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재 기 천안지역 담당 부장

6대 천안시의회 의원들이 초라한 의정활동 성적표를 받았다.

전반기(2010년 7월~2012년 6월) 의정활동을 마감한 결과 21명의 시의원이 발의한 조례는 2010년 5건, 2011년 9건, 2012년 6월말 현재 9건 등 모두 23건으로 1인당 1.1건이 고작이다.

시의원별로는 4건 2명, 2건 3명, 1건 9명으로 전체 시의원 3분의 1에 해당하는 7명은 단 한건도 발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발의 조례도 상당수가 상위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이거나 개정안이고, 지역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가는 등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입법발의에 필요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탓에 받은 성적표다. 요즘 19대 국회 초선의원들 사이에서 ‘열공바람’이 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제와 복지를 내세워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들이 입법발의에 필요한 전문지식 습득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초선의원 대다수가 2~3개의 모임과 포럼에 가입해 자기계발과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모임이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주도하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다.

이들은 경제민주화를 위한 입법 활동을 위해 매주 유명강사들을 초청해 재벌개혁과 정부규제 등 주요 이슈에 대한 강연을 듣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로 유명하다.

지방의회가 다시 도입된 지 21년이 흘렀지만 지방의원들의 입법발의는 제자리걸음마 수준이다.

공부하는 의원보다 명예나 지위를 쫓는 의원 수가 그만큼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방 행정부는 점차 거대해지고 전문화되고 있다.

지방의회가 이런 거대 행정조직을 견제하려면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의원 개인의 역량을 높여야만 한다. 자치제도의 본질과 내용은 물론 법령과 조례, 규칙 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전문화되는 행정 분야에 대한 이해와 지식도 쌓아야 한다. 하반기에는 모든 의원들이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전환해 조례 한 건씩을 발의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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