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윤

 

내 마음의 산 하나 있다

다가서면 멀리 달아나는 산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산


그 산으로 달려가면

내 속엔 늘 새로움이 하나

또 다른 마음이 하나

그 속의 크고 높다란 산

그리고 보이지 않는 숲과 계곡


그 속에서 나는 흔들렸다

흔들리면서 바람이 되었다

눈먼 별이 되어 반짝거렸다


반짝거리면서 허공을 달려갔다


다가설수록 더 멀리

달아나는 산, 강물 같은 산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내 마음 속의 산 하나 있다


△시집 ‘아가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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