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간지 한 달이 넘게 행방이 묘연한 부산 삼부파이낸스 양재혁(58) 전 회장은 1999년 유사수신행위로 부산 서민경제를 뿌리째 뒤흔든 장본인이다.

그는 1996년 1월 삼부파이낸스를 설립한 뒤 연수익률 30%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높은 수익률 보장이라는 대대적인 광고에 속은 부산지역 영세서민들은 금쪽같은 돈을 삼부파이낸스에 맡겼다가 큰 손실을 봤다.

경남 의령 출신인 양 전 회장은 삼부파이낸스를 설립하기 전에는 주택건설과 컴퓨터유통업을 하다가 1980년대 말부터 사채업체인 부민투자금융을 운영하면서 금융업계에 뛰어들었다.

양 전 회장은 1997년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속에 동남은행과 부산지역 4개 종금사들이 무더기 퇴출당하면서 자금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던 지역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영업을 펼쳐 큰 재미를 보기도 했다.

 

파이낸스업이 승승장구하던 시절 양 전 회장은 심형래 감독이 제작한 영화 용가리에 22억원을 투자하는 등 영화 짱'엑스트라 등을 비롯해 100여억원을 영화산업과 공연물에 투자했다. 또 한때 삼부건설과 삼부엔터테인먼트, 삼부벤처캐피털, 한결파이낸스 등의 계열회사를 거느리기도 했다.

그러나 내부 부실운영과 돌려막기식 이자지급으로 회사설립 4년도 안돼 경영악화로 파산의 길을 걸었다.

회사 도산으로 투자자 6500여명이 2280여억원의 손실을 입는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그는 1999년 12월 고객투자금 796여억원을 임의로 빼내 개인생활비로 사용하는 등 회사 공금 11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뒤 2004년 출소했다.

양 전 회장은 출소한 뒤 손실 정산법인을 통해 재기를 노렸으나 정산법인의 대표 하모(63)씨 등 간부들이 돈을 횡령하면서 그의 계획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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