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육상 남 100m·200m 올림픽 2회 연속 우승 - 400m 계주서 두 번째 3관왕 도전

 

 

 

 

''번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육상 남자 100m와 200m 타이틀을 방어하면서 ''전설''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볼트는 9일(현지시간) 끝난 남자 200m 결승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끝에 19초32를 찍고 우승했다.

나흘 전 100m에서도 30m 이후 경쟁자를 따돌리고 사실상 독주 끝에 9초63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한 그는 200m 금메달까지 가져가면서 사상 최초라는 이정표를 두 개나 세웠다.

그는 먼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100m와 200m에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스프린터가 됐다.

100m에서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1988년 서울 대회를 2회 연속 석권한 칼 루이스(미국)에게 ''첫 번째''라는 수식어를 내줬으나 200m에서만큼은 ''두 번째''라는 수식어를 용납하지 않았다.

볼트는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 200m에서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던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주종목에서 메이저대회 4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신화를 창조한 볼트는 결국 올림픽 100m와 200m를 동시에 2회 연속 제패한 최초의 선수라는 타이틀도 가져가게 됐다.

베이징에서는 월터 딕스(미국·100m, 200m)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100m)이, 런던에서는 요한 블레이크가 볼트의 맞수를 자임하고 나섰으나 전혀 상대가 되지 못했다.

볼트가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으면서 인류 육상사는 볼트의 등장 이전과 그 이후로 확연하게 쪼개 볼 수 있게 됐다.

벌써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5개를 휩쓴 볼트는 역대 올림픽 육상 최다 금메달리스트 남자 부문 5위에 올랐다.

금메달 9개로 1위를 달리는 ''인간 기관차'' 파보 누르미(핀란드)와 칼 루이스가 3~4개 올림픽에 걸쳐 딴 업적임을 볼 때 볼트의 금메달 수집은 엄청난 속도를 자랑한다.

특히 루이스가 멀리뛰기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낸 점에 비춰보면 선수 생명이 짧은 단거리 선수 출신으로는 이미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점이 눈에 띈다.

볼트는 앞으로 400m는 물론 멀리뛰기에도 도전할 뜻을 밝혀 다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더 추가할 공산이 크다.

다만 아쉬운 것은 기록이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와 200m 우승 당시 각각 9초58과 19초19라는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볼트는 3년째 신기록 행진이 멈췄다.

선천적인 척추 측만에 의한 다리 근육통으로 올림픽 전까지 우승 여부가 불투명했을 정도로 컨디션이 전성기에 올라오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그러나 올림픽 우승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을 위한 자신감을 얻었기에 신기록 수립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번 대회에서 남긴 기록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작성한 기록과 대동소이하다는 사실을 주목할 만하다.

볼트는 4년 전 올림픽 100m에서 9초69, 200m에서 19초30을 찍었다.

이번에는 100m에서는 당시 기록을 앞당겼고, 200m에서는 0.02초 뒤졌다.

혜성처럼 등장해 전성기로 치닫던 시기의 페이스를 볼트가 회복함에 따라 내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서 피치를 올려 신기록 수립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볼트는 동료와의 호흡이 절대적인 400m 계주에서 우승해 올림픽 2회 연속 단거리 3관왕 달성을 위한 마지막 질주를 준비할 참이다.

남자 400m 계주 예선은 10일 오후 7시4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3시45분), 결승은 11일 오후 9시(한국시간 12일 오전 5시)에 열린다.

한편 자메이카가 이날 1600m 계주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4관왕이 되겠다던 볼트의 꿈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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