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과 유사한 경로… 서해로 북상
지난 달 ‘카눈’과 강도 비슷 … 최대 `150㎜ 이상 폭우 예상

 

15호 태풍 ‘볼라벤’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14호 태풍 ‘덴빈’의 북상 소식에 또 다른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로 강풍 피해를 남긴 볼라벤에 비해 덴빈은 폭우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이며, 특히 충남 태안반도 부근으로 상륙할 것으로 보여 충청권에 비상이 걸렸다.

 ◇덴빈, 충남 태안 부근 상륙

덴빈은 980헥토파스칼(hPa)의 중심기압에 강풍반경이 230㎞이며, 최대풍속이 초속 34m의 소형급 태풍으로 볼라벤보다는 약하지만, 강도는 ‘강한’ 태풍으로 많은 비를 동반할 것으로 보여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19일 오전 9시 필리핀 동쪽해상에서 발생한 덴빈은 볼라벤과 유사한 경로로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고 있다. 29일 오후 3시 현재 타이완 타이베이 북북동쪽 469㎞ 부근 해상에서 시속 22.2㎞ 속도로 북진 중이다. 이날 밤 9시께 제주도에 비를 내리는 등 간접 영향을 주겠으며 30일 오전 서귀포 남서쪽 해상에 진입, 전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덴빈은 30일 밤 충남 태안반도 부근에 상륙, 31일 새벽 3시께 서울 동쪽 40㎞까지 접근하고 오후에 강릉 동쪽바다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돼 수도권과 충청지역에 피해가 우려된다.

 ◇비구름 동반 폭우 내릴 듯

상륙 후에도 세력이 여전히 강해 30~31일 오전 제주도와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최대풍속 초속 30m 안팎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덴빈은 덥고 습한 공기와 함께 북상하다 우리나라 상공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면서 상당한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30일 전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겠다. 충남 서해안에 1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으며, 그 밖의 충청지역과 수도권, 전남·북, 제주 등에 30~100㎜, 경남·북, 강원 영동 2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볼라벤의 영향으로 지형이 약해진 상태로 덴빈이 몰고 오는 폭우가 산사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 ‘카눈’과 강도·위력 비슷

덴빈의 강도와 위력, 진로는 7호 태풍 ‘카눈’과 유사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지난 7월 16일 발생한 카눈은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다 같은달 19일 오전 태안반도 끝자락을 통과해 경기만으로 진입, 수도권을 관통했다.

서해상을 따라 북상, 태풍 진행방향의 동쪽 위험반원에 위치한 제주와 충청 등에 비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카눈은 북상하며 세력이 빠르게 약해져, 충청지역의 피해는 예상보다 적었다. 초속 12~19m의 강풍으로 대전과 청주 등지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고 정전사태 등 피해가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청주기상대 관계자는 “볼라벤이 지나간 자리를 덴빈이 메우는 형태”라며 “볼라벤 등의 영향으로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곳에서 덴빈에 의한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피해 없도록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이도근>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