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한대화(52)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결국 시즌 중 물러났다.

한화 구단은 28일 "한대화 감독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오늘 대전구장에서 열릴 넥센과의 홈 경기부터 한용덕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올 시즌 잔여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구단의 공식 발표는 자진사퇴 형식이지만 한 감독에게 먼저 계약해지를 알리는 등 사실상 경질 쪽에 가깝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감독은 올 시즌 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팀 성적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몇 차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를 지내던 2009년 9월 한화 사령탑으로 내정된 한 감독은 계약 기간이 올해 말까지이다.

올 시즌 한화는 27일 현재 39승2무64패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한화는 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해인 2010년에는 최하위, 지난해에는 LG 트윈스와 공동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한 감독은 "성적이 좋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많이 느꼈다"면서 "퇴진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생각해왔지만 시즌 중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올해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복귀한 거포 김태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로는 최다승(124승)을 올린 박찬호, 불펜 강화를 위해 LG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송신영 등을 영입하며 재도약을 노렸지만 성적 부진으로 사령탑의 중도 퇴진을 맞았다.

선수층이 엷은 상황에서 구단은 최근 몇 년간 선수 영입에 소홀했고 올해에는 특히 외국인 선수의 부진 등이 겹치면서 한 감독의 경기 운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감독은 대전 출신으로 대전고와 동국대를 졸업했고 1983년 OB를 시작으로 해태(1986년), LG(1994년), 쌍방울(1997년)을 거치며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냈다.

현역시절 주로 3루수를 맡아 통산 15시즌 동안 133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9와 1190안타, 163홈런, 712타점을 남겼고 1990년 타격왕, 1989년과 1990년 출루율 1위, 1986년부터 1994년 사이 8차례 골든글러브(1986∼1991년 6회 연속 포함), 1988년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 결승전 당시 역전 3점 홈런의 주인공인 한 감독은 해태와 LG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며 ''우승 청부사''로 이름을 날렸고, 은퇴 후 1998∼2003년 동국대 감독을 지냈다.

2003년 말부터는 삼성 타격코치와 1군 수석코치로 지내다 고향팀 한화의 재건을 책임질 중책을 맡았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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