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범 제천중 교장

어느 때보다 무더위가 심했던 여름방학을 마치고 학교마다 개학을 하니 참으로 학교가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이 웃음소리가 우리의 행복이다. 그리고 우리의 희망이다. 이러한 티없이 해맑은 우리아이들이 더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 임하여 미래의 글로벌시대에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이처럼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글로벌시대에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어른들이 우리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가 우리아이와의 공감어린 의사소통이다. 그런데 공감하는 의사소통이 생각보다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가장 먼저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해야하며 그 다음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고 마지막으로 어른의 생각을 말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 첫 번째인 아이와 의사소통에서 먼저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하는 데 이 경청이 하루아침에 생각같이 잘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아이가 말할 때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듣을때에도 마치 판소리에 추임새가 흥을 돋우는 것처럼 이 또한 추임새가 필요하다. 이것은 말하는 상대방의 관심이요, 존경의 표시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의 말을 경청하다가 중간에 자르지 않는 것이다. 물론 아이의 말을 듣다보면 시간이 무한정 흘러가 아이의 말을 어디까지 들어 주어야 할지 모를 때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끼워 들어선 안된다. 왜냐하면 어른들의 이런 개입은 아이에게 누군가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나누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주거나 반대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의 말은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을 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이와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말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아이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며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누구나 자신에게 공감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마련이다. 여기서 공감을 이야기 할 때 일례로 ‘아이가 선생님이 나만 미워해’ 라고 말했을 때 진정한 공감은 어떤 대답일까? ‘아닐거야. 선생님이 널얼마나 예뻐하시는지 네가 몰라서 그래’ 라고 타이르는 것, 그런가 하면 ‘네가 장난이 심하니까 그렇지’ 하고 선생님입장에서 아이를 혼내는 것, 끝으로 ‘어유, 그랬어?’하고 듣는 둥 마는 둥 장난으로 받아치는 것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이상적인 답변은 첫 번째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이것은 결코 공감의 표현이 아니다. ‘그랬니? 많이 속상했겠구나?’ 하고 아이에게 심리적인 위로의 말부터 먼저 건네야 한다. 그리고 난 후에 어른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전해야한다.

다음에는 어른이 원하는 것을 표현할 단계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른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아이가 기꺼이 움직일 수 있도록 긍정의 욕구를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요나 지시가 아닌 부탁이 되어야 한다. 이때에는 애매모호한 표현이나 추상적인 말을 줄이고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부탁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어른의 일상은 이렇게 고상하지만은 않다. 아이를 존중하고 경청하여 공감하고 그리고 말하는 이 약속을 지키려고 해도 잔소리나 야단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혼내는 말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최대한 짧게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극단적인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끝으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어른들이 이 방법들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과 입으로 실천하지 못하는데 있다. 일례로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키거나 실수를 했을 때 무의적으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누가 그랬어?’ ‘또 너니?’ ‘하루라도 사고를 안치면 심심하지?’ ‘내가 너 때문에 못살아 대체 왜 그러냐?’ 하며 불평어린 말로 아이를 질책하여 아이마음에 상처를 주곤한다. 다시금 생각해본다. 우리 아이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고 이제라도 자존감을 키우려면 어른들부터 자녀의 양육태도를 되돌아보고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른들의 양육태도가 아이의 자존감을 좌우한다. 우리 아이들의 자존감 신장, 이것이 우리아이를 밝게 만들어 준다. 이제부라도 우리아이들이 가정에서는 부모로부터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부터 이해받고 공감받는 아이로 성장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아이는 자신이 소중한 존재,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며 나아가 우리 아이들은 미래의 글로벌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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