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운동은 1859년 이탈리아 북부의 솔페리노 전쟁터에서 스위스의 청년 실업가, 장 앙리 뒤낭 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 뒤낭은 프랑스 및 사르다니아 연합군 그리고 오스트리아군 사이의 참혹한 전투에서 많은 전상자들이 그대로 버려져 있는 비참한 광경에 충격을 받아 인근 마을 부녀자들과 함께 아군과 적군의 차별 없이 전상자들을 돌보아 준게 적십자 탄생의 계기이다. 뒤낭은 이같은 참상과 체험을 솔페리노의 회상 (Un Souvenir de Solferino)’이라는 책으로 엮어냈다. 이 책에서 뒤낭은 상병자를 간호하기 위해 헌신적이고 자격 있는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구호단체 결성을 제안했고 군의료요원들의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국제적인 조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하였다. 186310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를 개최하고 흰색바탕에 붉은 십자 모양의 표장을 선정하고, 10개 조문의 규약을 채택함으로써 국제적십자운동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이처럼 적십자 운동은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부상장병을 치료하는데서 출발을 했다.

그런데 이 숭고한 박애 봉사정신이 충북에서 퇴색되고 있다고 하니 브끄럽지 않은가. 낮뜨거워 얼굴을 붉히고 들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까 걱정이 앞선다.이유는 지사가 추천하면 일사천리로 통과되던 충북지사장 자리를 놓고 적십자 회원들이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간의 관행은 임명제 시절의 문화이다. 민선 20년이 지났으면 적십자 운동의 순수성을 널리 홍보하고 봉사의 개념을 정착시키는게 자치단체장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나눔의 미덕은 사회 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이 적십자 활동에 정치가 개입해 이러쿵 저러쿵 불협화음을 만들어 낸다는 자체가 부끄러운 짓이다.

적십자 회비를 의무화 하고 강제 징수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 국민들 생각도 넓고 깊어져서 자진 납부할 만큼 민도가 향상되었다. 미납을 해도 행정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그 만큼 나눔의 미덕에 대한 민간 자율화가 뿌리 깊게 내린 탓이다. 군사정권 시절 연좌제 와 반공법 폐지를 독하게 주장했던 좌파세력들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아버지의 잘못을 딸에게 뒤 짚어 씌우려는 신 연좌제가 꼬리를 물었다. 내가 하면 로멘스이고 남들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적십자 충북지사장 선출에서 이시종 지사의 령이 서지 않았다고 토드라져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인준 과정에 충북도의 입김이 작용을 했다고 하면 꼴 불견이 아닐수 없다. 행정고시 출신인 사무총장의 힘을 빌어 민간 봉사단체의 뜻을 거역하고 막강한 도백의 위세만 살리려고 하는 충북도의 반 민주화 행정을 나무라지 않을수 없다.

박경국 행정부지사가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이용해 한적을 방문, “후임 회장 선출 때 충북도 추천 인사가 출석하지 않았고, 성 전 위원장만 정견을 발표한 가운데 투표까지 진행됐다선출 과정이 매우 불공정했다고 도의 입장을 전달한 것도 우수운 일이다. 그리고 그걸 빌미로 충북 적십자 회원들이 선출한 회장을 인준하지 않고 상임위원들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우유부단이다.

대한적십자사가 충북의 회원들이 선택한 회장을 인준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은 적십자사 스스로 민간 봉사단체가 아니라 충북도 산하 기관임을 인정하는 꼴이다.

충북도는 민간 영역에 대한 자율권을 인정하고 그동안 관공서가 좌지우지하던 관행의 틀을 훌훌 벗어 던져야 한다. 관의 입김을 스스로 자제하고 민간 전문가 영역을 보장하는 민주적 사고만이 지역 발전을 앞당길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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