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연규

 

우리 생이 삭망(朔望)에 오가는

달이 차고 기우는 사이라 해도

오늘 임진년 음 유월 초하루

장맛 끝에 해와 달과 별도 세상에 나서지 않고 함묵했구려.

산천은 장맛비로 이 땅의 거친 산하

속리산 속세를 떠나

당신의 고향  무릎을 적시던 달래강이나

정선 아리랑같이 서러운 아우라지 강물이거나

한철 소나기에 토해진 황톳빛 강물로 흐르며

한강이란 이름으로 어우러져 드디어 이 땅에

당신을 일으켜 세운

“한강 시인이여”

오늘은 황톳빛에 배부른 한강 언덕에

당신의 삶이 붉게 물들며 낙조에 기울어졌구려.

노래와, 술과, 삶이

당신에게서 맑은 영혼의 시로 태어나

한강같이 도도하게 흐르던

한강 시인이여!

이제 저무는 한강 어디로 나가 당신을 맞이해야 하는지요?

우리 모두는 당신의 시

- 바람 - 처럼

“나도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시집 ‘산이 나를 바라고보 있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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