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구위 저하로 4연패..김병현 제구력 아쉬움

  미국프로야구에서 큰 발자취를 남기고 한국에 돌아온 ''코리안 메이저리거 1세대'' 박찬호(39·한화)와 김병현(33·넥센)이 국내 타자들의 녹록지 않은 방망이 솜씨에 고전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남기고 고향팀 한화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든든한 선발로 활약했으나 최근 구위가 떨어져 대량 실점하는 일이 잦다.

5년 만에 1군 실전 무대에서 재기에 도전했던 김병현은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뒤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제구력을 회복하지 못해 기대를 밑돌고 있다.

박찬호는 2일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허용하는 등 안타 9개를 맞고 7점을 줘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달 7일 두산과의 경기 이후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5.6점을 실점하고 4연패를 당했다.

박찬호와 친분이 두터운 손혁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부진에 대해 "구위 저하"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박찬호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시즌 초반이었으면 범타에 그칠 타구가 지금은 안타가 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찬호는 14살이나 어린 류현진과 함께 올해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을 꿋꿋이 지켜왔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선발로 뛴 지난해에는 허벅지 근육통이 길어지면서 42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115⅓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켜 2006년 샌디에이고 시절 136⅔이닝을 던진 이래 6년 만에 세자릿수 이닝을 돌파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쌓은 노련미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박찬호는 타자를 능숙하게 요리하며 제 몫을 해내고 있지만 워낙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와도 인연이 멀어졌다.

급기야 8월에는 힘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박찬호는 올해 5승9패, 평균자책점 5.07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54승60패, 86세이브를 남기고 2007년을 끝으로 빅리그를 떠난 김병현은 미국프로야구 독립리그,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에서 부활을 도모하다 올해 넥센에 입단했다.

2군에서 기량을 연마하다 5월 1군에 올라온 그는 선발 투수로 뛰다 8월 중순 2군에 다녀온 뒤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8월19일 롯데와의 경기부터 한현희와 함께 셋업맨으로 낙점된 김병현은 8월22일 두산을 제물로 1이닝 동안 실점 없이 던져 첫 홀드를 올리기도 했다.

김병현은 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2-2로 맞선 6회 구원 등판해 삼성의 예봉을 꺾는 임무를 맡았으나 뜻하지 않은 볼넷으로 결국 결승점을 주고 패배를 안았다.

6회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두 타자를 간단히 처리하고 불을 끈 김병현은 7회 선두 김상수와의 대결에서 유리한 볼 카운트를 지키지 못하고 볼넷을 줘 역전의 빌미를 줬다.

김상수는 후속 배영섭의 3루 땅볼 때 넥센 내야진의 허술한 틈을 비집고 3루까지 내달렸고 박한이의 2루 땅볼 때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어 결승점을 올리면서 자책점은 김병현에게 돌아갔다.

 

13경기에서 2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6.35를 기록한 김병현은 45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28개, 몸 맞는 공 12개를 내줘 사4구 허용 비율이 높다.

투구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다고 자가진단을 내린 만큼 제구력을 회복해 안정감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내년 이후 김병현의 보직도 결정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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