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할퀴고 휩쓴 자리에 피해복구가 한창이다. 충청권 지자체는 피해조사와 함께 응급복구에 나섰다.
볼라벤은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51.8m를 기록해 우리나라를 찾은 태풍 가운데 역대 5위의 바람세기를 기록했다.
아직 피해상황이 모두 집계된 것은 아니지만 충청권은 농작물과 양식업 등이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덴빈’으로 인한 피해까지 있어 앞으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충남 지역은 이번 태풍으로 3419㏊의 농경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볼라벤’과 ‘덴빈’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전남(1만3753㏊), 제주(1만726㏊), 전북(4458㏊)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다.
사과 주산지인 예산은 1065㏊에서 낙과 피해를 봤고, 비닐하우스 작물 피해 면적도 195㏊에 달해 도내 비닐하우스 피해 면적 368㏊의 절반 이상을 넘었다.
부여·서천·태안에서는 어선 7척이 침몰하거나 부서지고 보령·홍성·태안의 가두리 양식장 378곳도 유실됐다.
충북도내에서도 822㏊의 농작물이 피해를 봤다. 그 중 낙과피해가 649㏊로 가장 크다.
특히 600년 풍상을 다 견뎌온 괴산 삼송리 왕소나무(천연기념물 290호)도 뿌리를 드러내고 누운 채 치료받는 신세가 됐고,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은 가지가 부러졌다. 재산피해 등은 만만치 않게 컸으나 인명피해가 당초 우려에 비해 적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피해신고가 접수되면 확실한 피해규모가 드러나겠지만 손해보험 업계는 태풍 루사 수준의 손실이 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손실이 적지 않은 상태다. 뒷수습을 빠르고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다. 추석 대목을 노리고 땀 흘려 가꾼 과일이 수확을 코앞에 두고 강풍에 떨어져 ‘날벼락’을 맞았다.
농작물 피해 보험을 들지 않은 농가는 보상받을 길이 없어 막막할 뿐이다. 농작물 피해 보험을 들었다 하더라도 과실은 80% 이상 낙과 피해가 발생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자칫 관심을 덜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범정부적 비상복구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태풍 피해복구 관계장관 회의에서 복구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예산을 신속하게 지원하도록 지시하고 관계 부처 장·차관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 피해상황을 점검해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낙과 피해를 입은 충남 예산과 충북 괴산을 방문해 “이번 태풍으로 피해가 많이 발생한 과수 농업인에 대해 별도의 수급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피해 조사를 최대한 신속히 완료해 보험금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피해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고 지원책도 마련되기를 바란다. 조사를 통해 특히 피해가 광범위하거나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특별 재난지역을 선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