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화 시행 이후 개인교습․사적 연수 늘어 ''울상''
11월부터 시험강화 대비 수강생 전년대비 증가세

 

 

운전면허 간소화 시행 이후 울상 짓던 운전학원들이 모처럼 웃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10일 면허 간소화가 시행된 이후로 교육시간이 단축되고 비용이 절감돼 수강생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반면 수강생들이 모자란 교육시간을 보충하고자 개인교습에 의존하는 비중이 늘리면서 운전학원들은 경영난마저 호소했다.

청주시내 한 면허학원 관계자는 "최소한의 교육시간만 채우고 학원 밖에서 개인적인 교습을 받는 수강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간소화 시작 직후에는 등록자 수가 늘었지만, 지난해 겨울 이후 최근까지 예년 대비 30% 이상의 수강생이 줄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로주행 교육시간이 6시간으로 축소되며 불합격자가 증가한 반면 추가교육 신청자는 현저하게 떨어지는 추세다.

대학생 김모(여․21․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씨는 지난달 31일 청주의 한 전문운전학원에서 도로시험에 응시했다가 신호위반으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1주 전 면허취득 최소요건인 6시간 도로주행 연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날 실격한 김씨는 학원에 재수강을 신청하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김씨는 "이제 시험방식을 대략 파악했다"며 "집에 가서 부모님께 교육을 받아도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존 11개 항목에 700m를 주행해야 했던 기능시험은 간소화 이후 2개 항목에 50m 주행으로 바뀌며 합격률이 크게 늘어난 반면 도로주행은 간소화 이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청주면허시험장에 따르면 간소화 이전인 지난해 1월부터 6월 9일까지 청주지역 기능시험 합격률은 42.54%이었으나, 6월 10일부터 12월까지는 75.38%로 크게 늘었다. 반면 도로주행의 경우 2011년 들어 6월 9일까지는 64.97%의 합격률을 보였으나 간소화 이후 지난해 말까지는 58.68%로 감소했다. 올 들어 8월 16일 현재 기능시험 63.72%, 도로주행 60.54%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운전학원에 다시 수강생이 몰리며 모처럼 청주지역 면허학원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면허시험이 지나치게 쉽다는 지적에 따라 오는 11월부터 이를 강화하려는 정부지침이 발표됐기 때문. 강화 조치 이전 면허를 따려는 응시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면허학원 등은 보고 있다.

경찰청이 발표한 ''자동차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 전자채첨방법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오는 11월부터 응시자는 태블릿PC에 미리 등록된 4개 노선 중 무작위로 선정된 하나의 코스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 현재까지는 면허 시험장별로 2개 정도 노선만 운영되던 것과 달리 노선이 늘어나면 응시자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시험장별 예비노선까지 포함하면 모두 10개의 도로주행 코스가 생기는 셈이다.

또 속도위반과 급정지 등 감점사례가 차량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태블릿PC에 자동 입력되면서 일부 운전학원의 ''눈감아주기'' 합격도 사라질 것으로 보여 주행시험 합격률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면허시험장 관계자는 "도로주행시험의 경우 강화조치 이전 면허를 따려는 응시자들이 학원에 등록하는 비율이 늘면서 합격률도 지난해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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