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옥 취재부 기자

 

 

오는 15일은 광복 67주년을 맞는 광복절이다. 광복절은 우리나라 4대 국경일 중 하나로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어 나라와 주권을 다시 찾은 날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요즘 초등학생들에게는 하루 쉬는 휴일 중 하나로 전락했다.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광복절을 모르는 학생들이 학교 숙제 때문에 의미를 묻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광복절이 뭔가요? 급해요. 오늘까지 숙제해야 하거든요” 등등.

역사적으로 의미를 되새기고 기념해야 하는 국경일이지만 이날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학생들은 드물다. 이것은 비단 광복절뿐만이 아니다.

6월 25일 6.25참전전우회를 찾아 전쟁당시 참혹했던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날 유 지부장은 청주보훈지청에서 자리를 마련해 줘 초등학교에 가 안보교육을 할 때가 있지만 한국전쟁에 대해 학생들에게 질문하면 ‘미국과 일본이 싸운 전쟁’ 등 제대로 아는 학생들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참전용사로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모르고 있는 초등생들을 만날 때 자신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서운하다는 말도 전했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아이들의 탓만 할 수는 없다. 아이들의 역사 교육에 소홀했던 어른들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4학년 때까지 국사 수업이 없다. 국어나 영어, 수학에 치중하다 보니 역사에 특별히 관심 있는 부모가 아니면 아이들 역사 교육에 소홀 할 수밖에 없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온고이지신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可以爲師矣)’라는 구절이 있다. ‘옛 것을 알고 새 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라는 뜻으로 전통적인 것이나 새로운 것을 고루 알아야 스승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 무엇을 잃고 얻었는지, 어떤 게 중요하고 그렇지 않았는지에 관한 자각 없이 밝은 미래를 만나긴 어렵다. 중요한 국경일조차 모르는 아이들 탓만 할 것이 아니다. 교육과정으로 국사를 배우지 않더라고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역사 교육이 이뤄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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