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동안 열렸던 런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 5위를 기록했다. 당초 설정했던 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10-10)라는 목표를 크게 넘어선 것이며, 지난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동메달 2개를 획득한 지 64년 만에 이룬 쾌거다. 양궁은 변함없이 한국이 세계 제일이라는 것을 입증했고, 펜싱은 초반의 오심 파동 등 불리한 여건을 정신력으로 극복하고 금2·은1·동3으로 종주국 프랑스 등 유럽을 압도했다.

이 같은 성적엔 충청권 아들딸들의 힘도 컸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양궁에서 충남 논산 출신인 오진혁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대전 출신으로 배재대 재학 중인 김법민과 함께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성진도 충남 홍성 출신이다.

‘통한의 1초’ 때문에 전 국민과 함께 울었던 펜싱의 신아람은 충남 금산 출신이다. 한남대를 졸업한 남자 탁구 국가대표 주세혁도 은메달 리스트가 됐다. 금3·은2로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거두며, 종합 우승을 이끈 사격의 기쁨 뒤에는 충북 청원 출신의 변경수 총감독과 운호고 출신의 차영철 코치의 헌신과 지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도는 김재범과 송대남이 각각 금메달, 조준호가 동메달을 따 애초 목표를 달성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충북 출신의 김은희 코치가 한국 유도의 메달 수확에 밑거름이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도 일본과의 피를 말리는 3-4위 전에서 2-0으로 승리해 1948년 런던대회 이후 사상 첫 메달 획득의 기쁨을 누렸다. 특히 충북 출신의 주장 구자철(덕성초·대성중)과 황석호(운호중·운호고)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처럼 충청권 출신 임원·선수들이 잇따라 메달을 획득해 충청인의 자존심을 세우며, 충청인임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의 오심 파동과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처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대회 초반 오심은 유독 한국 선수들에게 집중돼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태환은 400m 자유형 준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부정출발’ 판정을 받고 실격됐다가 다시 판정이 번복되는 우역곡적을 겪었다. 유도의 조준호는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으나 심판위원장의 지시로 판정이 뒤집혀 패배하는 황당한 경우를 당했다.

여자 펜싱의 신아람은 연장전 1초를 남기고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서 상대가 4번이나 공격할 동안 심판이 경기를 끝내지 않아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오심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스포츠 외교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문제가 발생할 때 즉시 항의할 수 있도록 경기 현장에 영어에 능통한 통역요원을 상주시키는 등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반면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명예를 실추시킨 배드민턴의 ‘불성실 경기’ 추문 같은 일은 다시없어야 한다.

오는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는 스포츠 외교력의 부족으로 선수들이 손해를 보고 국민들이 실망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런던올림픽의 문제점들을 잘 파악해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잡음 없는 훌륭한 대회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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