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대장암은 8.8%→14.2%, 같은 식생활습관이 원인

 가족 내 암환자가 2명 이상인 비율이 10년 전보다 2배로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는 가족들의 공통된 식생활습관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세브란스병원 연세암센터는 2001년 등록된 암환자 5476명과 2011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등록된 암환자 1만1734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가족 중 본인 외에 1명 이상의 암환자가 있는 경우는 2001년 전체 환자 중 14.3%(781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26.8%(3149명)에 달했다.

인원수로는 약 4배, 전체 암환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로는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가족 중 1명의 암환자가 있을 때 가족 내 다른 암 발생양상은 2001년 유방암, 위암, 간암, 난소암·자궁경부암의 순으로 많았지만 2011~2012년에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비뇨기암의 순으로 순서가 바뀌었다.

최근 들어 서구형 암으로 불리는 갑성선암과 대장암, 비뇨기암 환자가 많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장암의 경우 남편이나 아내 중 1명이 대장암에 걸렸을 때 배우자도 대장암 진단을 받는 비율이 2001년 8.8%에서 2011~2012년 14.2%로 크게 증가했다.

정현철 연세암센터 원장은 "서구화된 식생활 등 가족의 생활 습관이 암 발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며 "생활습관과 관련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대장암, 유방암, 비뇨기암이 가족 내에서 늘어난 게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간암과 유방암도 가족력이 강했는데 그 양상은 조금 달랐다.

가족 중 간암 환자가 있으면 다른 가족도 역시 간암 진단을 받는 가족이 많았지만 유방암의 경우는 가족 중 위암, 유방암, 간암 등의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정 원장은 "가족끼리는 유전적 요인 외에도 생활습관이 비슷하기 때문에 가족 중 암환자가 있다면 특별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2001년 암 진단을 받은 암환자의 10년 생존율은 46.6%로, 암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10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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