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 순회경선…욕설 난무 ‘파행’
4선 이상 중진 의원…지도부 후퇴론 논의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경선룰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남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 진영간 몸싸움이 발생하고 욕설이 난무해 경선장이 파행으로 얼룩지는 등 경선룰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경선은 전날 부산경선까지 문재인 후보가 내리 9연승을 기록하면서 누적득표율이 과반에 근접한 49.10%까지 치솟으면서 심각한 내홍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일부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합동연설회가 시작되자마자 야유와 함께 ‘불공정 모바일 경선을 중단하라’고 고함을 외치고 욕설을 내뱉는 등 중앙당 선관위와 지도부에 대해 경선룰과 관련한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이해찬 대표가 후보자들의 정견발표에 앞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일부 당원들이 단상을 향해 물병을 비롯한 이물질을 던졌으며,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와 단상진입을 시도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진행요원들이 이들을 급하게 제지하고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면서 가까스로 연설회가 시작됐지만 선관위와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두관 후보는 “당내 패권세력은 담합과 불공정경선으로 당을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며 “투표를 다 마치고 이렇게 연설하는 것이 공정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후보는 “이번 대선은 ‘영남 대 영남’의 지역구도로는 결코 이길 수 없다”며 “2002년엔 노무현을 찍고, 2007년엔 이명박을 찍은 5년 전 잃어버린 600만표를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후보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할 당사자들이 반성은 고사하고 권력에 집착한 욕심 등 이런 오만한 태도가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고, 대통령 경선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문 후보를 겨냥했다.

문재인 후보는 “모바일 투표는 국민경선에 더 많은 국민들을 참여시키는 방법이다. 야권 대통합으로 우리당이 창당될 때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이라며 “국민경선에 참여하고 지켜주고 계시는 100만 국민을 생각하자, 지금부터라도 아름다운 경쟁으로 바꿔 나가자”고 강조했다.

민주당 4선 중진의원들은 10일 낮 여의도에서 대선 경선 이후 불거진 경선룰, 지도부 후퇴론 등 당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오찬 회동을 갖기로 해 당내 갈등 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당내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의 2선 후퇴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진들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관심사다.

이날 회동엔 4선 이상 의원 15명 중 박병석 국회부의장 주재로 김영환․신계륜․신기남․이낙연․이미경․이종걸 의원 등 10명 정도 참석하고, 이 대표와 경선 후보인 정세균 의원은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내 리더십과 소통 부재를 우려하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던 의원들도 11일 여의도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본격 행동에 나서기로 해 당내 갈등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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