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숙

 


마주오던 사람하고 살짝 한번 부딪쳤다

오래 쓰던 안경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쪽 다리 떨어진 안경

그만 버릴까, 주저하다 근처 안경점에 들렀다


안경점 남자는

이게 풀렸군요, 하면서

나사 하나를 돌려 박아 주었다

참, 간단하다

이렇게 감쪽같을 수도 있네요! 고개를 갸우뚱했더니

나사니까요, 한다


꼭꼭 조인 다음 보는 세상은

환했다 

말짱했다 


언제부터 너는 내게 천천히 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풀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사니까, 


△시집 ‘아가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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