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2골 맹활약..포백 조직력은 아쉬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2012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에 빛나는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오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2분 이근호(울산)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이근호는 이날 혼자서 2골을 뽑아 승리의 주역이 됐고, 김형범과 김정우(이상 전북)는 나란히 1도움을 작성해 승리를 거들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잠비아와의 역대전적을 2승2패로 만들었다.

최 감독은 국내파 K리그 선수로만 구성한 대표팀으로 잠비아를 상대하며 교체멤버 6명을 모두 활용해 내달 11일 예정된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에 대비한 선수들의 기량 점검에 집중했다.

이동국(전북)을 원톱으로 삼고 김신욱(울산)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운 한국은 좌우 날개에 이근호(울산)과 김형범(전북)을 배치한 4-4-1-1 전술을 가동했다.

중원은 김정우(전북)-하대성(서울) 조합이 맡았고, 포백(4-back)은 박원재(전북)-곽태휘(울산)-정인환(인천)-신광훈(포항)을 배치했다. 정성룡(수원)에게 밀려 있던 김영광(울산)이 주전 골키퍼로 나섰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프리킥 전문'' 김형범의 오른발 크로스와 두 골을 뽑아낸 이근호의 결정력이 빛났지만 새롭게 발을 맞춘 포백 조합의 조직력은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초반 활발한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을 주도한 한국은 전반 4분 신광훈의 오른쪽 크로스에 의한 196㎝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으며 첫 번째 골 기회를 놓쳤다.

김신욱은 전반 8분에도 왼쪽 측면을 뚫은 박원재의 크로스에 이은 이동국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을 한 게 또 골대를 넘겼다.

공세를 이어간 한국의 첫 골은 이근호의 몫이었다.

이근호는 전반 16분 김형범이 오른쪽 미드필드 지역에서 차올린 프리킥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솟구쳐올라 헤딩으로 잠비아의 왼쪽 골 그물을 흔들었다.

하지만 잠비아의 반격도 매서웠다.

잠비아는 전반 28분 데이비스 은카수(슈퍼스포트 유나이티드)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올해 네이션스컵 득점왕에 빛나는 에마누엘 마유카(BSC영보이즈)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내며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승기(광주), 고요한, 김진규(이상 서울)를 투입해 공수에 변화를 줬다.

이근호가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공격진에 변화를 준 대표팀은 후반 2분 만에 이근호의 결승골로 승기를 잡았다.

이승기가 왼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해 내준 패스를 김정우가 받아 힐패스로 흘려주자 이근호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감아 차 골대 왼쪽 구석에 볼을 꽂았다.

이근호는 지난 6월 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카타르전(4-1승)에서 2골을 몰아친 뒤 68일 만에 또 한 번 ''멀티골''의 기쁨을 맛봤다.

한국은 후반 11분과 12분에 김진규가 두 차례 강력한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모두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후반 14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시도한 정인환의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겹쳐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공격에서는 이근호-이동국-김신욱이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포백은 후반 들어 선수 교체가 이어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후반 30분 잠비아의 ''골잡이'' 마유카의 슈팅을 김영광이 겨우 막아냈고, 곧바로 이어진 잠비아의 역습 상황에서 윌리엄 은조부(키리얏 시모나)의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는 아찔한 상황을 겪으며 힘겹게 실점 위기를 넘겼다.

막판 위기를 넘긴 한국은 마지막 공세를 펼쳤지만 더는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고 1골차 승리로 평가전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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