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대장정에 나섰던 10대 청소년들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2일 구속된 모 탐험대 총대장 강모(55)씨가 야영장비 대금을 편취하고 그의 아들(20)도 탐험 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동해해양경찰서는 9일 초중고교생 56명과 함께 지난달 26일부터 국토순례를 하던 중 휴대전화로 DMB를 보는 학생 조모(13)군을 폭행한 혐의로 강씨의 아들(20)을 불구속 입건했다.

그는 맥가이버칼과 만보기, 조끼와 손전등, 나침반, 모자 등 야영장비 대금 수백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동해해경 관계자는 "국토 대장정에 참여했던 학생 56명 중 진술을 거부한 8명을 제외한 48명에 대해 직접 찾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 진술을 청취한 결과 강씨 아들의 폭행과 강씨의 추가 범행을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해해경은 또 성추행 등으로 구속된 탐험대 총대장 강씨가 학생 46명으로부터 맥가이버칼 등 야영 장비 대금으로 받은 282만원을 가로챈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강씨는 무빙뉴스와 엑스포 신문사 발행인, 한국 어린이ㆍ청소년 인터넷 방송국 방송국장 등의 명함을 갖고 다니며 위력을 과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명함에는 한국소년탐험대 총재, 한국어린이벗회 회장, 한국자연보존협회 회장, 한국청소년신문방송국 대표, ㈜어드벤처/월간보트 대표, 국제청소년스포츠협회 회장, 대한민국 국토 대장정협회 총재 등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 직함을 버젓이 쓰고 다니며 국토 대장정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강씨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정치인과 전직 군(軍) 장성 등 유력인사들을 후원자로 올려놓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강씨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었고 왜 자신의 이름이 그런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지 모르겠다며 관계 자체를 부인했다고 동해해경은 밝혔다.

동해해경 관계자는 "아버지 강씨는 성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목격자의 진술과 거짓말탐지기 조사결과 거짓 반응이 나오는 등 충분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학생들은 ''꼭 처벌해 달라'' ''당연히 처벌돼야 한다'' 는 등 대다수가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어 "체험행사에 참여하기 전에 프로그램 운영자들의 면면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 등을 통해 알아본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