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시금치·상추 채소 가격 급등
원자재 가격 상승… 가공식품도‘들썩’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계속되는 폭염에 채소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녹황색 채소를 중심으로 채솟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여름 식탁에 단골로 오르는 시금치와 상추 등은 가격이 한 달 전과 비교해 배 가까이 상승했다.

도매가격 기준 시금치 4의 가격은 25000원 선으로, 한 달 전보다 118% 증가했다.

폭우 때문에 올해보다 작황이 나빴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41.9%나 값이 뛰었다.

대파도 4의 가격이 8100원으로, 지난주에 비해서도 3000원 정도 올랐다.

홍고추 가격도 가파른 오름세다. 홍고추는 10기준 47000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는 39.8%, 지난해와 비교하면 28.0% 상승한 수준이다.

주요 마트의 채소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마트는 시금치 한 단(300) 가격을 한 달 전보다 32.9% 올려 2100원으로 책정했다.

대파와 열무 한 봉 가격도 지난달보다 각각 26.6%, 19.7% 상승한 2380, 2130원으로 정했다.

롯데마트도 같은 날 기준 상추 1(150) 판매가가 2000원으로, 지난달 1000원에서 딱 두 배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얼갈이와 열무 가격은 한 단 기준으로 모두 2500원에 판매돼 한 달 전보다 68.9% 상승했다. 다섯 묶음 기준 깻잎 한 봉의 가격 역시 전월보다 50% 오른 1500원에 판매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여름철엔 대부분 채소가 제철을 맞아 공급이 크게 늘지만, 올여름엔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엽채류를 중심으로 작황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35도를 웃도는 폭염에 더위가 취약한 녹색채소들이 잎이 시들거나 말라죽는 경우가 늘어 산지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잎이 시들어 죽는 현상이 일부 엽채류에서 발생해 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온에 의한 생육장애가 확대되고 있어 8월 하순 이후 채소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식량위기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공식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이날 유통업계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이 지난달 30일부터 개당 1280원에서 1400원으로 9.4% 오른 가격에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등 가공식품 가격의 급등세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햇반 가격이 오른 것은 10년만이다.

CJ제일제당측은 지난해 쌀값이 큰폭으로 오르는 등 원가 상승에 따른 경영압박을 호소하며 더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은 또 다시다(500) 가격도 6.5%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도 사이다와 콜라, 커피, 주스 등 10개 품목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250캔 기준으로 칠성사이다는 40, 펩시콜라는 33원 출고가가 오른다.

이밖에 정식품의 하얀두유가 오는 10일께 13% 인상될 예정이며 다른 가공식품들의 가격인상 욕구도 일제히 분출되고 있다.

이미 하이트진로가 지난달말부터 맥주 출고가를 5.93% 인상하면서 현재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할인점에서는 대표상품인 하이트맥주(3500161×6) 가격이 7250원에서 7690원으로 오른 상태에서 판매되고 있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의 가격을 700원에서 770원으로 10% 올리는 등 6개 품목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510% 올린 상태이며 동원F&B도 최근 동원 살코기 참치 1003개짜리 묶음을 4900원에서 5380원으로 올리는 등 가격을 6.79.8% 인상했다.

이 같은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미국과 남미의 가뭄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들 가공식품에 이어 이달말부터는 우유값 인상을 시작으로 제분, 사료 등 원료에 이어 빵, 두부, 국수, 소주의 가격상승도 예상하고 있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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