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중심으로 리더십 세워 쇄신키로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지도부 책임론을 둘러싼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가파른 대치가 대선후보 중심의 전면적 쇄신에서 접점을 찾으면서 가까스로 정면충돌 위기를 모면했다.

민주당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소속의원 128명 중 1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어 경선 흥행 부진과 당내 소통 부재 등에 대한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비당권파의 소집 요구로 열린 이날 의총은 2시간 넘게 진행됐으며, 14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 지도부 리더십 부재를 따갑게 질타했다.

부산 출신 3선인 조경태 의원은 "날계란, 물병, 막말 등 경선 소란의 모든 책임은 지도부에 있다"며 "모두가 공감하고 박수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분열되고 대선에서도 불행한 결과가 올 수 있다"며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했다.

김영환 의원도 "안철수 현상은 민주당과 야당에 사형선고를 내렸는데 민주당만 이를 모르는 것 같다"며 "지도부가 사태를 절감하고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며 쇄신을 촉구했다.

황주홍 의원은 "인적쇄신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이 더 중요하다"며 "지도부는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둔 상황을 감안한 듯 본격적인 지도부 퇴진 요구로 이어지진 않았고, 대신 오는 16일 또는 23일 선출되는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리더십을 바로세우고 전면적인 당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유대운 의원은 "지금 지도부를 흔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며 "대선이 채 100일도 남지 않아 단합해도 모자랄 판이다.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혁신적 선대위를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주승용 의원도 "모바일투표 문제가 계속 드러난 게 당 분열의 원인이었으나 치열한 고민이 부족했다"면서 "그러나 어쨌든 대선후보 선출이 얼마 안 남았으니 후보가 확정되면 전권을 맡기자"고 제안했다.

앞서 이해찬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 분골쇄신해 정권교체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며 "선출된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선대위를 잘 구성, 신속하게 당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의총 브리핑에서 "당내 민주화나 당내 소통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서 앞으로 의총을 정례화하고 쇄신 방안에 대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의 소통부족, 대선에 대한 낙관론, 국민시각을 의식하지 않는 리더십에 대해 많은 주의를 요구하는 말씀들이 있었다"며 "파벌없는 선대위로 기필코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희망있는 의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학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패거리 정치, 밀실담합 정치로 민주당 경선을 2부리그로 전락시켰다"라며 "쇄신이면 인적 쇄신인데, 이해찬 용도폐기입니까"라고 목청을 높여, 사실상 이해찬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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