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명 조사중…"카지노서 거액 잃고 계획적 범행"

 

 

 

 

40대 한국인 재력가가 필리핀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모(41)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필리핀 현지에서 체포된 김모(34)씨 등 한국인 3명을 넘겨받아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김씨 등은 지난 8월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정씨를 차량으로 납치한 뒤 2∼3시간 정도 떨어진 앙겔레스 시로 이동해 정씨를 살해하고서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씨의 입을 수건으로 막고 목을 졸라 질식사시키고 나서 앙겔레스 시내의 한인 밀집 지역 내 한 다세대주택 뒷마당에 시신을 시멘트와 함께 묻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범행 사실을 숨기려고 그날 오후 시신 유기 장소인 주택을 1년간 임대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필리핀 현지 카지노에서 수억원을 잃자 재력가로 알려진 정씨의 현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은 휴대전화 추적 끝에 피의자 한 명을 검거해 범행 사실을 일체 자백받고서 지난 8일 정씨의 시신을 발견했고 다른 피의자 2명도 붙잡았다.

나머지 피의자 A씨는 살해에 가담하고 나서 정씨의 마닐라 자택에서 현금 수천만원을 훔친 다음 해외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국내 증권가에서 선물옵션 등에 투자하던 사업가로, 수시로 필리핀을 드나들 수 있는 은퇴 비자를 소유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숨지기 열흘 전인 지난 8월13일 카지노 사업차 필리핀으로 출국했고, 가족은 정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열흘 뒤인 그 달 23일 필리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피의자들과 정씨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필리핀 마닐라의 호텔 카지노에서 주로 어울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정씨와 원한관계에 있지는 않았는지 등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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