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원

 

몸을 깨끗이 씻으려다

때는 닦지도 못하고

우물속에 빠져

지금은 급히 몸을 말리고 있는 중이라네

잠시 자리를 비운

부처님 돌아오시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네

돌아오시면 무엇이라 말씀 올릴까

비워서 채웠다고

채워서 비웠다고

그냥 그대로라고

하루종일 꽃을 쳐다봐도 대답이 없네

참, 설악으로 들어가신 그 스님

설악이 되셨는지

그것도 물어봐야겠네

△시집 ‘서하일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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