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분담…청주․청원의회 ‘제동’ 불가피
충청권 의회 잇따라 동결…행정력․예산 절감

충북도의회가 내년도 의정비를 동결했다.

도의회는 12일 충남 보령시의 한 콘도에서 의원 연찬회를 갖고 의정비 인상여부에 관한 찬반 의견을 들어 동결키로 결정했다.

도의회는 최근 5년간 의정비가 인상되지 않았던 점과 의정비만 받아 생활하는 ‘전업의원’이 많아 의정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인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충남도의회와 충남․북 기초의회들이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연이은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고통분담 차원에서 잇따라 동결을 결정한데다 도의회 내부에서도 반대에 부딪혀 현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김광수 의장은 “의정비 인상은 의정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2009년 이후 동결된 점을 고려해 당위성은 충분하지만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취업난, 물가상승, 태풍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내년 의정비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의회 한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인상을 주장키도 했으나 열악한 지방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 동결키로 결론졌다”며 “의정비 인상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 등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김양희 의원은 앞서 지난 11일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연이은 태풍으로 도민 고통이 심해져 삭감도 불사해야하는 상황에서 의정비를 인상하려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재정자립도도 27.6% 불과해 인상 명분이 없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도의회는 지난해 의정비심의위원회와 주민의견수렴 등을 거쳐 의정비를 4968만에서 5088만원으로 2.4%(120만원) 올리기로 결정했으나 반대 여론에 부닥쳐 인상을 포기했었다.

‘맏형’격인 도의회가 의정비를 동결키로 함에 따라 인상을 추진 중인 청주시의회와 청원군의회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314회 임시회 마지막 회기일 이었던 지난달 24일 의정비를 올리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청원군의회는 지난 7일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인상․동결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내년도 의정비 결정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

일부 의원들은 3년 동안 동결시켰기 때문에 이번에 인상시켜도 문제가 되질 않는다며 ‘인상론’을 제시했고, 다른 일부는 경기침체에 따른 고통분담과 서민들의 시선도 고려해 인상시키지 말자는 ‘동결론’을 주장했다.

반면 충청권 다른 기초의회들은 의정비 동결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대전 중구의회와 충남 천안․아산․금산․청양․서천․계룡․태안․예산 등 8개 시․군의회, 충북 충주․제천․보은․옥천 시․군의회 등이 잇따라 동결을 결정했다. 이들 의회는 3~5년째 동결이다.

특히 계룡시의회는 올해 다녀올 예정이었던 해외연수도 전격 취소하고 관련 예산(1170만원)을 모두 반납했다.

이들 의회의 의정비 동결로 의정비심의위원회 구성과 여론수렴 등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행정력 낭비 등 이에 따른 예산도 500만~1000만원을 절감하게 됐다.

아직까지 내년도 의정비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다른 시․군 의회들도 일단 눈치 보기를 하고 있으나 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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