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공천헌금 의혹을 놓고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경선주자들은 6일 대선 경선후보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총공세에 나섰다.

파행으로 치닫던 경선이 전날 가까스로 이뤄진 갈등 봉합으로 정상화된데 이어 이날 당 윤리위가 파문의 당사자인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렸지만 이들은 물러서지 않고 총선때 비대위원장으로 당을 이끌었던 박 전 위원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박 전 위원장도 "사실이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며 전날보다 훨씬 강한 톤으로 대응 의지를 밝혔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연설에서 "여러가지 비리 문제 등으로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세론''이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고, 솔직히 불안한 점이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공천헌금 의혹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그는 지난 17대 총선때 자신이 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대한민국 정치에서 공천비리, 돈공천, 쪽지공천, 계파공천을 없애고 깨끗한 공천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빨간 불을 딛고 역경에서 이길수 있다. 저 김문수가 해낼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태호 의원은 "며칠전 당 쇄신의 뒷자락에서 국회의원을 돈으로 주고 팔고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팔고 사고 했다"며 "성매매보다 더 나쁜짓을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4.11총선 후 당내에 변화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마치 대선을 이긴 것처럼 거만하게 행동했다"며 "당내는 사당화됐고 민주주의는 실종됐다.`원칙, 원칙'' 하면서 불통무통의 이미지를 더해가고 있다"며 박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당이 위기에 빠졌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위기"라며 "공천에서 돈이 오갔다고 한게 웬일인가"라고 가세했다.

임 전 실장은 "이 문제는 우리가 땀흘려 치르는 경선을 송두리째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중대하고 크나큰 사안"이라며 "앞으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급이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질 사람들이 반드시 책임져야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연설에서 "(이번 의혹이) 사실이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면서 "누구도 성역이 있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처분할 뜻을 시사했다.

특히 "구태정치를 바꾸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고,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었는가"라며 "모든 것을 빠른 시일 내 밝혀 관련된 사람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과 당원께 송구스럽다"면서 "다시는 우리 정치에서 공천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더욱 철저하게 시스템화해 개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설회에서는 일부 비박(비박근혜)주자들의 ''박근혜 공세''로 인해 당내 분열상이 노출되기도 했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박근혜 대세론''이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며 박 전 비대위원장을 직접 공격하자, 일부 당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김 지사가 "저는 한번도 탈당한 적이 없는데 박근혜 후보는 도중에 자기마음대로 안된다고 탈당했다"며 "저를 보고 당을 망친다고하는 사람이 과연 누구입니까"라며 언성을 높이자, 관중석에서는 ''김문수''라는 연호와 동시에 야유가 쏟아졌다.

김태호 의원도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되어 눈치주는 사람과 눈치보는 사람만 있다"며 "원칙원칙하며서 불통무통의 이미지를 더해가고있다"고 박 전 위원장을 비판하자 관중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끊이지 않는 비판 공세 속에서도 박 전 위원장은 "우리 네분 후보님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대선승리를 반드시 이룩하겠다"며 비박주자들을 끌어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앞서 TV토론회ㆍ20대 정책토크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며 "앞으로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단결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항공모함타고 선거운동하시는 분도 많은데 저는 일엽편주 돛단배를 타고 있다"며 "여러분을 조직과 캠프라 믿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나가겠다"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MB정부와 선긋기에 주력하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이명박 정부의 잘하고 있는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임 전 실장은 "세계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는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했다"며 "합리와 상식에 입각해서 준비하고 세심한 정책을 폈기 때문에 지금까지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현 정부를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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