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2017년 첫 대회 계획 ‘무술올림픽’ 추진
택견·해동검도·무에타이 등… 정부승인이 관건

 

 

 

충북도가 세계 전통 무예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무술올림픽’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조만간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무술올림픽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전문기관에 의뢰해 무술올림픽 사업의 타당성과 구체적인 실행계획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도는 지난 6월 1회 추경예산에 ‘무술올림픽 기본계획 연구용역’ 예산 1억원과 ‘세계 무예관계자 초청 국제세미나’ 개최비 5000만원을 세웠다.

도는 우리나라 전통무예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각국 전통무예인들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무술올림픽 개최를 기획했다. 개최시기는 2017년으로 잡고 있으며, 15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가 구상하는 무술올림픽 종목은 IOC 주관의 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지만 여러 나라에 퍼져 있는 전통 무예다. 우리나라의 택견, 해동검도와 합기도, 무에타이, 삼보 등이 대상이다.

우선 충북에서 첫 대회를 치른 뒤 이듬해부터 세계 각국을 돌며 매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소모성·전시성 행사 전락’ 논란과 함께 정부의 ‘국제행사 승인요건 강화’ 등으로 개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도의원은 “이미 충주시가 해마다 무술축제를 개최하고 있고, 무술의 도시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15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따로 들여 대형 이벤트를 하기 보다는 충주에 이 예산을 투자해 (충주를) 무술특화도시로 만드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세계마샬아츠쇼’와 같은 계파를 떠난 다양한 무술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개최되고 있어 중복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문화유산으로서의 축제형태의 경우 현재 매년 개최되고 있는 충주세계무술축제가 그 역할로서 충분하다는 점이며, 경기중심은 지금 IOC에서 개최하는 올림픽 종목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모호한 관계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내에서 내년부터 2016년까지 오송세계화장품·뷰티박람회 등 국제 규모의 엑스포나 박람회가 해마다 열리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무술올림픽 개최를 추진, 국제행사 남발이란 지적이 일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선심성 또는 치적용으로 국제행사를 여는 것을 막기 위해 승인요건을 강화한 것도 걸림돌이다. 전체사업비가 100억원 이상일 때만 타당성 조사를 받았으나 국제행사 관리 지침 개정을 통해 50억원 이상으로 변경했으며, 승인을 받은 뒤에는 사업 변경도 어려워진다.

현재 도가 추진 중인 엑스포 가운데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2014년),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2015년), 국제솔라엑스포(2016년),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2016년) 등이 국제행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17년 무술올림픽 개최를 추진, 모두 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종목별로 룰을 정해 실력을 겨루는 경기 형식으로 운영해 전통무예 시연 등을 중심으로 열리는 충주 무술축제와 차별화할 계획”며 “충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장기계획의 하나로 기획했다”고 말했다.<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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