 ‘방이숙’이라는 이름으로 살며 데뷔 10년 만에 가장 큰 사랑과 주목을 받고 있다.

최고 인기 드라마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에서 털털한 선머슴 같은 여자 방이숙을 연기 중인 그를 최근 을지로에서 만났다.

“보이시한 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고는 다녔지만 실제로 이런 이 올 줄은 몰랐어요. 게다가 이렇게 쇼트커트까지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고요. 그런데 모든 게 때가 있는 것 같아요. 20대 때 저보고 쇼트커트를 하라고 했으면 정말 고민했을 거예요. 근데 10년 넘게 길러온 머리가 마침 지겨워졌던 타이밍이었고 보이시한 역에 대한 갈증이 있을 때 방이숙을 만났어요. 아마 삭발을 하라고 했어도 받아들였을 것 같아요.(웃음)”

그의 말처럼 조윤희는 2002년 시트콤 SBS 시트콤 ‘오렌지’로 연기를 시작한 이래 줄곧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에 여성성이 강조된 캐릭터 전공이었다. 데뷔 초엔 간혹 발랄한 역도 있었지만 대개는 조신하고 조용한 모습이었다.

2010년 데뷔 8년 만에 주목받은 MBC 일일극 ‘황금물고기’에서도 지극히 여성적인 캐릭터였다.

그랬던 그가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화장도 거의 안한 채 몸매를 드러내는 원피스와 하이힐, 각종 액세서리를 벗어던지고 등장했다. 대충 걸쳐입은 듯한 티셔츠와 바지 차림의 방이숙은 연애에 숙맥인 데다 남자처럼 털털하고 무딘 아가씨. 말 그대로 ‘대변신’이다.

“사실은 이숙이 같은 패션이 제 평소 모습이에요. 전 평소에 그렇게 편한 차림으로 다니거든요. 그런데다 화장까지 거의 안 하니까 ‘넝굴당’에서 제 분장시간이 남자배우들보다도 더 짧아요. 전 30분이면 모든 게 끝나는데 상대역인 희준 오빠는 1시간 정도 걸려요.(웃음)”

그는 “일단 역할이 밝고 사랑스러우니까 너무 편하고 즐겁다. 또 주변에서 다들 좋아해주니 신이 난다”며 웃었다.

그서른 살에야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조급함은 없을까.

“제 나이는 주변에서 의식하지 정작 저는 무덤덤해요. 오히려 예전에는 절 나이에 비해 너무 어리게 봐서 제약이 따르기도 했어요. 서른이 되니 성숙한 이미지도 나오고 할 수 있는 역할도 많아진 것 같아 좋아요. 전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예전부터 ‘넌 서른이 넘어야 좋을 것 같다’고 예견했었어요”라며 시원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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