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닭 3만마리·충남 4만9200마리 폐사
도-시·군 집계 달라… 보상예산 편성 못해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된 충북도내에서 가축들이 폭염을 이기지 못해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폐사가축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폭염 피해 보상예산조차 세워지지 않아 농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폭염 가축피해 잇따라

충북도는 6일 잇단 폭염으로 도내 8곳 양계농장에서 닭 3만마리가 폐사, 2226만5000원(병아리 입식 기준)의 피해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도가 조사한 결과다. 피해액은 입식비(육계 마리당 740원)를 기준으로 해 농가 기대수익 등을 고려하면 실제 손해액은 이보다 훨씬 많다.

충주시 금가면 육계농장에선 이 기간 동안 육계 9000마리가 더위를 견디지 못해 죽으며 69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앙성면(1700마리·125만원)과 동량면(1500마리·111만원), 산척면(3500마리·259만원) 등도 피해가 잇따랐다. 충주지역 7곳에서만 2만5000마리가 폐사했다. 또 괴산군 소수면 한 농가에서 5000마리의 닭이 죽어 37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충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수가 5만마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까지 충남도내 8곳의 농가에서 닭4만9200만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내에서 젖소 2마리도 폭염에 폐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천안이 2곳(3500마리·1845만원), 아산시 2곳, 당진시 3곳, 홍성군 1곳으로, 전체 1억6319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충북은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12개 시·군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됐으며, 충남은 지난 2일 서해안지역까지 폭염경보가 확대되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도-시군 집계 달라

그러나 충북도 등의 집계와는 달리 괴산군에서는 이날 현재까지 닭·오리 등의 폐사로 3000여만원의 폭염피해를 입었다고 파악됐다. 기타 농작물이나 인명에 대한 피해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았다. 군에 따르면 지난 1일 소수면 고마리 한 농장에서 ㅈ씨의 양계장 9동에서 닭 6000마리가 폐사돼 144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같은날 불정면 탑촌리 ㅇ씨의 양계장은 갑작스러운 단전으로 닭 8만마리 중 1만마리가 죽어 16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농작물 피해는 아직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 군 관계자는 “농작물 피해는 당장 파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피해상황이 나오고 정확한 집계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보상 예산 못 세워

여기에 충북도는 피해보상 예산도 세워놓지 않은 상태다. 폭염발생을 예상치 못했다는 게 도의 해명이다. 도는 일단 지난달부터 폭염이 계속되자 예비비 등으로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도 관계자는 “시군구 당 동시 또는 연속적으로 3억원 이상의 피해가 나면 농림수산식품부가 지원하지만, 3억원 미만의 ‘소소한 피해’는 지자체에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농어업재해대책법의 개정에 따른 것이다. 도는 일단 폐사한 닭의 매몰과 소독을 진행하고, 피해농가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농업재해조사와 복구계획수립지침에 의거해 적격여부를 조사한 뒤 복구비 지원을 결정할 계획이다.              <지역종합>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