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충북적십자 불편한 관계 시작
이시종 지사 성영용 회장 취임식 불참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이하 충북 한적) 회장 선출과 관련, 후폭풍이 거세다.

도에 따르면 충북 한적 명예회장인 이시종 지사가 4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성영용(65) 신임 회장 취임식에 참석치 않기로 하는 등 사실상 불편한 관계가 시작됐다.

이는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명예회장(도지사) 추천후보를 회장으로 인준하지 않은 적십자에 대해 도가 강력하게 불만을 표출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2013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4일 오후 4시 국회에서 열리는 국제 경기대회 지원특별위원회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성 회장 취임식에 불참키로 했다.

이 지사를 대신할 박경국 행정부지사도 취임식이 열리는 시간에 내년도 주요 업무계획 보고회를 잡아 놓았다.

또 충북 한적 상임위원인 김경용 행정국장 역시 내부 회의를 이유로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명예회장 등이 불참한 가운데 회장 취임식이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도가 이 지사 등이 다른 일정 때문에 취임식에 불참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회장 선출과정의 앙금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적십자사가 오랜 관행을 깨고 지사 추천 후보를 탈락시킨 것을 일부 정치권의 ‘이시종 지사 흔들기’ 때문으로 보고 적십자에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박 부지사는 지난달 29일 “적십자사가 도와의 약속을 어기고 회장을 일방적으로 인준했다”며 “이 과정에서 적십자사 중앙회에 정치적 외압이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 관계자는 “회장 선출 과정은 도가 적십자사로부터 두 번의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인데, 취임식에 참석할 마음이 있겠느냐”고 말해 충북 한적 회장 선출을 둘러싼 도의 분위기를 드러냈다.

성 회장은 지난달 31일 이 지사 집무실을 예방하려 했으나 태풍 피해 현장을 둘러봐야 하는 이 지사의 바쁜 일정 때문에 불발됐다.

성 회장은 회장선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털어내고 관계개선을 위해 3일 이 지사를 예방하고 초청장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지만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앞으로 도와 충북 한적의 불편한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자치단체의 협조가 없으면 적십자 회비 모금이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충북 한적 관계자는 “도와 대립각을 유지하는 모양새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취임식 후 신임 회장과 사무처장을 중심으로 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한적은 성 회장의 인준이 결정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30일 지사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처장을 돌연 교체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충북도와 한적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문책성 인사를 했다는 말과 도를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처장 교체카드를 빼들었다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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