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중국 상륙… 11일 전후 태풍 간접영향 비 소식
열대야 현상 지속…‘폭염’ 주말부터 다소 누그러질 듯

 

 

 

 

 

 

살인적인 무더위에다 열대야마저 심각한 가운데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영향으로 11일에 반가운 비소식이 들려온다. 지난주 하순에 시작된 폭염도 이번 주 후반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살인적 ‘열대야’

절기상 입추(立秋)이자 말복(末伏)인 7일에도 무더위는 여전히 기승을 부렸다. 낮 시간대 강한 햇빛에 시달리다 밤에라도 쉬고 싶은 시민들의 바람마저 저버린다. 이날 청주의 아침 기온은 26.9도로 열대야 현상이 이어졌다.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10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는 것.

올해 유난히 열대야가 이어진 이유는 봄철 가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가뭄-짧은 장마-폭염으로 이어지며, 일조시간은 길어졌으나 열기를 식힐 틈이 없었다.

올해 충북지역의 7월 강수일수는 최근 10년 중 가장 적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온난 다습한 기류가 유입된 것도 한몫했다. 수증기가 뜨거운 열기를 머금어 낮 시간대 뜨겁게 데워진 육지가 밤이 돼도 좀처럼 식지 않았던 것이다.

매일 퇴근 후 가족과 함께 명암타워 인근에서 더위를 피한다는 회사원 김장명(39·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씨는 “많은 사람들이 공원 인근에서 잠을 청하는 장면도 이젠 낯설지 않다”며 “올해 열대야는 예년보다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이쿠이 더위 잡을까

폭염은 태풍도 밀어내고 있다. 찜통더위를 식혀 줄 것으로 기대됐던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진로는 중국 대륙 쪽으로 예상돼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진풍경도 보였다.

이 같은 진로는 앞선 10호 태풍 ‘담레이’와 비슷하다. 한반도를 뒤덮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에 밀려 한반도로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3일 생성된 하이쿠이는 7일 오전 10시 현재 중심기압 970h㎩, 최대풍속 36㎧의 중형 태풍이다. 하이쿠이의 생성과 진로는 이달 초 지나간 10호 태풍 담레이의 경우와 닮은 꼴이다. 한반도로 접근하지 못하고 중국 대륙 쪽으로 상륙해 소멸하는 게 거의 비슷하다.

보통 태풍은 발생 초기 서북서진하다 편서풍 지역에서 북동쪽으로 바뀐다. 태풍이 한반도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꺾이는 것도 이 때문. 그러나 최근 발생한 태풍들은 한반도에 폭염을 내리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에 짓눌려 서진만 하다 중국 대륙으로 상륙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나마 무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태풍 하이쿠이의 간접영향으로 주말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 정도다. 청주기상대는 11일을 전후로 하이쿠이로부터 변질된 저기압이나 약화된 태풍의 영향으로 남해안 지방에 비가 오겠으며, 충청 등 중부지방은 구름 많은 가운데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충청지역에 내리는 비의 양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달 하순부터 이어진 ‘폭염’과 ‘열대야’는 이번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주기상대는 이번 무더위가 9일까지 이어지겠으나 이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화되며 기온이 점차 내려가 주말부터는 평년기온을 회복하겠다고 내다봤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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