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기 원 신성대 교수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기기의 발달에 따라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다보니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사용인구는 3000만명을 넘어섰고 LTE가입자도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가장 큰 변화는 전자게임기와 MP3플레이어와 같은 전자용품에서 나타났다. 스마트폰이 게임 및 음악감상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보니 매출이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스마트폰 게임, 캐릭터 인형 등 관련 완구제품은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신용카드결제가 가능한 스마트폰용 카드단말기도 등장하여 영세사업자들에게 커다란 변화를 주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이러한 생활변화와 함께 걱정스러운 변화도 있다. 개인생활의 지나친 노출과 음란물의 범람이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폰은 통신기능과 각종 기능이 부가된 컴퓨터로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요즘은 자기PR의 시대다. SNS의 발달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자기PR을 가능하게 만드는 장을 확장시켰다. 무엇인가를 통해 자기를 알리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 블로그, 페이스북, 카톡, 유튜브 등 디지털매체를 활용하여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이 자유로워지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장애가 없다보니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뿐만 아니라 폐해를 끼치는 정보도 넘쳐나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의 경우 스마트폰에 익숙하다보니 정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방문하여 호기심어린 내용들을 치기어린 마음에 거침없이 전파하다보니 문제도 발생하는 것 같다.

특히 성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제력을 잃고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어 성범죄로 연결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음란사이트를 개설해서 사회문제화 되거나 채팅을 통해서 만난 여학생들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경우가 이런 예이다.

디지털매체를 통해서 자기를 알리려는 성향도 지나치면 노출증으로 발전할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원래 노출증이란 생각지도 않은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성기를 노출시키는 행위를 중심으로 성적인 흥분을 강하게 일으키는 공상, 성적 충동, 성적 행동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성도착증의 하나라고 한다.

사실 자기PR과 노출증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남의 이목을 끌기 위해 부단히 자기를 들추어내는 행위(자기PR)도 지나치다보면 때론 이상한 길로 빠져서 물의를 일으키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자기PR은 인간이 지닌 자기노출성향을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한편 디지털 테크놀러지의 발달은 관음증을 촉발시키는 경향이 있다. 관음증 역시 성도착증의 하나로 나체 또는 성행위에 관련된 사람을 관찰하는 것과 이와 관련된 행동과 환상에 사로잡히는 질환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확산은 우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때론 감동적인 사연에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지만 때론 훔쳐보기(?)에 빠져들게도 한다. 특히 야동의 무차별적인 퍼나르기는 이러한 훔쳐보기에 집착하게 한다. 나이와 직업을 가리지 않고 전달되는 자극성있는 화면들이 사람들을 환각상태에 빠지게 하고 사회는 병들어가는 것이다. 좀 더 기발하고 흥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이러한 속성들은 결국 관음증과 같다고 할 수 있다.

SNS의 발달로 지금 우리는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각자는 소통을 원하며 여러 사람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고 또 여러 사람에게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또 다른 이야기에 목말라하고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부단히 다른 사람과 교감을 나누며 존재감을 느낀다.

존재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살맛나는 이야기, 공감이 가는 이야기, 조금 더 세상을 따듯하게 하는 이야기, 진정성이 담긴 이야기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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