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까지 더위 이어질 듯…''가을모기'' 기승 예상
일본뇌염모기 주의보?…충북 1983마리 중 2마리만

 

 

23일은 ''모기의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處暑)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처서가 되면 여름철 극성을 부리던 모기의 기세가 꺾인다는 뜻의 속담인데 올 가을은 예외일 듯하다. 늦더위가 9월 초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을철 ''모기와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처서''…모기 입은 비뚤어지지 않았다

올 여름 모기가 줄긴 줄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월 모기 발생이 급증했으나 7월 8~14일 들어 말라리아 매개모기 등 전체 모기 발생 수가 평년(2007~2011년) 대비 23.5% 감소했다고 밝혔다. 7월 15~21일에는 평년대비 15.4% 감소했으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7월 22~28일에 들어서며 전체 모기 발생빈도는 43.6%나 감소했다.

모기 감소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폭염''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계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물웅덩이 등 산란장소가 줄어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

마냥 기뻐하긴 이르다. 폭염이 잠시 사그라진 틈을 타 모기가 다시 세를 키우고 있다.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청원군 내수읍 묵방리에서 채집한 8월 3주차 모기 수는 1983마리다. 1주일 전에 같은 곳에서 채집된 799마리, 지난해 같은 기간의 718마리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모기는 스스로 체온조절을 하지 못해 주변 온도에 민감하다. 보통 알에서 성충이 되는 데 10~11일이 걸리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성충이 되는 속도도 빨라진다는 게 도 보건환경연구원 등의 설명. 청주지역은 이미 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4월 말부터 때 이른 모기떼가 활개를 치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미생물과 신강숙 주무관은 "적당히 더운 기온에 비도 적당히 내리는 요즘 날씨는 모기가 자라는 데 최적"이라며 "9월 초순까지 더울 것으로 보여 지금보다 더 많은 모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1983마리 중 ''위험한 모기''는 2마리?

''가을 모기''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임에 따라 보건당국은 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질병의 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본뇌염 등 ''위험한 모기''가 기승을 부린다는 질병관리본부 경고와 다른 채집결과가 나와 도 보건당국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 20일 ''2011 국내 일본뇌염 바이러스 활동 보고서''를 통해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전국에 퍼져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30주(7월 22~28일)까지 일본 뇌염 매개모기 누적 개체 수가 635개체로 지난해 같은 기간(188개체)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충북지역의 경우 이와 정반대의 채집결과가 나왔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의 8월 3주차 채집결과 각종 모기 1983마리 가운데 단지 2마리만이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 빨간집 모기''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채집된 모기 718마리 중 81마리(15%)가 작은 빨간집 모기였던 것에 비하면 40배가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역 모기 채집, 분석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도 보건환경연구원도 명확한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잦은 비로 물 웅덩이가 사라지지 않는 점, 온도가 높은 실내공간이 늘어나는 점 등을 들어 "비가 그친 뒤 작은 빨간집 모기 개체수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신 주무관은 "다른 모기 개체수는 늘었는데 유독 작은 빨간집 모기만이 나타나지 않아 분석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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