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이 대통령-박근혜 단독회동 계기로 기대감 표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단독 오찬회동에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단독회동을 계기로 1987년 민주화 이후 당적을 유지한 채 임기를 마무리하는 첫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후보 간 단독회동은 지난 2002년 4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만난 이래 10년 만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권 투톱이 대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무릎을 맞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대통령과 여당 대통령 후보가 5년마다 협력ㆍ갈등의 사이클을 선보였다는 점에서도 이 대통령과 박 후보 간 이날 회동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직 대통령과 여당 후보의 관계는 1987년 전두환-노태우(협력), 1992년 노태우-김영삼(갈등), 1997년 김영삼-이회창(대립), 2002년 김대중-노무현(협력), 2007년 노무현-정동영(갈등) 등에서 보듯 일정한 궤적을 그렸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이유로 탈당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도 지난 2008년 18대 총선과 2010년 세종시 수정안, 지난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등을 둘러싸고 계파 간 대립ㆍ충돌을 빚은 바 있다.

게다가 올해 초 이 대통령의 측근·친인척 비리가 터지면서 새누리당 일각에서 한때 대통령 탈당설이 공공연하게 나온 것은 물론 현 정부와의 선 긋기 목소리도 나왔다.

따라서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이번 독대는 그동안의 불편한 관계를 상당 부분 희석하면서 당 화합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임기 말 국정과제의 원만한 마무리를 위해 여당과의 협력 필요성을 적극 거론해왔고, 박 후보 측에서도 "대통령 탈당과 같은 과거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는 이날 1시간40분간 △태풍피해 복구 △치안대책 △민생경제 등 민생현안 3대 과제에 초점을 맞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이 대통령은 당적을 유지한 채 임기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오늘 회동을 계기로 그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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