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택 중원대 교수

우리나라가 청년실업이나 경기침체 등으로 사회적 불안이 고조되어 있고 이런 것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가진자들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와 함께 범죄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실제 치안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최근 발생하고 있는 성폭력사건이나 묻지마식 흉기난동은 과연 한국경찰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걱정스럽고 부정적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 적극적인 대처와 수행을 통해 범죄억지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수도 한복판에서 과거 다닌던 회사에서 차별받았다고 동료직원들을 칼로 찌른 경우나, 도심 전철에서 무고한 시민들에게 공업용 커터칼을 휘둘러 다치게 하는 행태는 단순한 묻지마 범죄식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사후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철저한 대책과 방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도 과거 묻지마 범죄(히키코모리)가 만연하여 국가적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왔고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유사한 묻지마 범죄가 최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묻지마 범죄는 여러 가지 원인에서 발생하지만 다음과 같은 주요 요인에서 비롯된다.

첫째는 환경적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사회에서 낙오한 계층들이 저지른다고 볼 수 있다.

교교나 대학을 졸업하고도 사회에서 받아주지 않자 쉽게 좌절하고 절망함으로써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데, 약 20만명 정도가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둘째는 어린 시절 심각한 학대나 학교폭력피해자들이 자라면서 사회나 동료에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교사나 학교친구로부터 무시당하거나 동네 선배로부터 폭력이나 성적학대를 경험한 청소년이 사회에서 이와 같은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다.

셋째는 형사 정책적 교정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데 성폭력이나 묻지마 범죄자들은 전과라든지 재범율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 형사정책적 교정과 교화가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교정과 교화가 사회로 복귀토록 해야 하는데 전과자라고 하여 단절되고 있다.

성폭력사건이나 묻지마 흉기난동사건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먼저, 경찰은 치안 안전만이 아니라 시민의 생활영역을 확보하는 것이 경찰의 임무라고 본다. 국가 안전규제기관으로서 신종범죄·성범죄정책을 강화하여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삶의 질을 강화하느냐 하는 목표가 있다.

범죄 경제학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국가가 범죄 예방을 위해 더많은 예산을 투입하게 되면 범죄비용을 증가시키지만 범인의 체포나 범죄 억지력을 강화 하여 결국 범죄 공급감소를 가져온다고 한다. 범죄학자 베카리아도 “범죄 예방이 처벌보다 낫다”라고 강조한 만큼 정부예산을 강화하여 국민의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적극적인 순찰과 예방강화를 하여야 한다.

또한 사회적 낙오자, 전과자, 은둔형 외톨이들에게 관심과 격려, 사회의 복귀와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법률적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교정정책이 재범예방과 교화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들이 사회에 복귀해서 재취업을 하여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정기관과 기업간의 연결망을 만들어야 한다.

이외에도 가족들의 사랑과 학교 교육담당자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본다. 범죄학자 켈링은 “공공건물에서 깨진 유리창이 수리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무질서하다”고 인식하여 더 많은 유리창을 깬다는 ‘깨진 유리창이론’을 주장했는데 무관심과 배려가 없는 환경에서 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독버섯처럼 증가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웃과 청소년에게 관심을 가지고 학교교육과 대학교육이 성적보다는 인성과 도덕이 체화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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