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옥 취재부 기자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퇴근길 직장인들의 부담 없는 회식자리였던 삼겹살집이 더 이상 서민음식점이길 사양했다.

지난해 구제역 파동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삼겹살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식당에서는 여전히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원가가 오르면 발 빠르게 가격을 올리는 반면 원가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도 값을 내리는 양심적인 업주를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가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지난해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돼지고기 소매가격이 600g15000원을 육박해 대부분의 삼겹살 식당에서는 1인분(200g)8000~9000원 선에 판매하던 삼겹살 가격을 11000~12000원으로 인상했다. 돼지고기 원가 인상폭이 너무 커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식당에서 원가가 올라 판매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에는 수긍이 간다. 그러나 이후 삼겹살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은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해 초 구제역 발생으로 급감했던 돼지 사육두수는 이후 양돈농가들이 일제히 사육두수 늘리기 경쟁에 돌입하면서 올 상반기에 이미 평년 수준에 근접한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는 사상 최대 사육두수를 기록했던 2010년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농업관측센터는 지난 6월 현재 돼지 사육두수가 943만마리로 3월보다 6.6% 증가함에 따라 올 하반기 돼지고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9% 늘어나고 2010년보다도 7%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재로 돼지고기 도매가격 조사 결과 1등급 1기준 4841원이었다. 2개월 전보다는 5%, 지난해 같은 기가 비해서는 31.7% 떨어진 가격이다. 보통 음식점에서 파는 1인분(200g) 가격을 생각해 보면 속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음식값 책정은 원가가 올랐을 때만이 아니라 내렸을 때도 반영해야 한다. 원가를 반영한 현실적인 음식값 책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지역에서도 원가가 내렸을 때 음식값을 내일 줄 아는 양식적인 식당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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